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숲은 농경 생활의 전통이 배어있는 넉넉한 품이다. 주민들과 공감을 이어 온 고향의 언어이다. 오랜 숨결이 새겨진 지역의 역사현장이다. 함양상림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가장 오래된 대표적인 마을숲(정확하게는 고을숲)이다. 실제로 천년의 역사와 문화를 이어온 숲은 전국에서도 드물다. 여기에 생태..
예전에 함양상림은 어떤 공간이었을까? 주민들에게는 어떤 역할을 하였을까? 상림의 숲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즐겨 찾는 휴식과 놀이의 자연 공간이었다. 아이들에게는 숲 그 자체가 훌륭한 놀이터였다. 사슴벌레, 장수풍뎅이 등 숲에 사는 곤충들을 예사롭게 보아왔고, 만지고 놀았으며, 다람쥐를 쫓았다. ..
함양상림의 숲속에는 다양한 종류의 조형물이 있다. 이 속에는 문화재도 있고 기념비나 상징물도 있다. 과시나 편의성을 위한 조형물도 있다. 이들을 시대순으로 살펴보면, 사운정 1906년, 초선정 조선 고종 때, 함화루와 최치원 선생 신도비 1923년, 함양이은리석불 1950년대, 화수정 1972년, 권석도 의병장 동상 19..
숲은 생명의 공간이다. 다양한 작용과 현상이 어우러져 생기를 만든다. 숲속의 공기, 물, 햇빛, 다양한 소리, 숲의 색깔, 꽃과 열매, 자연경관, 특별한 장소 등등을 치유 인자라 한다. 우리는 숲의 다양한 치유 인자를 오감으로 받아들인다. 생기를 얻고 기분도 좋아진다. 몸과 마음이 이완되고 면역기능과 저항력이 ..
역사인물공원은 함양상림에서 상징과 의미의 공간이 되었다. 그 속에는 특별한 인물과 기막힌 사연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나라와 고을을 빛낸 함양의 인물 흉상과 함양군을 거쳐 간 역대관리들의 선정비와 시대상을 알리는 열녀비가 있다. 2001년 새로운 천년을 열어가는 기념사업으로 함양군에서 만들었다. ..
함양상림은 놀이문화의 공간으로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20세기 들어 상림의 놀이문화 공간은 상림운동장이었다. 20세기 들어 서구의 스포츠 문화와 전통 놀이문화는 뒤섞여 나타난다. 1945년에는 해방기념으로 전라도와 경상도의 가까운 지역 사람들이 모여 상림운동장에서 축구시합을 했다. 1962년부터 시작된 천..
함양상림은 뭇 새들의 둥지가 되고 있다. 텃새와 철새가 뒤섞여 철따라 다른 얼굴을 내민다. 그중에서도 원앙과 큰오색딱다구리는 상림의 아이콘이 되었다. 이 귀한 새들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정말 멋진 장소다. 숲에서는 붉은가슴흰꼬리딱새, 밀화부리, 호랑지빠귀, 후투티도 볼 수 있다. 천년교 수원지는 ..
상림과 위천은 떼 놓을 수 없는 불가분의 사이다. 위천의 다스림으로 지금 상림이라는 숲이 탄생했다. 하천의 형성은 주변 산들의 영향을 받고 있다. 골의 형태에 따라 물은 모여 흐르기 마련이다. 그래서 산천이 된다. 함양은 산이 높으니 골도 깊다. 하늘 정기가 산맥을 타고 이어져 강으로 흐르니 세상을 적신다. ..
상림의 숲에는 두 개의 길이 있다. 하나는 숲길이고 하나는 물길이다. 상림의 숲길과 물길은 남북을 가로지르며 펼쳐진다. 숲길은 인간의 생활·사유 활동이 낳은 유·무형의 길이고 물길은 생명의 원천을 나르는 자연의 길이다. 상림의 두 길은 인간의 손길을 거쳐왔고 지금도 손길을 타는 중이다. 상림의 두 길에는..
함양상림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모여 작은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숲을 이루는 나무는 낙엽활엽수이다. 이들 한 그루는 모두 위대한 변화를 이끌었던 속씨식물의 후손이다. 속씨식물의 탄생은 지구에 생물 다양성을 안겨주었다. 상림에서 담담하게 숲을 받치고 선 고목들은 대략 200년 정도 묵었다. 숲의 나무들을 살..
상림 숲에서 딱따구리와 다람쥐는 귀한 존재이다. 개체 수가 매우 적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들을 만나면 무척 반갑다. 지금까지 상림에서 본 딱따구리 종류는 큰오색딱다구리, 청딱따구리, 쇠딱따구리이다. 깃털 색이 화려한 큰오색딱따구리는 상림의 귀족 같다. 4년 동안 월별 관찰일지를 정리해 보니..
상림의 숲속에는 너무나 다른 눈길을 끄는 식물군이 있어왔다. 그 주인공들은 산죽과 꽃무릇이다. 산죽(조릿대)은 우리 산야에 자생하고 있지만, 꽃무릇은 중국 양자강이 고향이다.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 들어와 자생하고 있다. 두 식물의 생태환경을 보면 무리 근성이 무척 강하다. 다른 식물이 끼어 들어오는 것을..
상림 연밭에는 많은 물풀이 더불어 살고 있다. 오래전 논농사를 지으면서 함께 해온 것과 연밭을 만들면서 심은 것이 섞여 있다. 물달개비 물옥잠 올방개 사마귀풀 수염가래꽃 여뀌바늘 자귀풀 한련초 고마리 미국가막사리는 예전부터 논가에서 볼 수 있었다. 꽃창포 창포 노랑꽃창포 연꽃 어리연꽃 노랑어리연꽃 부..
함양상림에는 주변의 경관을 위해서 만든 연밭이 있다. 상림 안쪽에 있는 죽장들판이다. 이곳은 예전에 마을 사람들이 대대로 논농사를 지어오던 곳이다. 이 들판을 함양군에서 사들였다. 그리고는 상림 숲 가까운 쪽의 논에다 연꽃을 심었다. 연밭은 상림을 따라 남북으로 길게 늘어서 있다. 이곳에는 원앙, 흰뺨검..
언제부턴가 원앙은 함양상림의 사랑스런 가족이 되었다. 무성한 연밭, 참나무를 비롯한 고목의 숲, 그리고 위천 수원지의 자연환경이 연결고리를 갖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5월과 6월의 연밭에서는 뽀송뽀송 귀여운 원앙 가족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상림에서 즐길 수 있는 귀한 생물성 풍경이다. 원앙은 천연기념물 제327호..
숲의 오월은 싱그러움으로 출렁인다. 부드러운 햇살 머금은 햇잎에 푸른 꿈이 묻어난다. 숲길은 이미 아늑한 녹음으로 가득하다. 맨땅에 온전히 내려앉던 햇살이 점점이 흩어진다. 소풍 나온 아이들은 조잘거리며 뛰어논다. 삼삼오오 산책객의 발걸음에도 행복이 묻어난다. 때를 맞춰 찾아오는 자연의 호시절이다. ..
뿌리를 튼튼케 하는 봄바람이 분다. 숲을 흔드는 오후의 바람 소리가 요란하다. 지난여름 부지런히 만들었던 꽃눈이 움직여야 할 때이다. 메마른 나무등걸에서 노랗고 하얀 꽃들이 뿅뿅 솟아난다. 봄의 마법상자가 열린다. 길마가지나무, 산수유, 생강나무 등이다. 이 나무들은 봄의 전령이라 할만하다. 특히 길마가..
봄은 노랗고 조그맣게 온다. 상림의 봄숲은 아래에서부터 화들짝 놀라듯이 깨어난다. 낙엽활엽수로 이루어진 숲이라서 그렇다. 상림의 봄숲에는 아래까지 햇빛이 쨍쨍 들어온다. 봄꽃은 이 시기를 놓치지 않는다. 이때 풀꽃들은 재빠르게 자라나 반짝 꽃을 피운다. 이른 봄의 풀꽃들은 키가 10~20cm로 작은 편이다. ..
상림 숲의 중앙에는 사운정이 있다. 동쪽 곁에는 아담한 연못이 있다. 그 사이에 숲속 물도랑이 흐른다. 서쪽 곁에는 약수터를 비롯한 중앙산책로가 이어져 사람들이 붐비는 곳이다. 사운정은 누구나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삼삼오오 모여앉아 담소를 나누는 휴식 공간이다. 마을 노인들이 시조창을..
함양상림은 신라 때 최치원이 만든 것으로 전해 오는 마을숲이다. 역사적인 기록이 없기 때문에 전해 온다고 한다. 하지만 이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 오는 사실적인 이야기이다. 만든 때는 894년~898년 5년 사이로 보고 있다. 898년으로 잡아도 1120여 년이 지났다. 그래서 함양상림을 천년숲이라 부른다. 천년숲은 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