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명자 칼럼 크리스마스카드와 연하장 경명자 논설위원 크리스마스트리에서 반짝반짝 예쁜 불꽃들이 밤이 되면 각기 색깔을 뽐내기 바쁘다. 각종 콘서트가 열리기도 하며 한해의 실적을 발표하는 공연들이 많으니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연말이면 한해를 보내야 하는 아쉬운 송년회와 함께 다가오는 새해를 계획하고 설계하는 바쁜 연말이 되기도 하며 왠지 설레는 마음도 가득하다. 크리스마스 예쁜 카드가 생각나고 산타할아버지가 내게도 선물을 주실까? 하는 아이처럼 기대감이 있다. 예전에는 거리만 나서도 상가에서 들려오는 캐롤이 귀를 즐겁게 했으며 문구점에 진열된 각종 크리스마스카드와 연하장은 탐나는 것들이 너무나 많아 무엇을 골라야할지 고민하기 싫어 종류별로 한 가지씩 사왔던 기억이 있다. 친지나 지인 또는 스승님께 감사함을 전하기 위한 표현이자 수단이었던 크리스마스카드와 연하장을 보냈던 일이 그립기만 하다. 그런 추억을 새삼 느끼고 싶은 마음에 문구점을 찾았으나 몇 년 전만 해도 크리스마스카드와 연하장이 빽빽이 꽂혀 있던 코너는 사라진 상태였다. 패키지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아이들의 교육을 반제품까지 구하기가 어렵다니 참으로 씁쓸하였다. 온라인 상거래가 활성화 되면서 구하기 어려운 것은 인터넷쇼핑을 통해 구입이 가능하지만 대량으로 구입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이도 쉽지 않는 일이다. 겨울이 오면 김장을 하고 월동준비를 하듯 성탄절이 다가오기 전에 크리스마스카드와 연하장을 준비하여 감사함을 전하기 위해 신경을 썼던 시기가 불과 몇 년 전의 일이다. 미술시간에 붙이고 그려 색칠하여 완성된 작품은 가지각색으로 제일 예쁘게 꾸미기 위해 애를 썼던 작품은 실기시험 점수를 잘 받기보다 존경하고 좋아하는 스승님께 보내기 위함이었다. 학창시절에 직접 만든 카드는 개성이 뚜렷하며 표현된 그림은 자신이 바라는 꿈과 희망의 메시지였다. 받는 사람에 따라 상대방에 대한 마음과 친절함이 묻어있었다. 친구들에게는 평범하고도 같은 내용의 글이지만 카드를 주고받는 기분에 우체국 아저씨 오토바이 소리는 정겹기만 하였다. 손 편지를 접어 쪽지로 주고받든 수신전달과 이성 친구에게 보내는 카드는 좋아하는 감정을 마음껏 실어 선물과 함께 수줍게 전하였던 시절을 생각하니 그 때의 감정이 살아나는 듯 미소를 짓게 한다. 지금은 스마트폰 보급으로 연하장을 대신하는 아이템으로 쉽게 보낼 수 있다. 어떻게 꾸밀까 고민도 필요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터치하면 된다. 손 아프게 일일이 쓰지 않아도 되고 우표를 붙일 필요도 없으며 속도까지 빠르다. 또 다운받은 음악과 함께 문자로 언제 어디서나 시간적 부담 없이 보낼 수 있는 편리로 다들 그렇게 하고 있다. 복사 글이라 하여 또는 겹치게 받았다하여 성의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재미있고 다양한 아이템에서 느끼는 즐거움도 있다. 하지만 받을 사람을 생각하고 그 사람의 취향에 맞는 카드와 연하장 고르는 재미와 정성이 담긴 글씨체에서 오는 감동을 느끼지 못해 아쉽다. 변화되는 세월 속에서 사라지는 것들과 새로운 것들이 쏟아지는 매체의 속도가 너무나 빠르며 또 쉽게 빨리 잊어버리고 빠르게 받아들이는 것과 쉬운 것만 선호하는 성향들이 더욱 조급함을 만들어낸다. 보내는 사람이 조금은 느리고 서투른 포현이라도 기다리는 사람이 느긋함과 여유로움을 가졌으면 한다. 80~90년대에 접했던 문화에 대한 향수로 복고풍이 불고 있는 음악이나 영화뿐만 아니라 손 편지를 쓰고 엽서를 붙이고 연하장으로 새해 인사를 해 보는 붐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