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림공원 건너편에 조성된 고운광장(도농 만남의 장) 조경수 절반 이상이 심은 지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죽었거나 현재 고사가 진행중이다.  잎도 피우지 못한 채 죽은 이 나무들 중 두 그루와 고사가 진행 중인 나무 한 그루의 뿌리를 확인한 결과 나무를 옮겨 심을 때 뿌리를 보호하기 위해 흙과 함께 꽁꽁 묶었던 고무밴드와 철근이 그대로 감겨있는 상태였다.   즉 이들 나무는 뿌리가 묶여진 채 그대로 심어졌던 것이다. 그러니 아무리 좋은 땅이라 해도 나무는 뿌리를 내리기 힘들었을 것이며 나뭇가지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것도. 잎을 피우는 것도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지난 10일과 11일 취재기자와 수목전문가가 동행한 가운데 현장을 확인했다. 수목전문가는 "지난 4월 준공한 것을 미뤄 짐작컨대 나무가 심어진 시기가 오랜 가뭄과 맞물렸고 태풍 등으로 뿌리 활착이 어려웠다고 볼 수 있으나 현재 고사한 나무를 봐선 이것이 근본원인이라 보기 어렵다"며 "나무를 식재할 때 근본적인 부실이 의심되며 전반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수목전문가의 발언대로라면 고운광장에 심어진 나무는 살리기 위해 심어놓은 것이 아니라 죽이기 위해 심어진 나무다. 고무밴드와 철근으로 뿌리가 감긴 나무가 어떻게 싱싱한 입을 피워내겠는가. 이 결과를 미뤄볼 때 시공업체가 하자보수 기간을 의도적으로 넘겨 부당이익을 챙기기 위한 얄팍한 상술을 쓴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고운광장 조성은 상림공원과 연계한 경관광장 조성사업으로 함양군이 소도읍 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3년에 걸쳐 총사업비 81억원(국비50%. 도비15%. 군비35%)이 지원됐으며 시공사는 경남 사천시에 위치한 W사다.  함양군은 고사한 나무와 관련해 지난 6월말 인지하고 시공업체에 하자보수를 요청하였으나 W사측에서는 소나무 등 나무식재 시기가 적당치 않아 오는 11월30일까지 보수할 것을 요청. 하자보수계획서를 제출해놓은 상태다.  한편 경관관장으로 조성된 고운광장 공원은 51.000㎡ 규모(축구경기장 약 8배 넓이)로 야외무대. 전통정자. 물레방아벽천. 금호미손 등 조형물. 조경. 산책로. 야생화동산. 어린이놀이터 등으로 구성돼 지난 4월 준공했다.   이 광장엔 소나무. 굴참나무. 상수리나무. 조형나무. 느티나무. 때죽나무 등 10여종에 수천 그루의 조경수가 심어져 있다.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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