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에 비 온다고 하면 걱정부터 돼요. 이번엔 괜찮을지, 또 다른 피해가 생기진 않을지…. 수해 현장에 가면 정말 처참합니다. 토사가 덮쳐서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한데, 그래도 자원봉사자들이 무더운 날씨에 옷이 흠뻑 젖도록 땀을 뻘뻘 흘리며 애쓰고 있어요. 작은 손길이지만 이재민분들이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지난 7월 17일부터 20일까지 나흘간 하늘이 뚫린 듯 극한 호우가 쏟아졌다. 함양에서도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지만, 인근 산청과 합천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될 정도로 피해가 컸다. 경남도청에 따르면 산청의 경우 14명의 사망자와 1명의 실종자가 발생했고, 총 3만 414건에 4,914억 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그다음으로 피해가 컸던 합천에서는 사망자 또는 실종자가 발생하진 않았지만 피해 규모는 1만 2011건에 1,777억 원에 달했다. (8월 7일 집계 기준) 산청은 지난 봄 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입었던 지역이어서 이번 수해가 더 큰 안타까움을 안겼다.그러나 수마가 할퀴고 간 자리에 다시 희망이 피어나고 있다. 절망의 순간에 손 내밀어 주는 이웃이 있기 때문이다. 군인들과 많은 사람들이 수해 현장을 찾아 복구에 손을 보태고 있는 요즘, 함양에서도 수많은 봉사자들이 수해복구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함양군자원봉사센터에 따르면 △함양군의용소방대연합회 △생활개선회 함양군연합회 △함양군여성단체협의회 △한국여성농업인 함양군연합회 △함양군여성민방위대 △함양읍자원봉사협의회 △대한적십자봉사회 함양지구협의회 △자유총연맹 함양군지회 등 여러 사회단체가 봉사에 참여했다. 이들은 새벽 6시에 출발해 이른 아침부터 복구 작업에 나섰다.
여성단체협의회와 적십자봉사회를 통해 5번이나 수해 복구에 나선 이영미 회장은 흙으로 뒤덮인 산청의 딸기농장에서 복구 활동을 펼쳤고, 합천에서는 이재민과 봉사자를 위한 급식 봉사에 참여했다.이 회장은 “올해 농사를 다 망쳤다면서 한숨 쉬는 농민을 보면서 마음이 너무 무거웠다”며 “하지만 자신보다 더 큰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걱정하는 모습에 울컥했다”고 말했다. 이어 “직장에 다니는 봉사자들은 ‘이웃사촌인데 도와야 하지 않겠느냐’며 휴가를 내고 동참하는 등 무더위 속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면서 “하우스 안에서 1시간만 일해도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는데 누구 하나 불평불만이 없다”고 덧붙였다.
산청군 신등면에서 봉사한 윤선아 생활개선회 함양군연합회장은 “한낮은 너무 더워 일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회원들과 새벽부터 가서 복구에 참여했다”며 “처참한 현장을 직접 보니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그만 활동을 마치자고 해도 회원들이 하나라도 더 치우기 위해 애썼다”면서 “수해로 피해를 입으신 분들이 부디 용기 내서 다시 일어서길 바란다”고 기원했다.새마을운동 함양군지회에서도 40명씩 3번이나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김종화 새마을운동 함양군지회장은 “보여주기식 봉사가 아니라 모두가 진심으로 뛰어들어 하는 일인데 드러내고 싶지 않다”면서 말을 아꼈다.한편 자원봉사자들은 주택 및 농장 수해 복구 지원, 폐기물 처리, 도배·장판 교체, 도시락 및 급식 봉사 등 다양하게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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