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갑의 지리산 여행기145 지리산 마천 山中詩人 최장식 "목부작 솜씨 눈에 띄네!" <전문>“목부작 속에 작은 산하(山河)가 다 들어 있소. 절벽 바위 속에 핀 춘란. 엄천강 같은 강물도 흐르고 지리산 천왕봉같이 험준한 산도 있소. 나는 말이외다. 목부작을 바라보며 오정심관을 하오이다”오정심관(五停心觀). 어둡고 삿된 마음을 없애는 다섯가지 관법이다. ▲ 제목을 넣으세요목부작(木附作)이란 무엇인가? # 목부작은 죽은 고목을 손질해 그 고목 속에 풍란. 석곡. 이끼나 돌단풍. 콩짜게덩쿨이나 마삭줄 등 자연적인 소재를 이용해서 모양에 따라 연출하여 작품을 완성한 걸 말한다.목부작 재료로는 소나무 관솔이 쓰인다. 그 외 잡목(비자나무. 굴참나무. 감나무)도 자연스럽게 생기고 감상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면 좋은 목부재로 활용할 수 있다. 함양읍 교육지원청 앞 다락방 선술집에 가면 10여점 목부작이 진열되어 있다. 다락방 주인장 홍차순 여사의 말이다. “이 목부작? 마천 사는 시인 최장식씨(지리산문학회원)가 만든 겁니다”- (목부작에 부착된 꽃이) 석곡인가 봐요?“아. 그렇군요. 석곡은 촉수가 잘 늘고 건강하며 섭씨 0도 정도 낮은 온도에서도 견딜 수 있지요. 세밀한 관리를 하지 않아도 잘 자라서 해마다 아름다운 꽃을 피우더군요”석곡은 바위나 죽은 나무 줄기에 붙어서 자란다. 줄기는 여러 개가 뭉쳐나고 곧게 서며 다육질이고 높이가 10∼20cm이다. 오래된 줄기는 잎이 없고 마디만 있으며 녹색을 띤 갈색이다. 잎은 어긋나고 바소꼴이며 길이가 4∼7cm이고 짙은 녹색이며 끝이 둔하고 밑 부분이 잎집과 연결된다. 꽃은 5∼6월에 흰색이나 분홍색으로 핀다.석곡 옆 목부작을 보니 춘란(春蘭)도 피어있다. 학명은 Cymbidium goeringii REICHB. fil. 희고 옆으로 주름진 뿌리가 길게 사방으로 퍼지고 중앙에서 잎이 모여 나온다. 잎은 선형이며. 길이 20∼50㎝. 너비 6∼10㎜로서 끝이 뾰족하고 가장자리에 까칠까칠한 톱니가 있으며. 3맥이 뚜렷하다.어디서 읽었더라? 최인호 대하역사소설 <유림(儒林)>이었나? 이퇴계 선생. 연인 두향(기생)이를 그리워하면서 목부작 속에 핀 춘란. 애타게 바라봤다고 했었지? 이퇴계 선생은 춘란을 바라보며 연인 두향이 그리워 하다가. 목부작 속에 굼틀거리는 대자연 풍광을 관조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목부작 속에는 산. 하늘. 강. 바람 그리고 구름 등 작은 우주가 들어 있다. 그런 생각으로 최장식 시인 목부작을 다시 감상해봤다. 과연! 최장식 시인 목부작 속에도 지리산이 있고 엄천강이 흐르고 벽소령 달빛이 어른거린다. # 최장식 시인은 벽소령이 한눈에 보이는 마천면내 언덕배기에서 산다. 언덕배기로 올라가는 길이 가파르다. 그 길 주변. 오랜 세월을 버텨온 오두막집들이 있고 그 오두막 사이로 보이는 감나무가지에 빨간 감들이 주렁주렁 열려 있다.“워따매. 보여줄 게 하나도 업는디. 남사스럽소이(부끄럽구먼)”최장식 시인은 전북 순창군 인계면 생이다. 1979년 옛 체신부 우편배달부 직원으로 발령받고. 경남으로 들어왔다. 1979년 약 6개월간 마산서 근무하다가 그 후 함양으로 발령. 30여년간 함양서 집배원 생활을 했다. 4년전 명예퇴직 후 낮에는 목부작 만들고 밤에는 원고지를 꺼내놓고 시 창작에 몰두하고 있다. “명예퇴직 후 그동안 빈둥빈둥. 마을사람들캉 고스톱이나 하고 살았제. 그것도 재미없더라고. 돈 몇푼 잃어 마음이 초조. 돈 몇푼 따. 그것. 재테크도 안되고. 이렇게 살아선 안된다 싶어. 목부작 창작하기로 했는디. 아이고 요놈 증말 재밌더라구. 옴메! 심신수련에 이것보다 나은 게 없더라구”-목부작 재료가 특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