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가수 정유근. 그가 고향 함양으로 돌아왔다. 고향을 떠난 후 오랜 방황을 거쳐 따뜻한 엄마 품 같은 함양에 터를 잡은 가수 정유근씨. 지곡면 보산리에 터를 잡고 ‘미소락’ 라이브카페와 한정식 집을 오픈 예정인 그를 만났다. 함양중 32회 졸업생으로 함양고를 졸업한 후 김해를 거쳐 타지 생활을 한지 30년 만에 돌아온 고향. 아직 한창 활동할 나이로 ‘마음 놓고 노래만 부르는 것’이 꿈인 그가 고향에 터를 잡은 것은 마음의 평안을 주는 곳이 고향이기 때문이다. “어릴 때부터 노래 부르는 것이 그렇게 좋았어요. 제가 노래를 부르면 모두들 좋아하셨죠. 그래서 꿈이 가수가 된 건지도 모르겠어요” 가수의 꿈을 펼치기에는 고향 함양은 그에게 너무나 작은 무대였다. 그래서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김해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틈틈이 그룹 활동을 병행했다. 그러나 일과 노래를 함께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당장 먹고 사는 것이 급한데 노래까지 부를 수는 없어 잠깐 가수의 꿈을 접고 공수부대에 들어간다. 그는 “군부대에서도 꾸준하게 노래를 불렀어요. 행군할 때 한 시간씩 노래 메들리를 만들어 들려주면 다들 좋아했죠”라며 군대에서의 이야기를 전했다. 어릴 적부터 노래 부러는 것을 좋아하고 잘 부른다는 말을 곧잘 들었다. 마을 선배들이 모여 노는 곳에서 노래를 불러 주기도 했다. 어릴 때부터 가수가 꿈이었지만 가난한 시골 출신으로 엄두를 내지 못했다. 제대 이후에도 노래 사랑은 끝나지 않았다. 지난 1988년 아내 문현정씨와 결혼했지만 노래 부러는 것은 그만두지 못했다. 그리고 2003년. 꿈에 그리던 첫 앨범을 발표했다. 1집 ‘난 너를 사랑해’에 이어 2집 ‘고마운 당신. 어머니’ . 3집 ‘공수래 공수거. 사랑에 속고 속이고’를 연이어 발표하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최근 그동안 발표했던 음악들을 모아 4집을 선보였다. 앨범을 발표한 후 TV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수많은 공연을 했지만 경제 상황은 많이 나아지지 않았다. 그는 “가수를 계속하려면 집에서 사업을 하던지 스폰서가 있던지 해야지 전업으로 노래를 부른다는 것은 너무도 힘든 일입니다”라고 말했다. 전국의 축제 현장을 누비며 노래로서 사랑을 전달하는 그는 수많은 봉사활동에도 참여했다. 장애인시설과 노인복지관 등에서 주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펼치며 웃음 전도사 역할을 자청했다. 가수 활동이 한창이었던 3년 전 뜻하지 않은 불행이 찾아왔다. 갑작스런 위암 판정. 연말을 맞아 빼곡한 스케줄로 인해 수술을 하느냐 노래를 계속 부르느냐 힘든 결정을 해야 했다. 그는 “성격상 약속을 정하고 나면 꼭 지켜야 합니다. 그것이 저를 찾는 관객들과의 약속이니 더욱 지켜야 하는 것이 맞구요”라고 말했다. 11월에 위암 판정을 받았지만 남은 스케줄을 모두 소화하고 나니 새해가 되어서야 수술했다. 지난 2012년 고향으로 귀향을 결심한다. 그는 “젊었을 때 나간 후 간혹 들르긴 했지만 고향에 정착하는 것은 싶게 결정내리기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고향만큼 푸근하고 나를 편하게 해 주는 곳이 없는 것 같습니다”라며 고향에 내려온 소감을 말했다. 그는 고향집 지곡면 보산리에 내려와 옛 집을 허물고 새롭게 집을 짓기 시작했다. 고향에서 뭔가를 해보자라는 결심을 한 그는 아내가 잘하는 요리를 선보이는 한정식 집과 자신이 노래할 수 있는 라이브카페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는 “집 사람 음식 솜씨가 상당히 좋아요. 자랑하는 건 아니지만 식당도 많이 했었고. 그래서 그런지 음식이 상당히 맛있습니다”라며 웃는다. 그의 부인은 정유근씨가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반해 결혼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그가 최근 발표한 4집 앨범 중 ‘어머니’는 사연이 있는 노래다. “우리 어머니는 갑자기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일어나지 않아야 할 사고로 돌아가신 것이지요. 작곡가를 찾아가 어머니 이야기를 들려주며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어머니 이야기를 하는 동안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또 다른 노래 ‘내 고향 함양’은 함양 예찬이다. 노래에는 상림도 나오고 칠선계곡. 백무동. 지리산. 용추계곡 농월정까지 노래 한곡에 함양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정유근씨는 “지역 애향심을 심어주는 데는 향토노래만 한 게 없어요. 지자체들도 주민 행사를 개최하면서 지역가수를 초청해 향토노래를 부르는 기회를 더욱 많이 제공해줘야 해요. 그래야만 향토노래가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오는 2월에 정식으로 문을 열 계획인 ‘미소락’에는 함양의 노래꾼들의 무대가 마련된다. 그동안 설 자리가 없어 외면 받았던 함양 가객들의 구성진 노래 소리가 퍼질 것이다. ‘백두대간 정기 받은 내 고향 함양. 인심 좋고 공기 맑은 충효의 고장’에서 나오는 그의 노랫말처럼 아름다운 함양에서 풍성한 노래 인생이 시작되기 기대해본다.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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