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대 함양군의회가 개원한 지난 2010년. 군의회에는 꽃으로 비유될법한 여성 의원이 입성했다. ‘함양군의 발전과 여성·사회복지를 위해 열심히 일하겠습니다’라는 당찬 포부와 함께 시작된 안남연 의원의 의정활동은 때로는 온화한 백합처럼 군의회에 꽃바람을 일으키기도 하고. 때로는 장미꽃의 가시가 되어 행정부를 질타하며 군 발전에 혼신을 쏟았다. 4년 임기 중 이제 2개월여 임기를 남겨놓은 안남연 의원. 안 의원은 최근 6.4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며 그녀 팬들을 아쉬움 속에 빠지게 했다. 안 의원은 “그동안 너무 많은 사랑을 반은 것 같아 마냥 감사할 따름입니다.”라며 군민의 아쉬움을 뒤로했다. 군정활동을 시작하면서 안의원은 참 많은 일을 하고 싶었다. 지역구 의원들은 지역구만 챙기면 되었지만 비례대표로. 또한 여성의원으로서 11개 읍면 모두와 함께 군 여성들까지 돌봐야 했던 안남연 의원. 안 의원은 당선 이후 ‘어떻게 하면 우리군이 발전할 수 있을까’라고 자문하며 그동안 찾기 어려웠던 11개 읍면 구석구석을 돌았다. 보건지소를 찾는 이들의 병환을 물으며 아픔을 함께하고. 노모당을 찾아 어머니들과 손을 맞잡고 딸처럼 자매처럼 다정하게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안 의원은 “함양에 오래 살다보니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 분들의 은혜에 보답해야 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이처럼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친 그녀지만 정치 입문은 너무나도 우연하게 다가왔다. 지난 6.2 지방선거 당시 정치활동 의사가 전혀 없던 그녀에게 갑작스럽게 날아온 비례대표 제의. 그녀가 새누리당에 입당한지 6개월여 만이었으니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안 의원은 “당시만 하더라도 정치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특히 남편이 오랫동안 선관위 위원으로 일을 해오면서 정치하는 것을 상당히 반대했습니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집안의 반대와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으로 인해 선뜻 수락할 수 없었지만 오랜 기간 지역의 많은 봉사단체에서의 봉사활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입지와 수많은 팬들로 성원 속에 이뤄진 군의회 입성. 안남연 의원은 “모든 군민들의 격려와 성원 속에서 항상 긍지를 가지고 하루하루를 점검해 가면서 어디를 가도 반갑게 맞아 주시는 군민들의 모습 속에서 정을 느끼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날들의 연속이었습니다.”라며 힘들었지만 보람찼던 군의회 활동을 회상했다. 유일한 여성의원으로서 여성복지와 사회복지 분야에서는 안남연 의원만큼 다양한 복지 정책에 관여한 이도 없다. 그러나 여성대통령이 나오고.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정작 함양군의 여성에 대한 인사에는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6대 의회가 들어선 이후 안 의원이 처음으로 질의한 것도 여성 직원들의 인사에 관한 것이었다. 안 의원은 “여성 직원들도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으며 현재 맡은바 직무에서 최선을 다해 군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보다 많은 기회가 주어져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셨으면 합니다.”라며 여성 공무원의 권익을 대변했다. 안남연 의원은 9명 의원들의 완충역할을 하는 등 부드러운 여성상을 십분 발휘하기도 했다. 9명의 군의원들이 서로 상충하거나 행정과의 불협화음 속에서도 남성 의원들이 챙기지 못하는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 쓰며 역할을 다했다. 안 의원은 “의회가 행정의 견제기관이지만 서로 상부상조함으로써 군의 발전을 이끌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라며 그녀가 느낀 의정활동을 설명했다. “여성들이 할 일이 참 많이 있는 것 같아요. 4년 만에 많은 일들을 하려는 것은 무리(한계)가 있었습니다.”라며 임기 4년 동안 많은 일을 하지 못한 아쉬움을 표현하는 안 의원은 “여성의원이 한명 더 있었으면 합니다. 생각을 두 명이 하게 되면 혼자보다는 보다 폭넓고 깊은 사고와 함께 서로 상의하면서 일을 진행하면 여성·복지 분야가 더욱 좋아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안남연 의원이 선거 불출마 선언을 한 이후 수많은 이들이 그녀를 찾아 출마를 종용했다. 그녀를 아끼는 어떤 이는 ‘가만히 있어라. 우리가 선거운동 다 할 테니’라며 출마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그러나 그녀는 요지부동으로 “이제는 내 자리인 여성단체 활동을 하면서 군을 위해 봉사해야 하지 않겠어요. 집에 있어도 쉴 틈은 없을 것 같아요”라며 봉사활동에 매진할 뜻을 비췄다. 안 의원은 끝으로 “막상 그만두려 하니까 아쉬움은 남지만. 떠난다고 몸만 떠나지 마음이 떠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군을 위해서 무엇이던 열심히 해 나가겠습니다.”라며 “남은임기 알차게 잘 마무리 하고 4만2000여명의 51%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 여성들의 권익향상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봉사하는 자세로 정겨운 이웃들과 서로 의지하며 함양을 위해서 생활해 나가겠습니다.”라며 마무리했다.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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