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상림 역사인물공원 내에 있는 조선말 탐관오리의 대명사인 조병갑의 선정비를 철거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게 일고 있다. 함양지역 노동자연대. 함양군농민회. 함양시민연대. (사)동학농민혁명계승사업회 등은 3일 오전 상림 역사인물공원에서 ‘함양 상림역사공원 내 탐관오리 조병갑 선정비 철거를 위한 함양지역 공동대책위원회’ 출범 및 서명운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공동대책위는 “역사인물공원은 선대의 정신과 얼을 기리고 후대에 널리 알려 공경하고 배우고 따르기 위함인데. 갑오농민혁명의 원인 제공자인 탐관오리 조병갑의 선정비가 세워져 있어 군민들과 방문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조병갑에 대해 1893년 고부 군수로 부임해 악행과 학정으로 굶주린 주민들을 쥐어짰으며. 이는 곧 갑오년 동학농민혁명의 시발점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불효를 포함한 죄명을 만들어 보석금을 내게 하고. 대동미를 쌀 대신에 돈으로 거두고 저질의 쌀을 사서 중앙에 상납하고 차액은 횡령. 착복함은 물론. 저수지 만석보를 증축할 때 임금을 주지 않고 수세를 강압적으로 징수하고 착복하는 등 가렴주구와 학정이 도를 넘어 가히 탐관오리의 최고봉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는 인물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들은 “부관참시하여 준엄하게 심판을 받아야 할 탐관오리 조병갑이 오히려 함양에서는 선정을 베풀어 존경받는 인물로 둔갑하여 후대에 알려지고 있다”라며 “선비의 고장 후손과 후학들로서 면목이 없음은 물론 미래의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배우고 익히라 할 것인지 스스로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공동대책위는 “함양군민들과 함께 탐관오리 조병갑의 악행과 죄목을 낱낱이 알려내고. 재평가해 상림공원의 역사를 바로세우고. 구겨진 함양군민들의 자존심을 바로세우기 위해 탐관오리 조병갑 선정비 철거를 위한 공동대책위를 결성하고 서명운동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함양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의 선정비 철거 요구에 대해 함양군 정대훈 문화관광과장은 “조병갑이 어떤 역사적 행위를 했던 이것 또한 하나의 역사”라며 “철거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에 철거 건의서가 접수되면 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함양 상림 내에 있는 역사인물공원은 지난 2000년 조성됐으며 내부에는 최치원과 정여창. 박지원 등 학식과 덕망으로 추앙받는 함양을 빛낸 위인들의 흉상을 비롯한 역대 군수와 관찰사들의 공덕비가 서 있는 살아있는 역사 교육장이다. 그동안 함양지역에서는 조병갑 선정비 철거 논란이 수차례 진행되어 왔으나. 여론 등에 밀려 철거를 하지 못하고 있다.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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