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 함양 상림공원 내 역사인물공원 한 켠에 세워져 있는 ‘조병갑 선정비’ 상림공원 내 역사인물공원에 역대 함양군수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모아둔 비석 중 갑오동학농민혁명의 원인 제공자인 조병갑을 기리는 비석(청덕선정비)을 철거하자는 주장이 다시한번 제기됐다. 특히 올해로 갑오동학농민혁명이 발생한지 2갑자(120년)가 흐른 시점에서의 조병갑 선정비 철거 논의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3월5일 함양읍 이장회의에서 거면마을 전성기 이장이 조병갑 선정비 철거를 안건으로 제안했으며 이후 개최된 상림주변 관광개발사업 설명회에서 문화관광과장에게 직접 선정비 철거를 요청했다. 전성기 이장은 “조병갑 군수의 비석이 있는 곳은 함양을 빛낸 위인들을 모신 곳인데.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이의 비석이 존재한다. 잘못이 큰 데도 불구하고 떳떳하게 비를 세운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로 올바른 역사인식을 위해 선정비를 철거해야 한다”라며 철거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정대훈 문화관광과장은 “고부에서는 동학농민혁명 발생의 주범이지만 당시 함양에서는 어떤 식의 치적이 있었는지 모른다. 치적이 있었을 수도 없었을 수도 있지 않느냐. 유적은 유적이다. 잘했던 잘못했던 당시 군민들이 세운 것으로 임의로 철거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라며 철거하지 않는 이유를 밝혔다. 정대훈 과장은 선정비 역사의 한 부분으로 향후 조병갑에 대한 역사적인 사실의 기술은 물론 문화관광해설사들에게 이에 대한 설명을 곁들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역사인물공원 내 조병갑 선정비 철거 논란은 지난 2006년부터 진행되어 왔다. 당시 군의원이었던 이창구씨는 4분발언을 통해 “선조들의 충효와 선비정신. 위민과 애민 사상이 깃들어져 있는 역사인물 공원 안에 있는 동학혁명의 도화선으로 지탄받고 응징해야 할 조병갑의 비석이 세워져 있는 건 지역 주민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크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철거를 요구했었다. 또한 지난 2007년에는 역사인물공원 내 비석들을 훼손하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 조병갑 비석은 개석만 떨어진 다른 것과 달리 전체가 땅에 쓰러져 있었으며 수차례 해머로 내리쳐 크게 훼손된 상태로 발견되기도 했다. 역사인물공원은 군에서 새로운 천년을 열어가는 기념사업으로 최치원. 김종직. 유호인. 정여창 등 열한명의 발자취를 물론 의병장 권석도 장군 동상 등 함양을 빛낸 이들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이 중 ‘군수 조병갑 청덕 선정비’가 역대 함양의 군수들이 선정비와 함께 서 있다. 주변 10여개의 선정비와 불망비에 비해 많이 패이고 깎여 글을 자세히 볼 수 없지만 선정비 앞에는 그 주석을 달아 상세히 설명해 놓았다. 비석의 내용은 ‘조선말 조병갑 군수는 유민을 편케하고. 봉급을 털어 관청을 고치고 세금을 감해 주며. 마음이 곧고 정사에 엄했기에. 그 사심없는 선정을 기리어. 고종24년(1887)비를 세웠다’라고 적혀있다. 함양군수로 재직한 조병갑은 이후 1892년 고부군으로 부임하면서 갖은 부당한 세금을 거둬들이는 등 착취를 일삼자 이에 분노한 농민들이 분연히 일어난 ‘고부민란’이 발생했으며 이후 갑오농민혁명의 불씨가 되었다.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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