明心寶鑑 交友篇(명심보감 교우편) 한 사람의 인격형성에 벗이 끼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그 사람을 모르겠거든 그 친구를 보라는 말이 있는 것을 봐도 인생에서 벗이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쉽게 알 수 있다. 이 교우편은 그처럼 소중한 우정에 관한 올바른 지침서이다. 그 중에서도 ‘학문을 좋아하는 사람과 동행하면 마치 안개 속을 가는 것과 같아서 비록 옷은 젖지 않아도 때때로 물기가 빼어들고’ 같은 대목은 참으로 탁월한 명문이라 할 것이다. 착한 사람과 함께 있으면 마치 향기로운 지초(芝草)와 난초(蘭草)가 있는 방에 들어간 방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랫동안 그 향기를 맡지 않아도 곧 더불어 동화되고 착하지 않은 사람과 함께 있으면 마치 절인 생선가게에 있는 것과 같아서 오랫동안 그 나쁜 냄새를 맡지 않아도 또한 더불어 동화되니 단사(丹砂)를 지니면 붉어지고 옻을 지니면 검어지니라. 그러므로 군자는 반드시 그와 함께 있을 지를 삼가야 하느니라. -공자- <원문原文> 子曰(자왈) 與善人居(여선인거)면 如入芝蘭之室(여입지란지실)하여 久而不聞其香(구이불문기향)하되 卽與之化矣(즉여지화의)요 與不善人居(여불선인거)면 如入飽魚之肆(여입포어지사)하여 久而不聞其臭(구이불문기취)라도 亦與之化矣(역여지화의)니 丹之所藏者(단지소장자)는 赤(적)하고 漆之所藏者(칠지소장자)는 黑(흑)이라 是以(시이)로 君子(군자)는 必愼其所與處者焉(필신기소여처자언)일지니라. <해의解義> 지초나 난초는 다같이 향기로운 풀이다. 착한 사람과 함께 있게 되면 모르는 사이에 마치 지란(芝蘭)이 있는 방에 앉아 있는 것과 같아서 그와 같은 착한 사람이 된다. 그러나 착하지 않은 사람과 함께 있으면 저도 모르는 사이에 마치 냄새나는 절인 생선가게에 앉아 있는 것 같아서 그와 같이 나쁜 사람이 되기 쉽다. 주(朱)를 가까이 하면 붉어지고 흑(黑)을 가까이 하면 검어진다는 말도 마찬가지 의미를 가진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함께 있을 사람을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불가(佛家)에도 공자의 말씀과 비슷한 다음과 같은 일화가 있다. 어느 날 석가가 두 세명의 제자와 함께 길을 걷고 있었다. 석가가 문든 한 제자에게 땅에 떨어져 이던 새끼줄을 집었다가 놓게 했다. 그러고는 손을 내매 맡게 했다. 반대로 한 제자에게는 향을 넣었던 주머니를 접어다가 놓고 냄새를 맡게 했다. 생선을 묶었던 새끼줄을 집어다 놓은 손에서는 비린 생선 냄새가 났고 향주머니를 집었던 손에서는 향기로운 냄새가 맡아졌다. 석가가 물었다. “나쁜 벗과 어울리면 언젠가는 그렇게 나쁘게 되고 좋은 벗과 어울리면 그 친구의 감화를 통해 반드시 착한 사람이 될 것이다” 공자의 말씀과 함께 마음에 새겨야 할 교훈이다. <주註> 與之化(여지화) : 그것과 더불어 동화되다. 飽魚(포어) : 절인 생선. 肆(사) : 가게. 所與處者(소여처자) : 더불어 함께 있을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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