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동화책을 보게 되었다. 나이 어린 조카들이 많다보니 자연스레 여기저기 뒹구는 그림동화책을 보게 되는데 제목이 ‘지옥탕’ 이었다. 미취학 아이들이 보는 책 제목치고는 과격한 것 같아 내용을 보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 재밌는 그림에 상상력을 발동시키는 내용들은 미소를 짓게 했는데. 어릴 적 엄마 손에 이끌려 강제로 지옥처럼 부글부글 끓는 뜨거운 탕 옆에 발도 제대로 디디지 못하고 간신히 옆으로 구겨 앉아 돼지 한 마리라도 잡듯이 등을 사정없이 빡빡 밀어 대던 그 광경이 고스란히 그려져 있고 마지막엔 바나나 우유 하나로 보상받던 즐거움까지 묘사되어 있었다. 정말 제목과 어울리는 어릴 적 목욕탕이었다. 요즘 운동시설까지 겸하고 있는 목욕탕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라고 할까? 그나마 하루에 몇 번 다니지 않는 버스를 타고 목욕탕까지 가야하는 불편한 곳에선 커다란 고무대야 목욕을 하곤 했다하니 가히 지금의 목욕탕은 혁신적 작품이라 할 수 있겠다. 함양에서 20여분 거리인 운봉읍엔 ‘사랑愛작은목욕탕’ 이 있다. 건물도 자그마한 게 외관이 파란색으로 칠해진 목욕탕은 이름 그대로 작은 목욕탕이다. 전북도가 삶의 질 정책 핵심사업으로 추진하는 ‘사랑愛 작은목욕탕’은 주민들에게 엄청난 혜택과 만족감을 주고 있다. 운봉읍 ‘사랑愛 작은목욕탕’은 사업비 2억5천만원을 투자해 읍사무소내의 유휴공간에 155.25㎡(47평) 규모로 탈의실. 냉탕. 온탕. 사우나실. 화장실. 기계실 등을 갖추고 있으며. 일반 공중목욕탕에서 활용하고 있는 경유보일러 대신. 에너지절감설비(공기열원 히트펌프)를 설치했다. 매주 화요일에서 금요일(오전 9시~오후 5시)까지 운영되는데 남자는 화·목. 여자는 수·금요일에 이용이 가능하고. 효율적인 운영을 위하여 이용요금은 수급자 및 장애인은 1.000원. 65세 이상 노인과 미취학아동은 1.500원. 일반은 2.000원으로 저렴하게 운영된다. 목욕탕 가기가 번거로운 함양 마천면 주민들도 소문을 듣고 제법 이용을 한다고 한다. 물론 우리와 지역이 다른 곳이라 같이 생각할 순 없지만 새 정부의 정책기조와 일치해 농림축산식품부에서 희망 프로젝트 시책으로 도에서 추진하는 작은목욕탕 조성사업이기에 함양에서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정부에서는 올해부터 9개 시도에 시범적으로 18억원의 사업비 투자를 시작으로 향후 전국적으로 확대하여 추진할 계획이라고 하니 함양처럼 작은 면 단위에서는 작은목욕탕 건립을 꿈꿔보아도 되지 않을까 희망해 보는 것이다. 함양의 작은 면 단위 목욕탕이 없는 곳의 불편함을 보고 듣고자 여기저기 다녀본 결과 위험까지 초래하고 있었다. 마천에서 함양읍까지 이동이 손쉽지 않았고 서상. 서하에서 안의면까지 이동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눈이나 비가 와서 길이 미끄러운 경우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으니 목욕탕 가기가 정말 쉽지 않아 보였다. 서하. 서상면에서는 안의면으로 나오기보다 장계로 가 버리는 것이 훨씬 빠르니 목욕탕을 사는 지역을 벗어나 이용하는 경우가 허다해 쓴웃음까지 나왔다. 초·중·고 학생과 유치원생. 많은 장년층이 지역에 시설이 없기에 타 지역으로 간다는 것은 씁쓸함을 넘어 비애감까지 느끼게 하는 것이다. 어디에 살든 불편함까지 감수하는 것이랑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공공시설의 혜택을 보지 못하는 것은 다른 것이다. 생활이 좋아지면서 어디서나 뜨거운 물이 팡팡 나오지만 목욕시설은 또 다른 것 같다. 그래서인지 함양읍 목욕탕엔 아침저녁으로 많은 사람들이 붐빈다. 집보다 편리한 시설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운동과 간단한 샤워를 할 수 있기에 요즘 같은 겨울철엔 더 많이 목욕탕을 찾는다. 쪼르르 움직이면 금방 들어가 버리는 읍내 목욕탕이지만. 목욕가방을 챙겨 버스를 타고 날을 잡아 타 지역으로 목욕탕을 행차하는 작은 면 단위의 주민에겐 참으로 미안하다. 삶의 질 높이기 정책이 우리나라 모든 지자체의 롤모델 대상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요즘 정말 필요한데 없는 공공시설 목욕탕이 함양의 작은 면 단위 곳곳에 들어서길 새해에 꿈꿔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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