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독일 복스베르그 양돈지역청 내 바이오가스 생산시설. 우리나라가 산업화되기 전에는 소와 돼지 등 가축의 분뇨는 귀한 대접받았다. 화학비료가 없던 시절 오로지 사람이나 가축의 분뇨만을 비료로 사용했기 때문에 이 같은 대접은 당연했다. 그러나 산업화로 인해 화학비료가 일상화되면서 가축분뇨는 역한 냄새와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폐기물로서 처리에 골머리를 앓게 됐다. 올해로 축산분뇨의 해양투기가 전면 금지되면서 우려했던 분뇨대란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농가에서는 분뇨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러나 외국의 선진 축산국가의 경우는 다르다. 물론 현지 실정 등에서 조금은 우리나라와 축산 여건이 다른 경우도 있지만 축산분뇨는 '자원 즉 돈'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완벽한 경축농법을 통한 퇴비로. 또는 신재생 에너지로 가축분뇨의 위상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와 외국의 선진 축산분뇨 처리형태를 보고 폐기물로서의 축산분뇨가 아닌 자원으로서의 축산분뇨의 활용에 대해 제시하려 한다. <편집자 주>1. 축산분뇨 폐기물인가 자원인가2. 축산분뇨 우리나라의 실태는3. 네덜란드 첨단 축산업의 실태4. 독일 생태순환농법을 배우다5. 독일 축산분뇨를 활용한 에너지 생산6. 스위스 축산분뇨에서 시작되는 마을공동체 5. 독일 축산분뇨를 활용한 에너지 생산우리나라에서는 축산분뇨의 대부분의 퇴비화나 정화 후 방류하는 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 등 유럽지역의 경우 축분을 이용한 다양한 활용방안을 모색 중이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이오가스’다. 축산분뇨를 발효시키면서 나오는 가스를 활용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제 시작단계인 축산분뇨의 바이오가스화가 유럽의 경우 3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특히 독일의 경우 오는 2024년까지 원자력발전소를 없애는 정책을 펴고 있어 바이오가스를 활용한 전력생산 등에 대한 연구가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 생산된 바이오가스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시설.△독일 복스베르그 양돈지역청복스베르그 양돈지역청은 독일 남서부에 위치한 바덴 뷔템베르크주 농업부 산한 연구기관이다. 뷔템베르크주는 본에서 약 320㎞ 떨어진 곳으로 5천여 양돈농가에서 어미기준 20만두. 도축용 120만두를 사육 중이다. 이중 800가구 정도가 바이오가스 생산 설비 보유하고 있다.2007년 신축된 이곳 연구소는 20만m²(20ha) 면적에 100여명의 연구원 포함 상주 직원이 연구를 하고 있다.이 연구소에서는 돼지 인공수정에서 사육. 도축까지 가능한 시설을 두루 갖추고 대학. 유관 대학 등 주변 기관 및 단체와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종돈 종자개량. 선진형 축사 모델 개발 등 돼지 사육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한다.대학이 순수 학문 연구를 수행한다면 센터는 실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하는 중간고리에 위치한 것이다.이곳에서 도출된 연구결과나 관련자료는 관할 주에 보고되고 양돈 농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마련이나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로도 활용된다. 과거 연구방향이 생산성 향상이라는 경제논리에 치우쳤다면 지금은 사육 동물에 대한 보호와 친환경 축산이 핵심이다.이곳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축산분뇨의 재활용 방안으로 축사를 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분뇨를 처리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를 진행중이다.책임자인 빌헬름 플란츠 박사는 "분뇨는 가치 있는 원자재 중 하나다. 분뇨에는 질소(N). 삼산화인(P2O3). 산화칼륨(K2O). 산화칼슘(CaO) 등 각종 미네랄이 풍부하게 포함돼 있다"며 "돈으로 환산하면 1㎥당 9.05유로(약 1만3천원)로 이런 분뇨가 없으면 일반 농가에서는 따로 비료를 사서 밭에 뿌려야 한다. 때문에 폐기물이란 표현은 아주 좋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 독일 복스베르그 양돈지역청 전경.△분뇨의 에너지화센터에는 어미돼지 250두를 포함해 새끼돼지까지 총 4천두 가량이 사육되고 있으며 하루에 총 10톤. 한해 4천톤 가량의 분뇨가 배출된다. 양돈지역청에서는 중점을 두는 분야가 바로 분뇨를 이용한 바이오가스 생산이다.특히 독일 정부는 일본 원전사태를 계기로 2024년까지 원자력발전소 없애기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이와 맞물려 축산분뇨를 활용한 바이오가스 기술의 개발과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독일에서 축산분뇨를 이용한 바이오가스 역사는 3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 시작했을 당시는 순수 분뇨만을 이용해 바이오 가스를 생산했지만 생산성이 현저히 떨어졌다. 이후 식물(곡물)을 함께 이용하면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었다.순수 퇴비로는 1톤당 1㎥의 바이오가스를 생산할 수 있지만. 옥수수와 분뇨를 7대3으로 섞으면 200㎥를. 음식물과 분뇨를 함께 섞어 사용할 경우 1톤당 300㎥로 큰 에너지 발생 효율을 낼 수 있다.이곳에서는 분뇨와 옥수수를 3대 7로 혼합하고 100일 정도 후 가스를 생산한다. 바이오 가스를 생산하기 위한 대형 저장탱크가 2기로 한쪽 설비에서 50일간 보관되고. 나머지 50일은 옆쪽 설비로 옮겨 보관한다. 분뇨는 매일 10t가량 들어오고. 옥수수는 매일 8t 정도가 반입된다.바이오가스가 만들어지면 가스를 태워서 전기를 생산하고. 그 열로 물을 데워 전체 설비와 돼지 축사의 난방에 사용한다. 센터 내 바이오가스 생산설비는 1시간에 400kw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설비 가동 시간이 한해 8.000시간인 점을 감안할 때 축산분뇨로 1년에 약 320만kw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는 셈이다. 대략 1ha 면적에서 생산되는 식물로 시간당 2kw 전력을 생산하며. 400kw의 전기는 대략 4인기준 6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최근에는 일반 축산농가에서도 바이오가스를 생산시설을 설치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바이오가스 생산시설 유무에 따라 농가 임대수익도 큰 차이가 난다.바이오가스 설비가 있는 경우. 한해 1hg당 1000유로를 받을 수 있지만 단순 축사는 1ha당 200유로가 고작이다.이는 농지 매입 단가가 1ha당 3만유로인 점을 감안할 때 상당히 높은 임대 수익이다. ▲ 바이오가스를 생산한 후 남은 찌꺼기도 훌륭한 퇴비로 활용된다.△부영양화 주범 '인'을 잡아라이 곳에서는 퇴비로 재활용되는 분뇨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연구목표 중 하나다. 관련 법규상 1ha면적의 농지에 뿌릴 수 있는 분뇨는 ‘어미돼지 1마리+새끼돼지 5마리’가 배출한 분뇨다. 이보다 많이 뿌릴 경우 부영양화현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규정대로라면 500마리 키우는 축산농가에서 배출되는 분뇨를 전량 토지에 뿌리려면 500ha에 달하는 농지가 필요하다.그러나 실제로 이 정도 면적을 보유한 농가는 드물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행 중인 게 분뇨에서 발생하는 ‘인’성분 제거 기술이다. 인성분은 부영양화의 주범이다.현재 연구가 진행 중인 기술을 활용하면 전체 인 성분 중 절반 이상을 제거할 수 있다. 이는 농지에 뿌리를 수 있는 분뇨량을 2배로 느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연구센터는 직업교육장으로도 활용된다. 센터 마이스터를 통해 양돈 사육관련 교육을 진행한다. 단지 돈벌이가 아닌 동물보호. 환경보호 등 기본가치 교육도 동시에 가르치고 있다. □ 플란츠 박사와의 일문일답▲ 플란츠 박사Q. 바이오가스 설비 투자비를 회수하는데 필요한 기간은?- 바이오가스는 수익율이 약 10∼12%다. 12년이면 수익선에 도달한다. 순수 돼지만 사육할 때 수익률은 고작 5∼6%다. 돼지만 키우면 20년 이상 걸린다. 다만 바이오가스 설비를 통해 실효를 얻으려면 소 50여 두. 돼지 200마리(어미돼지) 정도는 돼야 한다.Q. 바이오가스 설비 설치비용은 얼마 정도인지?- 평균 kw 생산하는 설비의 경우 4천유로 정도 비용이 든다. 이곳은 400kw 설비이므로 160만 유로(원화 22억원) 정도의 비용이 들었다.Q. 독일 전체 배출 분뇨 중 퇴비화. 바이오가스화 재활용 비율은?- 전체의 20%를 바이오가스로 재활용하고 있다. 바이오가스 생산 후 남는 물질은 미네랄을 고스란히 보유한 만큼 그대로 퇴비로 활용하고 있다. 곡물로 만든 바이오가스와 퇴비로 만든 바이오가스는 성분이 유사하다. 둘다 메탄가스(CH4)로 구성돼 있다. 단지 곡물의 경우. 냄새가 안난다. Q. 축사나 바이오가스 생산설비에 대한 정부지원은?-바이오가스 관련은 없다. 대신 축사는 시설비의 20%정도를 정부가 지원한다. ● 취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 발전지원 사업비를 지원 받았습니다.<강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