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해 아이들 숙소를 새로 증축하면서 예산 등의 행정절차 문제 등으로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50여명의 우리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랐고 감사하게도 두 명의 아이가 삼성그룹이라는 대기업에 취직을 하였습니다. 한명은 제일모직 고졸 사무직으로 또 한명은 삼성 디스플레이 대졸 사원으로 사회에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만 20년을 몸담고 있으면서 소위 말하는 일류 기업에 두 명씩이나 그것도 생산직이 아닌 사무직으로 취업을 한 것은 처음이었기에 본인들에게는 말할 것도 없겠지만 제게도 엄청난 기쁨이었습니다. 그 동안 120명의 아이들 중 부모들이 데려간 아이들을 제외하고 74명의 아이들을 사회로 내 보냈습니다. 초기 10여년 가까이는 대부분이 고졸 생산직 내지는 대졸이라 하더라도 불안정한 일자리로의 취업도 취업이라는 자체로 감지덕지해야 했고. 몇 해 전까지는 50% 정도의 아동들만이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어서 사회로 진출한 것이 늘 마음에 남았었는데 최근에는 만기 퇴소하는 아동들은 대부분이 안정적인 직장에 안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다 지난해에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큰 경사가 저희에게 있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세상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일자리로의 취직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 아이들에게 주어지는 안정적인 일자리로의 취업이라는 열매의 달콤함은 잠시 뿐일 것 같습니다.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앞으로 퇴소하여 사회로 진출할 우리 아이들에게 안정적 직장을 구하기란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열심히 달려왔지만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물론 나라 전체의 경제가 어렵고 모든 구직자들이 안정적인 일자리로의 취업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기에 배부른 소리하고 있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우리 아이들의 특수성을 감안한다면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사회적 약자의 그룹에 속할 수밖에 없는 우리 아이들에게 최소한의 기회는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그렇기에 현재의 상황 아니 앞으로 주어질 상황에 대해서 더욱더 근심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주장하는 악화일로의 상황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복지시설로 인해 운영의 50%이상을 후원에 의지해 오던 우리 시설로서는 지역 후원자의 대대적인 감소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과. 갈수록 편차가 심해지는 지방정부간의 재정문제로 아동복지에도 지방간의 부익부빈익빈의 골이 깊어지기 시작한다는 것. 그리고 앞의 두 원인으로 시설의 운영 재정은 갈수록 열악해지는데 반해 아이들의 욕구는 고급화. 양질화. 보편화 되어간다는 것 등에 기인한 것입니다. 또한. 많은 국민들께서는 복지 예산의 증대로 아동복지시설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크게 향상되었으리라 생각을 하시지만 물가상승률에 비해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것이 명백한 현실입니다. 따라서 그 동안 우리 아이들에게 제공되던 복지서비스와 교육. 문화. 자립에 관한 서비스의 질적인 수준이 축소내지는 퇴보될 수밖에 없고 이는 아이들의 안정적이고 양질의 직장으로의 진출을 가로막는 최대의 난관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당장에 관련법의 개정으로 아동 1인당 건축면적의 증가로 인해 증축을 한 저희들에게 닥친 문제는 건축비 자부담은 그렇다 하더라도 늘어난 건축 면적을 유지하고 사용하는데 필요한 운영비의 증가는 아이들이 누리는 공간의 행복으로 대신하기에는 너무나 과도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기는 하지만 원장 한사람만의 노력으로는 중과부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상황의 전개가 불을 보듯 뻔하지만 정부는 예산이 없다는 논리만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부가 사회복지 생활 시설 중에서 노인. 장애. 정신 쪽의 생활 시설은 2015년도부터 모든 예산을 중앙정부로 환원하겠다. 다시 말하면. 중앙정부가 예산을 책임지겠다는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유일하게 아동복지생활시설 즉. 옛날말로 고아원만을 제외한 채 말입니다. 없던 예산이 아동복지생활시설만 제외하고 집행하라고 어느 별에서 내려왔나 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설날은 다가왔었고 많은 아이들이 남편과 혹은 아내와 아이들을 데리고 왔고. 예비부부들은 그들의 짝과 함께. 아직 가정을 이루지 못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우리보육원을 방문을 했습니다. 짧게는 이틀 길게는 연휴 내내를 저와 같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래도 여기를 집이라고 찾아오는 아이들에게 저는 참으로 안타깝고 미안하기만 합니다. 그들의 팍팍하고 힘겨운 삶의 이야기들이 저의 탓인 듯하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더 아이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했더라면 하는 지난날들의 아쉬움이 우리 아이들에게는 힘겨운 현실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것을 바라지는 않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세상과 당당하게 겨룰 수 있는 평등한 기회만이라도 주어졌으면 하는 것이 저의 작은 바램입니다. 제 사무실에 “성민의 아이들은 인류의 희망이자 미래입니다”라고 하는 어느 정치인의 자필 문구가 액자에 소중하게 걸려 있습니다. 정말 우리 아이들이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관심과 아동복지생활시설의 예산을 중앙정부로 환원해 줄 것을 진심으로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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