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사전적 의미는 미리 상황을 설정해 놓고 지켜나가는 상호간 다짐이라고 되어 있지만 스스로가 지키겠다는 마음속 다짐도 약속인 것이다.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단어들 중에 약속만큼 변종이 많은 단어는 없는 것 같다. 크게는 나라의 근간을 이루는 헌법에서부터 각종 법률 시행령. 규칙 관습법에 이르기까지 모든 법이 약속이고 국가간 지켜야할 국제법과 상호 협정등도 있고 심지어는 전쟁 중에도 지켜야 할 적십자 간호 요원에게 중립적 지위를 주는 약속도 있다. 하늘. 바다. 육지 어느 곳에서도 법이 있어 약속이 없는 공간은 없다. 결혼식에서 빠지면 안되는 혼인서약. 직장인이나 단체가 지켜야할 의무와 자세를 명시한 헌장. 스포츠 경기에서의 선서와 규칙 등도 약속의 변종인 것이다. 약속은 사회를 지탱하는 요소이지만 지켜지지 않았을 때 혼란에 따른 불편과 개인적인 낭패감 뿐만 아니라 민족의 존망까지도 담보해야 하는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지구역사상 같은 민족끼리 가장 크게 피해를 준 민족상잔의 6.25전쟁과 휴전선이나 NLL(북방한개선) 해상에서 발생되는 모든 분쟁과 도발 행위가 약속 불이행에서 오는 것들이다. 법원에서 판결해야 하는 소송 대부분이 약속 불이행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다. 현대사회는 약속을 잘 지켜야 하는 신용이 자산이 되는 사회이지만 우리나라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에서 이혼율이 가장 높다고 하니 결혼 약속도 잘 지켜지지 않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듯하여 씁쓸하다. 구약성서에도 금단의 열매를 따먹지 말라는 약속을 어겨 에덴에서 쫓겨나게 된 것을 보면 약속의 실행이 얼마나 어렵고 중요한 것인지를 시사해 주는 것이다. 고조선 시대에도 팔조금법이 있었고 기원전에도 인류 최초의 성문법인 하무라비법전이 있었던 것을 보면 인류의 역사는 약속인 법의 역사와 함께 해왔음을 알 수 있다. 얼마 전 남북 이산가족의 만남을 시청하면서 휠체어나 침대에 누워서 헤어질 때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가슴속에 품고 60여년의 세월을 살아 왔을 간절한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보았다.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남과 북이 신뢰를 쌓아 그 바탕을 토대로 교류하고 모든 장벽을 허물어 통일 하자는 정책이다. 우리는 6.25전쟁에 따른 트라우마를 품고 사는 민족이므로 민족끼리 전쟁을 겪지 않고 통일한 독일 보다 상호 신뢰감이 더 높게 요구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약속 지킴이가 되어야 한다. 일상생활 속에서도 농업인. 상공인. 공무원. 학생 모두 각자가 지켜야 할 약속은 무엇인지 지키지 못했던 약속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올해는 유난히 봄이 빨리 온 것 같다. 봄의 전령사를 자처하는 매화. 산수유. 생강나무가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다. 자연의 약속을 잘 지키는 봄꽃처럼 한반도가 약속이 잘 지켜지는 아름다운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회는 약속이라는 그물망으로 얽혀 있어 작은 약속 하나라도 잘 지켜지지 않으면 큰 그물의 효용 가치도 없어지는 것이다. 작은 약속도 천금 같은 무게를 실어 지켜나가자. 지금까지 내가 약속을 지키지 못해 후회스럽고 미안한 기억들 속에는 약속을 지키려고 해도 이제는 지킬 수 없는 미완으로 남은 약속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약속을 지켜 나가는 것은 스스로의 인품을 탁마해 가는 과정이기도 한 것이다. 생활 속에 행복을 찾는 금년 첫걸음을 약속 지키기로 해보면 어떨까. 세상도 마음도 모두 행복해질 것이다. 약속이 잘 지켜지는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이다 자연이 보여주는 약속의 현장 봄꽃 세상으로 나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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