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사회 발전을 위해 일 할 일꾼들을 뽑는 6·4 지방선거가 지역민들의 지대한 관심과 참여 속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전쟁이든, 경쟁이든 다툼에는 반드시 승패가 갈리는 법이고 따라서 기쁨의 눈물을 섞어 축배를 드는 이들과 비통의 눈물을 담아 고배를 마시는 이들로 나뉘게 된다. 인구 4만여 명의 고을에서 축하해주는 일과 위로해주는 일을 동시에 해야 하는 군민들의 마음속에서도 만감이 교차하고 희비가 갈리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쨌든 승패를 떠나 다 같이 물심양면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을 모든 후보자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겠다. 지역의 일꾼을 자원한 모든 후보들은 각각 설정한 목표는 다를지라도 지역사회 발전에 헌신하겠다는 목적은 같은 것이므로 군민들의 판단과 선택을 겸허히 받아들여 선거에 임했던 열정 이상으로 선택받은 일꾼들의 직무를 거들어 지역사회 발전에 다 같이 노력하는 ‘유종(有終)의 미(美)’를 보여줄 필요가 있겠다. 역사를 거슬러 살펴볼 때 과거 일부 덜 성숙된 정치인들 중에는 염불에는 별무관심이요, 오로지 잿밥에만 마음을 두어 “자기가 아니면 절대로 안 된다”는 다수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려운 이상한 논리와 주장을 펴다가 급기야 사정이 급박해지면 온갖 편법과 불법까지 동원해 권력을 거머쥐려는 무리수를 두어 스스로 화를 자초해 몰락하고 마는 추태를 연출한 이들이 적지 않았다. 나랏돈으로 선심 팍팍 쓰겠다는 헛된 공약, 실현 불가능한 공약을 남발하고 돈으로 표를 사려는 금권 선거 시도로 지역민들을 ‘돈에 환장한 한심한 사람들’로 전락시키는가 하면 허위사실을 무차별 유포시켜 상대 후보 흠집 내거나 주저앉혀서라도 일단 당선되고 보자는, 매우 위험한 저돌형 후보들이 아직도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은 한국정치문화의 미성숙을 세계인들에게 여실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까운 일이라 하겠다. 이런 선거 비리를 막고 혼탁한 선거 문화를 바로잡기 위해 선거법을 매우 까다롭게 바꾸어 엄격한 잣대로 재단하고 지나치다싶을 정도로 가혹하게 처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거가 끝나면 고소고발이 줄을 잇고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가릴 것 없이 줄줄이 소환되어 본인은 교도소를 가는 불행으로 대가를 치르고 그들의 불법 비리를 몰랐거나 알고도 묵인한 채 그들을 선택한 사람들의 광역 또는 기초단체는 엄청난 비용을 들여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는 대가를 받게 된다. 과거를 거울삼아 오늘을 살고 내일을 준비하지 않는 이들은 앞선 시대의 역사가 보여주고 말해주는 교훈을 등한히 여긴 대가로 그들과 똑같은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그들이 겪은 불행과 고통을 그대로 답습하며 겪게 되는 바람직스럽지 못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열심히 자신의 소신을 피력하고 능력을 보여주어 판단과 선택의 계기를 제공하는 것은 후보자들의 할 일이지만 최종 선택은 그 지방과 지역 백성들의 판단에 맡길 일이고 백성들의 판단을 곧 하늘의 뜻으로 받아들여 이후 더욱 열심히 노력해 뒷날의 선택을 기대할 수도 있고 인생의 또 다른 길을 스스로 찾아서 갈 수도 있을 것이다. 선진국 정치인들이 보여주는 페어플레이 정신과 패배에 대한 깔끔한 승복을 거부하고 크나 큰 자괴감과 상실감을, 상대에 대한 분노로 재무장하여 온갖 문제를 제기하고 이전투구(泥田鬪狗)를 연상케 하는 또 다른 분쟁을 유발하는 행위는, 지역민들과 당선인은 물론이요, 문제를 제기한 당사자를 위시해 그 누구에게도 득(得)될 일이 없다는 교훈을, 이미 수차례의 경험을 통해 다 같이 공감하고 있는 바라 하겠다.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헌신적 노력을 기울인다는 것은 정말 의미 있는 일이고 보람된 일임에 틀림없지만, 그리고 그 좋은 일을, 내 자신이 지역민들에 의해 선택되어 뜻을 같이 하는 이들과 호흡을 맞추어 해나갈 수 있다면 더욱 좋겠지만 지역민의 선택을 받은 다른 사람이 하게 된다면 기꺼이 그를 거들고 도와서 같은 목적을 이루는데 동참하는 것이 군자다운 일이요, 대인다운 처신이라 할 것이다. 제발 이번 선거만큼은 그 어떤 잡음이나 후유증도 남김없이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깨끗한 선거였고 다 같이 결과에 두말없이 승복하고 한 마음 한 뜻으로 대동단결하여 226개 기초자치단체중 가장 눈부신 성장 발전을 이루어 ‘새로운 함양 신화(神話) 창조’의 효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소소한 시시비비를 가리거나 옳고 그름을 논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겠지만 함양이라는 공동체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인심을 극명하게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사적(私的)인 감정을 초월해 공적(公的)인 공공의 이익을 위한 대승적(大乘的) 차원의 화합과 동참이 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다 같이 깊이 새겨야 할 것 같다. 새로 선출된 지역 일꾼들을 중심으로 함양군민 전체가 중지(衆智)를 모으고 역량(力量)을 결집하여 어둡고 침울했던 우리지역 분위기를 쇄신해 더욱 밝은 미래, 희망찬 미래를 건설해나갈 수 있기를 모든 군민들과 함께 간절히 염원하는 바이다. <본지 회장, 광주대학교 대체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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