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드러운 것. 냄새나는 것. 씀씀이가 없어진 것. 가까이 하기 싫은 것. 줄여야 할 것 등 대부분이 부정적인 이미지로만 생각나는 쓰레기. 함양군에서는 매일 20여톤의 생활쓰레기가 배출된다. 사람들 사이에 쓰임새를 다해 버려지는 쓰레기들이 모여 가는 곳이 바로 함양군 폐기물 종합 처리시설이다. 지난 3월18일 한창 가동 중인 이곳을 찾았다. 함양읍 이은리에 자리 잡은 처리시설은 폐기물 소각시설. 재활용 선별시설. 매립시설 등 대형 건물 3개로 나눠져 있었다. 소각시설로 향하는 길. 3층 관리실로 향하는 길은 대형 기계들로 인해 1개 층이 일반 건물의 2개층과 비슷한 규모로 한참을 올라야 했다. 관리실 내부는 여느 사무실과 다를 바가 없었다. 단지 한 켠에 대형 패널에서 연실 깜박이는 불빛들과 알 수 없는 수치들이 보일 뿐이다. 환경시설담당 이지현 계장과 폐기물관리담당 정순태 계장 등 직원들이 반갑게 맞았다. 냄새 등으로 업무에 지장이 있지 않냐는 물음에 이지현 계장은 “소각로가 사무실 바로 옆에 있어 냄새나 소음으로 인해 근무환경이 썩 좋은 것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외부에서 작업하는 분들은 상당히 좋아졌다. 휴게실에 샤워실까지. 다양한 편의시설을 통해 근무환경을 최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인사를 나눈 후 주변을 둘러보니 사무실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 포착됐다. 한쪽에서 열심히 조이스틱 비슷한 조정기를 이용해 분류된 쓰레기를 소각시설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10여m 아래쪽에 쌓여있는 쓰레기를 대형 집게가 달린 크레인을 조작해 소각장 내로 옮기는 작업. 마치 인형뽑기를 연상시키는 장난처럼 보이지만 정밀한 조작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지현 계장의 설명으로 폐기물 처리시설의 규모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가장 먼저 하루 20톤의 쓰레기를 처리하는 소각시설. 4227.7㎡에 3층으로 된 이곳은 수거된 쓰레기 중 불에 타는 쓰레기들을 분류해 1000도씨의 높은 온도에서 완전 소각하는 곳이다. 생활쓰레기 분만 아니라 인근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발생하는 하수슬러지도 함께 처리한다. 이곳 처리시설의 시스템은 복잡하다. 각 가정이나 사업장에서 배출된 쓰레기가 수거차량을 통해 이곳 처리시설로 들어오면 타는 것과 타지 않는 것. 그리고 재활용쓰레기 등 분류작업이 이뤄진다. 분류과정이 끝나면 큰 부피의 쓰레기를 잘게 파쇠하는 과정을 거쳐 소각장으로 이동된다. 이것이 앞서 설명한 집게가 달린 대형 크레인을 통해 이동되는 것이다. 소각장의 내부 온도는 최소 850도씨 이상으로 한창 가동 중일 경우 1000도가 넘어간다. 이렇게 완전 소각되어진 쓰레기는 재와 함께 대량의 가스를 배출한다. 재는 자동으로 밖으로 밀려 나오지만 고온의 가스는 냉각시설을 지나 집진시설 등이 있는 연소가스 처리설비를 거친 후 깨끗한 상태에서 밖으로 배출된다. 연소가스를 식히는 이유는 처리설비가 200도씨 이하에서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열을 식히는 과정이 필요하다. 고온의 가스를 식히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폐열 보일러는 또 다른 자원이다. 한 시간에 3.6톤의 물이 열을 식히기 위해 사용되고 있으며 이는 현재 처리시설 내 샤워장과 난방 등에 사용된다. 향후 인근에 농업기술센터가 들어설 경우 폐열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권오진씨는 “이곳에서는 하루 22톤에서 24톤까지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를 태우면 약 4톤가량의 재가 남는다. 타지 않는 쇠나 유리 등이 많이 포함되어 실제로는 부피가 1/10 수준으로 줄어든다. 남은 재는 매립시설로 넘어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곳 소각시설은 24시간 운용된다. 소각로의 불을 다시 지피기 위해서는 많은 연료가 사용되므로 5일간 운용한 후 휴일은 쉬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24시간 운용하다보니 직원들이 3교대로 근무해 피로감이 많다. 재활용시설도 최첨단이다. 함양군에서 매일 20톤 이상의 쓰레기들이 배출되지만 재활용쓰레기는 500kg 안팎으로 수거된다. 수거차가 1층에 재활용쓰레기를 하차하면 컨베이어밸트를 타고 자동으로 2층으로 올라가 이곳에서 분류가 이뤄진다. 종류별로 분류된 재활용쓰레기는 지역의 업체에 매각되어 지난해의 경우 1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단다. 정순태 계장은 “재활용쓰레기는 모두 자원입니다. 각 가정에서 얼마만큼 분류를 잘 하느냐에 따라 자원 활용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가장 위쪽의 매립시설은 아직까지 가동을 하지 않는다. 옛 매립시설이 아직은 활용 가능해 그곳이 포화상태가 될 경우 이곳에 매립이 시작된다. 이 매립시설은 향후 100년은 사용할 수 있는 규모로 설계되었다. 최첨단 시설을 자랑하는 폐기물 종합 처리시설에는 50명의 직원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맡은바 업무를 충실히 수행해 깨끗한 함양을 만들고 있다. 조금은 냄새도 났지만 우리가 조금씩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면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또 이 쓰레기들을 태워 에너지로 만들거나 다시 쓸 수 있는 것들은 재활용할 수 있다. 불편한 쓰레기라도 소중한 자원이 될 수 있다.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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