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양중학교 교장 김철근‘좋은 교사’란 어떤 교사인가?‘좋은 교사’는 ‘바람직한 교사상’을 지닌 교사를 말한다. 좋다고 여길만하거나 바랄만한 가치가 있는 바람직한 교사의 모습은 시대와 사회에 따라서 달라지는 상대적인 성격을 지닌다. 같은 시대. 사회 안에서도 교육철학. 교육기관의 유형. 그리고 교사 각자의 교육적 신념. 학부모의 요구. 학생들의 선호에 따라서 바람직한 교사의 모습은 제각각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바람직한 교사상. 즉 ‘좋은 교사’의 의미를 한마디로 규정하기에는 대단히 조심스러우면서 또한 어렵고 복잡하다고 할 수 있다.한국교육개발원 연구보고서(1981)에 의하면 한국의 교사. 학부모. 학생들은 이상적인 교사상으로 교육자로서의 신념을 지닌 교사. 학생에 대한 깊은 관심과 사랑을 지닌 교사. 인생에 대한 자세를 가르쳐 주는 교사를 생각하고 있으며. 담당 교과에 뛰어난 실력을 지닌 교사. 예절과 질서를 중시하는 엄격한 교사. 요령 있게 수업지도를 하는 교사를 이상적인 교사라 생각하는 사람들은 소수였음을 밝히고 있다(정태범. 2003).정태범(2003)의 연구에는 캐나다와 한국의 학생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교사상이 제시되고 있다. 캐나다의 경우 학생들이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교사는 교과목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효율적으로 수업을 지도하는 교사로 나타났다. 학생에 대한 관심은 그 다음이었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 학생들은 학생들에 대해 깊은 관심과 사랑을 가진 교사. 교육자로서의 실력을 지닌 교사. 인생 자세를 지도하는 교사를 이상적인 교사로 인식하였다.Arends(2004)은 19세기에는 아동들을 사랑하고 윤리적. 도덕적 품성을 갖춘 교사가 이상적인 교사였다면. 21세기에는 훌륭한 교육력을 갖춘 교사가 이상적인 교사임을 주장하였다. 그에 따르면 21세기 유능한 교사(effective teacher)들은 아동들과 신뢰 관계를 형성하며. 교수·학습에 대한 과학적인 지식을 갖고 있고. 가장 훌륭한 교육력을 발휘하기 위해 다양한 교수 전략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갖추고 있으며. 돌발적 상황에서 반성적 사고와 문제해결력을 가지고 사안을 잘 처리할 수 있는 교사를 말한다고 하였다.미국의 A. M. Gallup의 여론조사(2006)에 나타난 바람직한 교사의 특성을 순위로 보면 ① 이해와 의사소통의 가능성을 지닌 교사. ② 학생에게 공정하고 원칙을 지키는 교사. ③ 높은 도덕적 특성을 지닌 교사. ④ 학생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지닌 교사. ⑤ 헌신적인 교사. ⑥ 친근하고 좋은 성품을 지닌 교사. ⑦ 정결하고 깔끔한 외모를 지닌 교사로 나타났다.제한된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외국의 경우 전문직업인으로서 교육을 잘할 수 있는 교사를 이상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면. 우리나라는 지식과 기예를 전수하는 수준을 넘어서는 사람됨의 도리를 깨우쳐 주는 스승으로서의 교사를 이상적인 교사로 보는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좋은 교사’를 만들어 내지 못한다는 비판들교사를 양성하는 사범대학에 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정말로 필요한 역량을 갖춘 학생들이 교사 자격증을 취득하는가?’이다. 자신의 교과에 관한 충분한 지식도 제대로 획득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학생들에 대한 교육학적 이해도 부족하며. 실제 수업을 운영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재학 중에 충분하게 배우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수업을 어떻게 준비하고 운영하는지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교사 자격증만 취득하여 곧바로 교육현장에 나가는 것이 교사의 전문성을 형식적인 외침으로 만드는 큰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교원임용시험에 대한 비판들도 다양하다. 1991년 처음 도입된 교원임용시험의 경우 당초 지필고사 위주로 실시되다 이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가산점 제도를 도입했다가 또 다른 문제점으로 부각되어 폐지되는 등 여러 차례 수정되고 개선되었다. 우수한 교원 확보라는 당초 명분이 임용고시이후 과연 그 전보다 이루어져 있는지 냉철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임용고시 실시 이후 구태여 사범대 출신이 아니더라도 교직에 진출할 수 있고. 사범대에 진학하더라도 교원으로 임용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으므로 사범대에 대한 인기가 크게 떨어지는 요인이 되었다. 또한. 임용고시가 교사로서의 자질을 평가한다는 측면보다는 떨어뜨리기 위한 시험이라는 측면이 강하다는 지적도 있다. 교사는 사람을 다루고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일을 하는 직업인데 지금의 평가 체제로서는 ‘좋은 교사’를 선발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한국교총 및 전교조 등에서도 현행 임용시험 자체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사범대의 존립이 위협받지 않고 우수한 교원을 양성할 수 있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할 것”과 “예비교사들의 전문성을 신장할 수 있는 정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최근 들어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가 주최하고 (사)복지국가소사이어티와 비정규직교사협의회가 공동으로 주관한 ‘새 정부 이후 교원정책 토론회’에서 한 토론자는 교원 임용 방식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지방공무원으로도 교사를 채용하고. 지역 교육청 뿐 아니라 지방 정부에서도 교사를 채용하여 파견하는 방안 등 임용 방법의 다양화를 주장하기도 하였다.모두가 다 아는 진부한 이야기만 털어놓은 것 같다. 무수한 문제점과 대안들이 제시되어 왔지만 ‘좋은 교사’가 없다고 보는 시각들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지금까지 ‘좋은 교사’의 의미를 너무 교과서적인 입장에서 찾지는 않았는지. 교육이론서에 나오는 일반론적인 의미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는지 되묻고 싶다.  ‘좋은 교사’는 만들어진다.새 학년도를 맞이하는 학교의 모습은 어느 학교나 마찬가지로 약간은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모두들 분주하다. ‘새로 온 선생님은 어떤 분일까?’. ‘나는 무슨 업무를 맡게 되고. 어느 반 담임이 될까?’. 내가 맡은 반 아이들에 대한 기대. 학년 초에 세워야 할 각종 계획. 학교장의 학교경영 방향 등등 모든 것이 새롭고 어설프기까지 하다.교장. 교감. 행정실 뿐 아니라 여러 부서에서 쏟아져 나오는 요구사항들이 정신을 차리기 힘들 정도다. 이렇게 정신없이 바쁘게 흘러간 시간들이었지만 제법 그럴싸한 모습으로 새 학년도를 시작할 준비가 마무리 된듯하여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이것이 내가 본 학년 초 우리 학교의 모습이다.우리 학교는 그 어려운 임용고시를 통과하고 교직에 첫발을 내딛게 된 여덟 분의 선생님이 있다. 10년 이상 된 중견교사들도 어렵고 힘들어하는데 같은 일을 해내기가 얼마나 힘들고 고민스러웠을까! “정성을 다 하겠습니다.”라는 글씨가 선명한 이름표를 달고 1분이라도 수업에 늦을까봐 종종걸음으로 교실로 뛰어가는 새내기 선생님들의 모습이 참으로 신선해 보인다.난생 처음 담임을 맡아 ‘학급경영계획’도 작성해 보고. 시간 외 근무까지 신청하면서 밤이 깊어가는 데에도 내일 가르칠 학습지도안과 교재 준비에 여념이 없다. 어떤 반에서는 반 아이들 몇몇과 학급환경을 꾸미느라 분주하다.이런 모습들을 보며 나는 가끔 마주치는 새내기 선생님들께 “어때요. 힘들지 않으세요?”라고 묻는다. 그때마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아니오. 재미있는데요.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한다. 정말 기특하고 대견스럽다.올해 처음으로 학급경영 지원비로 16학급. 학급당 56만원씩의 예산을 편성하여 담임선생님들이 반 아이들과 협의하여 마음껏 쓰게 했다. 아직 어디에 써야할까 망설이는 모습들이다. “환경정리 하는데도 쓰고. 단합대회도 하고. 학급 특색과제를 실천하는데 필요하면 쓰도록 하세요.”라고 힌트도 주었다. 작은 권한이라도 가져서인지 이곳저곳 물어보며 어디에 쓸지 고민하고 있는 듯하다.얼마 전 교직원을 대상으로 ‘학교경영 방향 설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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