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갑 지리산 여행기 144편 베트남서 시집 온 쿠엔 캄 주엔 VS 시어머니 하연향 할머니 ▲ 지리산 명당터 등구마을 심종섭 농부 집 뜨락에서 온가족이 기념사진 한 장 찰칵!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고부(姑婦) “베트남 사돈집에 집수리비 전해준 사연” 마천농협. 함양다문화가족센터에서 강력추천! # ‘지옥의 묵시록’(프란시스 포드 코플라 감독)은 월남전쟁을 그린 영화다. 이 영화 하이라이트는 수백대의 헬기 공습장면. 미국헬기 조종사들은 바그너의 ‘발퀴레’ 선율을 타고 월남 어느 마을에 포탄을 퍼붓는다. 마을을 초토화시킨 미군은. 생존해있는 나머지 월남 사람들을 학살하기 위해. 마을 초등학교에 헬기를 착륙시킨다. 이때. 17세 가량 앳된 월남 소녀가 헬기 조종석 속으로 다가와 수류탄을 투하한다. 그리고 미군에 의해 처참하게 사살되고 만다. 월남 소녀의 수류탄 투척 장면! 필자는 이 장면을 지켜보고선 <조국을 지키려는 월남 여성들의 숭고한 정신>을 재삼 느낄 수 있었다. 베트남 하노이시(市) 리 트롱키에트 36번가에 베트남여성박물관이 있다. 박물관 1층에 들어서면 아기를 어깨에 메고 있는 여성상(女性像)이 눈길을 끈다. 높이 4미터 전체 금으로 입혀진 이 여성상은 베트남 유명작가 포 투엉의 작품이다. 시대의 바람 속에 서 있는 중년 어머니 모습을 하고 있다. 베트남 박물관 측 해설에 따르면 “아기를 어깨에 맨 것은 여성의 어깨 위에 사회의 미래가 있음을 상징합니다”영화 ‘지옥의 묵시록’ 하노이시 ‘여성상’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월남 여성들은. 여성 특유 심성인. 모성애를 뛰어넘어 조국 안위를 염려하는 수호령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베트남은 치욕의 역사를 갖고 있다. 중국 프랑스 일본 미국으로부터 잇단 침공을 받아온 나라다. 외세 침략이 있을 때마다 월남 여성들은 가족과 조국을 지키기 위해 (월남)남자들보다 한발 앞서. 외세를 막아내는 역할을 해. 주목을 받았다. 월남 여성들은 근면하고 생활력이 아주 강하다. # 이번 주 지리산 여행기는 함양산골에 시집온 한 베트남 여인의 억척분투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아봤다. 함양군 마천면 구양리 등구마을길 38번지 심종섭 농부(45)집 마당. 촤르르 최르르 가을 햇살을 부서뜨리며 잠자리 한 마리가 날고 있다. 저 멀리 지리산 산허리로 흰 구름띠 하나 길게 걸쳐 있고. “마. 아무 짓이나 해도 예뿌다카이. 이녘만리 먼 곳에서 우리나라에 와 가꼬 알토란같은 새끼 세 마리를 확 낳아주지 않았나. 하는 일 하는 짓마다 예뻐 죽겠다 마” 심종섭 모친 하연향(67) 할머니의 며느리 칭찬이다. 며느리가 취재진에게 포도 몇 송이를 가져오며 “올해 심은 건데. 너구리란 놈이 훔쳐먹는 바람에 요것밖에 안 남았습니다”며느리 우웬 캄 주엔(한국명: 감수연)이 화사한 웃음을 터트린다. 나이를 물었더니 “서른살입니다. 주민등록상으로는 28세구요” 남편과는 15세 차이가 난다. 외모로 보아 처녀 같은데 슬하에 벌써 떡두꺼비가 세마리나 된다. 모친의 말이다. “아. 아부지(심종섭)가 독자인데 며느리가 들어와서 대를 이어 줘 올마나 고마운지 모르겄소. 팔불출들이나 며느리 자랑한다만서도 우리 며느리는 증말 심성이 착하고 시어머니 공양 잘하고 근면성실헙니다요. 보시다시피 이 산골에 무슨 돈 벌 게 있겄소. 논 몇 마지기 고추 고사리 몇평 심구며 살고 있습니다. 이러허이 누가 이 깡촌에 시집올라 하겠소. 종섭(아들)이가 전생에 인덕을 쌓았는가 조렇게 예뿐 며느리가 우리 집에 들어와 집을 일으켜 세워주이… 증말 감사합니다”며느리 우웬 캄 주엔은 함양에 시집 온 후 자식을 낳고 마천 농협에서 허드레 노동을 했다. 마천농협측에 의하면 “참 부지런하고 성실한 다문화가족이었습니다. 점심식사 후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설겆이를 거의 매일 혼자서 하곤 했죠”(이러한 공로가 인정되어. 마천농협 강신오 조합장은 우웬 캄 주엔으로 하여금 베트남 친정나들이 경비를 지원했다) 여주(쓴오이) 음식 잘 만들어요나중. 월남쌈 식당하고 싶어요# 자. 지금부터 함양깡촌농부 심종섭의 베트남 여성 아내 맞이하기 비하인드스토리를 들어보자. “2005년 봄. 국제결혼 대행업체 주선으로 베트남 호치민시에 가 아내를 처음 만나게 되었습니다. 처음 대면했을 때 아! 바로 저 여자다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저와 어머니는 독실한 기독교인입니다. 마천교회에 나가지요. 아내를 처음 본 순간. 어릴 때 내가 사모했던 마천교회 소녀캉 똑같이 생깅거라요. 아내는 그때(2005) 호치민시 신발공장 공원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아내에게 말했지요. 나는 그다지 부유하지 못하다. 그러나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겠다. 둘이 억척분투 살다보면 좋은 일. 행복한 일도 있지 않겠느냐. 아내도 제가 그다지 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