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만인보 2 가난한 예술가들의 문화살롱 다락방 여주인 홍차순 ▲  다락방을 지키는 홍차순 시인. 가을별미는 시래기국에 시인의 미소!   # 선술집 주막과 관련된 기사를 쓰려니… 톱스타 최불암 어머니가 생각난다. 최불암 모친은 한국동란(6·25) 직후 서울 명동거리에서 3평짜리 주막(恩成)을 경영했다. 공초(空超) 오상순 시인. <목마와 숙녀> 박인환 시인. 드라마작가 이진섭씨 등이 서리 내린 가을 황혼녘 무거운 짐 지고 가파른 언덕 향해 오르내리는 나귀처럼. 밤이면 밤마다 이 주막을 찾았다. 최불암 모친은 노숙자와 다름없는. 이들 시인들을 따뜻하게 대해줬다. 박인환 시인은 은성 주막 한 모통이에서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같은 불후의 시를 창작해 화제를 모았다. 최불암은 어머니 주막 <은성>을 이렇게 회고한다. “어머니는 참 손이 컸습니다. 특히 가난한 예술가들에게 용기를 북돋아 준 팔품행보살이었지요……”   지리산 구름동자가 그린 禪畵 바라보며 쐬주 한잔 콱! # 함양에도 은성(恩成)이 있다. 함양의 가난한 예술가들의 문화살롱 ‘다락방’. 교육지원청 길 건너 위치. 탁자 5개에 의자 예닐곱 개가 전부. 빙 둘러앉으면 15명이나 앉을까? 이곳 주요단골손님으로는 지리산 구름동자 문길(선화가로 유명하다). 정덕성 원로시인. 정경화. 지녕스님. 하선국 제씨. 이들은 밤마다 다락방에 모여 쐬주 한잔 나누며 “함양 문학 발전”을 논하고 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눈다.단골손님들의 술 마시는 폼도 제각각. 정경화 시인(몸이 좀 불편하다). 젓가락으로 김치 한조각 집어먹는 모습. 가히 신의 경지에 달했다. 정경화 시인에겐 꿈이 있다. 자신이 쓴 지리산 시 한편이 학교 교과서에 수록되었으면 하는 꿈!검도 4단 하선국 시인. 대하역사드라마 ‘武神’ 주인공 김주혁처럼 정자세로 술을 마신다. 지리산 동자 문길시인은 흥(興) 나면. 허리띠를 푼다. 허리띠는 색소폰처럼 둔갑한다!   공부 담쌓은 고교생하교 후 번개처럼 이곳에 집결! # 다락방(055-962-3080)은 1997년 개업했다. 피자와 돈가스가 주메뉴. 원래 이 곳은 함양 고삐리(고교생)들의 청춘살롱. 공부와 담쌓은 남녀 고삐리들의 필수 순례지!이들은 다락방에 집결. (당시 유행가) HOT 노래 크게 틀어놓고 청춘사업에 몰두했다. 그러다 IMF 여파로 부모로부터 용돈조달이 막히자 고삐리들 출입은 사라지고 성인전용 문화살롱으로 바뀌었다. 주인 홍차순 시인(지리산 문학회 회원)의 말이다.“영화 <말죽거리 잔혹사> 봤나요? 1997년 다락방 풍경이 꼭 이 영화 한 장면 같았어요. 학교수업이 끝나자마자 번개처럼 다락방에 달려와 사랑하는(?) 여친을 기다리는 여드름 고교생들이 진을 쳤죠. 그때 그 학생들. 추석 때 고향 찾았다가 이 곳에 들러 지난날을 추억하기도 하지요”  -(농 삼아) 당시 고삐리 중에 미모의 홍차순 시인. 사모한 놈도 있을 법한데?"(손사래하며) 씰데 없는 소리!" 다락방 벽에 주모 홍차순 시인이 쓴 지리산 관련 시가 붙어져 있고 그 옆에 노래하는 가수 스님 심진당의 손글씨가 놓여져 있다.  -개인적으로 저는. 심진 스님 노래 ‘‘무상초’ 무척 좋아합니다. 지리산 자락 문화살롱 다락방에 앉아 스님. 애절한 노래를 듣고 싶습니다. 테이프 있어요?“있어요. 틀어 드릴까?”  -다락방은 작은 갤러리같습니다. 시와 그림이 가득하군요?“바로 저 고목! 오랜간 우편배달부를 한 최장식 시인이 손수 만든 분재인데. 지리산 기운이 가득하잖아요? 벽엔 문길 선화가가 그린 선화. 저는 이 그림을 보면서 불교에서 말하는 공(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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