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칼럼 금년에도 어김없이 봄이 오고 있습니다. 멘델스존의 봄노래 ‘무언가’(無言歌)와도 같이 소리 없이 생명의 약동이 번져옵니다. 생명이 멈춘 동토와 같이 대리석처럼 굳어있던 이 땅에도. 들녘 뽀얀 논밭에도 어김없이 봄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하얀 새 옷 입고 분홍 신갈아 신고 아지랑이와 함께 산 너머 조붓한 오솔길로 봄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닫힌 마음의 문을 열고 새봄을 맞이합시다. 꿈꾸던 나무들이 깨어나고 잠들었던 뿌리들이 일어나 물을 긷는 맥박 소리와 산과 들에서 숨죽여 기다려온 온갖 생명들이 고개를 들어 노래하는 봄이 오는 소리를 들읍시다. 태양은 밝은 웃음으로 땅에 있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여 생명의 빛을 뿌리며 하늘 땅 사이에는 이제 푸른 생명이 봄의 찬가를 준비합니다. 어김없이 봄은 그렇게 찾아오는데 우리는 마음의 눈과 귀가 어두워 봄이 오는 소리를 듣지 못하고 알아보지도 못한 체 여전히 어두움의 그늘에 머물러 갈등하며 번뇌하며 신음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자연은 이렇게 때 묻지 않은 순순한 모습으로 우리 곁을 찾아오는데 금년엔 꼭 이 신비로운 기쁨과 환희를 우리 모두 놓치지 맙시다. 봄이 오면 하얗게 핀 들꽃을 찾아 바구니를 들고 연두 빛 고운 숲속이나 들녘으로 나아가 향기 가득한 앵두와 풀꽃 가득 담아 사랑하는 사람에게 바치며 슬픔을 당한 자를 위로하고 병든 자를 일으켜 세워 함께 봄을 맞이합시다. 이제 내일이면 봄을 알리는 단비가 내려 대지를 적시고 겨우내 얼었던 대지가 녹아 물이 많아지며 대동강(大同江)이 풀린다는 우수(雨水)인데. 아무쪼록 부디 단절되었던 남북 이산가족이 다시 만남을 같이하고 더 나아가 닫혔던 남북의 문이 열려 자유롭게 내왕하는 그 날이 하루 속히 오기를 소망합니다. 깊은 산 속. 자작나무 숲 속에 아직도 겨울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청개구리. 뱀. 고슴도치. 다람쥐. 아기 곰들을 일깨워 술래잡기라도 하면서 재미있게 봄놀이라도 하며 신나게 봄의 향연을 준비합시다. 우리 함께 나룻 터로 나가 나룻배라도 타고. 가는 겨울 오는 봄을 맞으며 봄노래라도 부릅시다. 여유자적하게 흐르는 강물은 낮고 낮은 곳을 행해 흐르기에 거침이 없이 흐르건만 우리는 자기의 이기심과 욕심으로 말미암아 낮아지지 못하고 높아지고자 하는 탐욕으로 제 길을 가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금년 봄은 민선 6기를 알리는 6.4지방선거가 눈앞에 놓였습니다. 진정한 지방자치의 시대가 열려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진정한 지방자치는 유기체론(有機體論)과 같아 생명현상의 기본이 생물체를 구성하는 물질이 일정한 질서 아래 결합하여 개개의 생명 현상에 고유한 평형 또는 발전적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상생발전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생물체로 보면 뿌리는 흙속에 필요한 영양분을 빨아들여 줄기와 잎에 성장을 주며 잎 또한 광합성 작용을 거쳐 줄기와 뿌리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합니다. 이러한 유기적 관계를 통해 더 나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시대를 열어감으로써 활기 넘치는 국가발전을 이룩해 나아가야 합니다. 오는 2014년 6월4일에는 민선 6기 광역·기초 단체장과 교육감. 도·시·군 의원을 선출하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벌써 자천타천 후보군을 형성하며 물밑경쟁이 치열히 전개되고 있어 지역민심이 이반되고 있습니다. 마치 자신이 지역주민을 대변하는 지도자인양 볼썽사나운 자기중심. 지역이기주의. 당리당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구시대적 사고가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지역주민을 진심으로 섬기는 사람만이 승리한다.’라는 진리를 모르는 그들에게 정치권을 떠날 것을 권고하고 싶습니다. 대통령선거 때 공약한 대로 정당공천은 배제되어야합니다. 중앙정부에 의존하고 금권 인권에 매인 그들이 지방자치 지도자로 있는 한 지역발전은 요원해지기 때문입니다. 공직자도 예외는 아닙니다. 묵묵히 열심히 맡은 바 직무에 최선을 다하는 공직자들에게는 치하를 드리지만 권위주의. 뇌물수수. 성추문 등 일부 몰지각한 이들로 인해 조직 전체가 불신 당하고 신뢰를 떨어트려 지역주민들로부터 외면 받는 썩은 부분은 단호히 도려내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무사안일주의와 권력에 줄서기 등 지역이기주의에서 벗어나 높아진 공직윤리와 새 시대 새로운 시민의식의 함양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입니다. 명실공이 새 시대 행복한 지방자치시대를 열어가려면 그기에 걸 맞는 도덕성과 인적. 물적 자원과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데 결국에는 능력 있는 사람. 시대를 볼 줄 아는 안목과 경험을 가진 사람이 필요한 것입니다. 미래 우리의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명품 함양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봄은 어김없이 찾아옵니다. 지리산. 덕유산 정기가 서린 이 땅에 금년. 가장 아름다운 새봄을 맞이하는 우리 모두가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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