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면 모두들 새해 소망을 기원한다. ‘가족의 건강’. ‘시험 합격’. ‘사업 번창’ 등 다양한 소망을 빌며 새롭게 시작하는 한 해를 기약한다. 소소한 즐거움 속에서 행복을 찾는 것. 이번 호에서는 우리의 이웃. 가장 가까이에 있는 이들의 소소한 행복을 통해 올 한해를 시작해 보려 한다. 병곡면 도천마을 하춘식 이장. 올해로 마을이장 6년째. 전업농으로 배와 양파. 쌀농사. 2남2녀의 아버지. 여든 노모를 모시며 5살 아래 아내와 30년째 결혼 생활. 조금은 특별할 수 있지만 우리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하춘식 이장의 이력이다. “제대로 내세울 것도 없으니 우리 마을이나 맛좋은 함양 배 소개나 해 주세요”라며 말을 풀어나가는 하춘식 이장. 지난해 4월에 완공된 마을 회관에서 만난 그는 방안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다양한 상장과 상패들을 소개하며 뿌듯한 웃음을 지었다. 하 이장은 “원래는 이것 보다 훨씬 많은데. 많이 잊어먹고 지금은 이게 전부입니다. 우리 마을 역사지요”라며 도천 마을을 소개했다. 건물만 31평으로 상당히 큰 규모의 마을회관. 자리에 앉자 가장 먼저 꺼낸 말도 마을 회관 건립이었다. 회관 신축은 자신이 이장에 나오면서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이라고. 하 이장은 “그동안 마을의 대소사를 논의하며 마을 회의장 역할을 해오던 마을회관이 낡아 신축은 마을 숙원사업이었다”라며 “지난해 4월 완공돼 마을 어르신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쉼터이자 어르신들의 여가선용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 마을회관을 건립하기 위해 부지를 구매하는 일은 쉽게 협의가 됐으나 전체 1억6.000만원의 회관 건립비용 중 절반인 8.000만원만이 보조금으로 나왔을 뿐 나머지 절반을 마련하기 막막했다. 그래서 그는 향우들을 찾아 나섰다. 하 이장은 “처음 향우들에게 부탁할 때는 앞이 막막했는데 너무나도 시원하게 모두들 선뜻 나서 주셨다. 부모가 돌아가시고 연고가 없는 이들도 선뜻 나서주니 너무도 감사했다. 우리 마을 향우들은 애향심이 매우 강하다”며 도움을 준 향우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마을회관은 어르신들이 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쉼터이자 어르신들의 여가선용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옛 마을회관은 노모당으로 새롭게 만들어져 어르신들이 이용한다. 도천마을은 병곡면에서 가장 큰 100여가구 200여명의 주민이 생활하는 곳이다. 이곳은 진양하씨 집성촌으로 대부분이 이웃사촌을 넘어 일가친척들이기도 하다. 하춘식 이장은 마을 자랑도 빼 놓지 않았다. 진양 하씨 집성촌이었던 도천마을. 아직도 이곳 도천마을에는 수십 곳의 기와집이 산재하고 있다. 한옥마을인 개평마을이 잘 정비된 신도시의 깔끔함을 보여주는 것 같다면. 도천마을은 옛 모습 그대로 아늑한 정취를 간직하고 있다. 또한 400년 수령의 도천리 소나무. 조선시대 태종의 왕의 즉위를 도운 공신 문충공 하륜의 제사를 모시는 사당이 있는 하륜부조묘 등 역사를 그대로 간직한 곳이다. 하춘식 이장은 “개평마을은 지원이 잘 되어 보존이 되고 있는데. 이곳 기와집들은 관리가 되지 않은 채로 방치되고 있다”며 조금은 아쉬워했다. 마을 자랑에 이어 함양의 특산물인 ‘배’에 대한 자랑이 이어졌다. 그는 “함양에서 생산되는 배는 당도도 높을 뿐만 아니라 육질도 단단해 저장성도 좋고. 시원한 맛이 나서 인기 만점”이라며 “나주배보다 맛있다는 평가를 듣는다”라며 이곳 병곡에서 생산되는 배 맛을 자랑했다. 실제로 부산이나 진주 등에 가서 판매할 경우 타 지역보다 높은 가격을 받는다. 약 30년 전 포도 농사를 시작할 당시에는 좋은 땅에 포도나무를 심는다고 주변에서 이상한 눈길을 받기도 했다. 그는 “당시로서는 먹고사는 문제가 제일 우선이었지요. 그래서 하춘식 이장은 배 농사 3.500평뿐만 아니라 논농사 7.500평. 양파농사까지 엄청나게 많은 농사일을 해 나간다. 전체 매출은 1억원이 넘지만 실제로 농비를 제하고 나면 얼마 남지 않는다고. 하 이장은 “농사를 많이 짓지만 수익은 많은 편이 아니다. 농약값이나 자재값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라며 “1년 농사 지어 봐야 자식들 공부 시키고 나면 남는 게 없다”라며 웃음을 보였다. 소소한 일상이지만 일흔아홉인 노모를 모시고 부인 이연선(53)씨와 함께 생활하며 행복한 가는 하춘식 이장. 농사도 잘 짓는 하 이장은 자식농사도 제대로 지었다. 2남2녀 중 결혼한 큰딸. 그리고 대학 졸업을 앞둔 큰아들. 대학 공부중인 둘째아들. 그리고 이번에 대학에 들어간 막내딸까지. 모두가 대학을 졸업했거나 대학생이다. 하춘식 이장의 가장 큰 보람이기도 하다. 하춘식 이장은 “도움을 크게 준 것도 없는데 알아서들 잘 하니까 그냥 하는 것 보고 있어요. 제대로 자랐는지 바쁜 농사철에는 일손도 거들고 알아서 크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는 또 6남매의 장남으로서도 동생들 뒷바라지도 했다고. 하춘식 이장은 “바라는 것이 있겠습니까. 그냥 자식들 잘 되고. 집안 평안한 것이 새해 목표 아니겠습니까”라며 작지만 큰 행복을 기원했다.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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