지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822가구의 귀농·귀촌 인들이 ‘제2의 삶의 터전’으로 함양을 선택했다. 수많은 귀농 귀촌 인들이 찾은 만큼의 성공 스토리와 실패담이 다양하게 이야기되고 있다. 함양지역에서 비교적 성공적인 정착을 통해 지역사회 일원으로 생활하고 있는 이들을 만나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엮어 나가려 한다. 여기에 소개되는 이들과 같은 귀농의 절차를 밟아 가라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 소개하는 이들은 대부분의 귀농 귀촌한 이들이 겪었을 법한 다양한 어려움을 겪었으며 이를 슬기롭게 극복했거나, 지금 현재도 어렵지만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귀농의 어려움, 주변 갈등 등 직면하는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쉽게 풀어나갈 수 있도록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1. 함양에 살으리랏다! 귀농천국 함양군2. 이래야 성공한다! 성공한 귀농 이야기13. 이래야 성공한다! 성공한 귀농 이야기24. 귀농인의 천국 전북 고창군5. 대한민국 귀농밸리 하동군 “좋은 품질, 소비자 신뢰를 쌓아가는 첫 걸음” 김철수 함양오디마루농원 대표 “귀농인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진정을 다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모든 것에 혼이 담겨야 소비자들도 신뢰할 수 있습니다” 병곡면 월암리 멀리 지리산 천왕봉이 바라다 보이는 산중턱에 자리 잡은 함양오디마루농원 김철수 대표. 2008년 귀농한 이후 그에게 지난 6년간은 깨끗한 먹거리인 ‘오디’를 생산하고, 그것을 사가는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얻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직장생활에 은퇴 후 자영업까지 하면서 그는 귀농을 꿈꿨다. “사업은 잘 되었지만 너무 바빴습니다. 조금의 여유도 없이 일하는 것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사업을 하면서 2년 동안 경남지역 대부분의 시군을 돌았다. 귀농 작물로 뽕나무를 선택한 상황이니 그에게는 청정 환경이 필요했다. “오디는 씻으면 물이 빠지고 먹지를 못합니다. 씻지 않고 바로 먹기 위해서는 청정지역이 필요하지요” 뽕나무 생육에 적합한 토질과 기후를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적지라 접근하면 지가가 높아 엄두를 내지 못할 때도 있었다. 그렇게 많은 지역을 두루 둘러보다 현재의 함양에 터를 잡을 수 있었다 “지가도 적당하고, 지역이 청정한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물론 교통도 너무 좋구요. 집에서 바라보면 멀리 지리산 천왕봉까지 보입니다.” 많은 작물들 중 그는 왜 뽕나무를 선택했을까. “뽕나무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잎부터 시작해 열매, 줄기, 뿌리까지 모든 것이 다 사용할 수 있습니다” 뽕잎은 뽕잎가루나 환, 그리고 누에의 먹이로 사용된다. 열매인 오디는 생(生)이나 즙을 내어 판매한다. 줄기나 뿌리는 약재로 사용될 수 있지만 현재는 잘게 부수어 밑거름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는 현재 잘 포장된 생 오디 판매는 물론, 100% 오디원액, 뽕잎가루, 뽕잎환 등 다양한 가공식품을 판매한다. 모두가 무농약으로 생산되어 믿고 먹을 수 있다. 오디원액은 아무런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아 조금은 싱거운 맛이 난다. “당뇨가 있으신 분들에게는 당이 첨가된 것은 좋지 않습니다. 저희는 순수하게 100% 즙만을 짜내어 판매합니다. 손님들에게도 ‘조금은 맛이 없을 수도 있다’고 말을 해 주고 있습니다.” 부부는 무농약으로 재배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누애’를 직접 키우기도 한다. 그만큼 품질에는 자신이 있다. 창녕이 고향인 두 부부는 어려서 농사일을 지켜보기만 했을 뿐 직접 해본적은 없었다. 당연히 반대도 부딪혔다. 시골 출신 부부가 농사일이 얼마나 힘든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김 대표는 귀농 이후의 계획에서부터 청사진에 이러기까지 다양한 설명을 하면서 이해를 구해 농사꾼이 될 수 있었다. 그는 곶감도 하고 양파, 감자 등 다양한 작물을 재배한다.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뽕나무지만 여러 가지 곁들여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농사는 꾸준하게 노력하고 도전해야 합니다.” 뽕나무에서의 오디 수확은 5월말부터 시작해 6월 중순이면 끝이 난다. 이후에는 가지치기나 나무 솎아내기 등 정리를 하는 시기이다. 요즘에는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잡풀을 제거하는 일에 매달린다. 농촌에서 쉴 수 없어 곶감도 하고, 양파나 감자, 콩 등을 재배한다. 특히 무농약으로 오디를 재배하니 손도 많이 갈 수 밖에 없다. 젊은 시절 농사를 제대로 접해보지 않아 힘들 때도 있다. “농사가 힘들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하다보면 힘들어도 하게 됩니다.” 힘든 농사일이지만 그는 무농약만을 고집한다. “제가 생산한 제품을 먹을 수 있도록 권할 수 있어야 합니다. 건강에 조금이라도 해가 될 수 있다면 만들지 말아야 합니다” 그의 친환경 무농약 고집은 아무도 꺾을 수가 없다.  지난 5년간 오디를 생산해 판매하면서 그에게는 소중한 고객들이 600여명이 넘어섰다.“귀농 10년쯤 되면 고객을 1000명 정도 확보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지금은 계속해서 신뢰가 쌓이도록 노력하고 고생하는 시기입니다.” 김 대표의 고객관리 노하우는 철저한 품질관리에 있다. 조금이라도 흠이 있거나 색이 좋지 않은 오디는 출하하지 않는다. 오디를 따면서부터 시작되는 관리는 선별과 포장, 배송까지 이어진다. 오디를 판매하기 위해 시장 곳곳을 다니며 1kg 용기를 찾아 헤맸다. 거기에 맞는 박스와 이이스팩도 찾아 배달할 수 있게 됐다. 이처럼 세심한 손길에 소비자들도 만족을 표시했다. 이후 입소문을 타고 조금은 수월하게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어떤 농산물이던 심기 이전에 판로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합니다.” 이제 어느 정도 판로는 확보되었지만 꾸준하게 연구하고 노력하는 김철수 대표. 그의 가장 큰 욕심은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고객들에게 최선의 생산물을 공급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자신을 속이지 않고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얻어야 합니다.”라고 충고했다. “사람이 재산,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야” 손영현 운림농원 대표 “철저한 준비, 그리고 다양한 교류만이 성공적인 귀농 정착할 수 있는 비결입니다” 지난 2006년 귀농한 손영현 운림농원 대표의 충고다. 7월17일 종합사회복지관에서 농업정보화교육의 강사를 맡아 농업인들에게 블로그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손영현 대표를 만날 수 있었다. 손 대표의 고향은 부산이지만 어머니 고향이 지금 그가 터를 잡은 백전면 오매실마을이었다.  그는 감잎차를 비롯해 당귀나 오미자 등을 가공해 판매하고 있으며 벼를 비롯해 다양한 작물들도 함께 재배한다. 500만원으로 귀농을 시작한 그는 감잎차를 생산해 판매하며 첫해는 300만원, 다음해에 1700만원, 4000만 원 등 최근에는 매출이 많이 향상되고 있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이다. 특히 그가 귀농 전부터 관계를 맺었던 ‘생협’을 통한 판매망은 오랜 기간 신뢰가 쌓이면서 더욱 많은 작물에 대한 판매가 진행되고 있다. 그는 농사꾼은 아니었다. 대학을 다니면서 농촌과 연을 맺기 시작해 경상대학교 재학 시 농업정보 119서비스를 통해 농촌지역 정보화 교육 담당으로 다양한 지역을 다니며 농촌의 현실을 생각할 수 있었다. 이후 안전행정부 정보화마을에서 전자상거래 관련 업무를 하며 전국의 특산품 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이후 2006년 5월 귀농을 결심하고 현재의 자리에 터를 잡았다. 그는 귀농해 터전을 일굴 곳을 둘러보기도 하고, 머릿속에 다양한 귀농 구상을 하며 1년의 시간을 보냈다. 1년간의 철저한 계획 하에 귀농을 실행한 것이다. 그의 주업은 그래도 감잎차다. 감잎차가 조금은 생소할 수도 있지만, 녹차를 예로 생각해 보면 쉽다. 우전, 세작, 중작, 대작 등 따는 시기에 따라 구분되는 녹차와 비교할 때 감잎차는 우전차와 비슷하게 어린 새순을 이용해 차를 만든다. “어린 새순을 따고 나무를 자르다보니 가끔씩은 나무에게 미안할 때도 있습니다.” 잎이 막 올라오기 시작하는 4월이 손 대표에게는 가장 바쁜 시기다. 그가 감잎차를 귀농 작물로 선택한 것은 첫 번째로 ‘가볍다’는 것이다. 중량이 많이 나가지 않고 비교적 쉽게 재료를 구할 수 있어 선택할 수 있었다. 아울러 고령화에 주목했다. 시간이 갈수록 실버세대는 증가할 것으로, 이에 따른 성인병 중 고혈압에 대한 예방을 위해 탁월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감잎차 또한 향후 좋은 전망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호두열매의 껍질을 이용해 염료를 개발하기도 했다. 그냥 버려지는 부산물로 취급되던 호두 청피를 이용해 천연염색의 염료를 개발이다. “처음에는 호두를 생산한 후 버려지는 청피가 너무 아깝더라고요. 그래서 다양한 전문가들에게 자문도 구하고 연구를 시작하다보니 염료를 개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말은 쉽지만 염료를 개발하기에 2년여가 걸렸다. 그동안 청두를 끓여 염료를 만드는 방법은 있었지만 손 대표와 같이 발효시켜 추출하는 방식은 없었다. 손 대표의 호두 부산물 청피로 염료화 기술은 ‘농업인 기술 개발 사업’으로 선정돼 농촌진흥청 기술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받기도 했으며 현재 특허출원 중에 있다. 그는 농사일은 물론이고 연구를 필요로 하는 일이 있으면 언제나 전문가들을 찾는다. 그가 할 수 없는 일에 매달리지 않고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찾아 조언을 구하고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다. “귀농인들에게 있어서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폭넓게 포진해 있는데 이를 활용해야 합니다.” 그는 다양한 교육을 받으며 농사일과 관련한 많은 자격증을 취득했다. 가장 먼저 취득한 것은 유기농기능사로 지난 2004년 귀농 전 계획을 세워 따낸 것이다. 이후 농기계정비기능사 2급, 정통장류제조2급, 장아찌제조 2급 등 농사일에 생소한 자격증은 물론 향후 그가 도전해 보고 싶은 것도 함께 딸 수 있었다. “함양에는 농업대학과 농기계교육, 농업인교육 등 다양하게 보고 배울 수 있는 교육들이 있습니다. 농업기술센터와 자주 교류를 하고, 발로 뛴 만큼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는 농기계정비기능사를 취득한 후 웬만한 문제가 아니고서는 직접 농기계를 수리하고 있다. “앞으로 식품의 위생이 더욱 강조될 것입니다” 그는 최근 위생시설이 강화된 식품가공시설을 만들고 있다. 이를 통해 보다 안전하고 질 좋은 가공식품을 생산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그는 귀농 이후 조금은 허황되지만 3가지 꿈을 가지고 있다. ‘농업용 소프트웨어 개발’, ‘호두를 이용한 천연 염색’, ‘무선 콤바인’. 하나의 꿈은 실현됐으며, 조금씩 시간이 흐르며 나머지 꿈도 실현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저는 ‘성공하려고 노력하는 귀농인’으로 불렸으면 합니다. 자만하지 않고, 방심하지 말고 열심히 꿈을 쫓아 나아가겠습니다.” 철저한 계획과 발로 뛰는 부지런함. 아직은 실현되지 않은 꿈이지만 성공한 그의 모습이 눈에 그려진다. 글 강대용·사진 김용만이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비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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