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 장애를 가진 A(40)씨. 전동휠체어를 이용해 움직일 수 밖에 없는 A씨는 읍 지역에 볼일을 보러 올 때마다 곤욕을 치른다. 전동휠체어를 이용해 도로로 움직이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갑자기 찾아오는 생리현상으로 인해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이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다.A씨는 "볼일을 보러 나올 때는 미리 집에서 해결하고 오지만 생리현상인데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다"며 "어쩔 수 없이 장애인 화장실이 마련된 군청에서 해결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함양군내 장애인은 3.700여명으로 군내 전체 인구의 약 10%를 차지한다. 그러나 정작 이들 장애인들에 대한 편의시설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특히 군내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읍지역에 장애인 화장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르는 실정이다. 함양군에 따르면 8월 현재 군내 등록된 장애인은 3.739명으로 이중 지체 장애인이 2.019명. 청각. 시각 장애인이 각각 400명과 351명. 지적 장애가 257명 등으로 나타났다.장애인 화장실 표시를 하고 따로 마련된 곳은 군청과 읍사무소 밖에 없었다. 대부분의 공공기관은 장애인을 위한 화장실은 마련돼 있지만 정작 장애인들이 접근하기 어렵다.군민들이 많이 찾는 시외버스터미널은 아예 장애인용 화장실이 마련되지 않았으며 중앙시장의 공공화장실은 장애인 시설이 있었지만 변기 고장이라는 안내문이 붙어있고 문이 잠겨 있었다. 함양보건소의 경우 따로 장애인 화장실이라는 표시를 해놓지는 않았지만 화장실 내부 부스에 보조 손잡이 등을 설치해 장애인들이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를 해 놨다. 그러나 장애인 겸용 표시를 해 놓지는 않았다.읍내 농축협과 은행 등에도 장애인 전용 화장실이 마련되지 않았으며 일부에서는 아예 장애인이 접근할 수 없을 정도로 시설이 열악했다.함양 도서관의 경우는 입구부터 가파른 언덕으로 휠체어 등을 이용한 장애인의 접근이 어려웠으며 장애인용 화장실도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한국지체장애인협회 함양군지회 서윤권 지회장은 "장애인들을 위한 화장실이 의무사항이 아니므로 넓은 공간과 시설을 하려 하지 않는다. 신축 건물이 아니면 의무사항도 아니고 권고사항으로 '해주십사'라는 부탁밖에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다 많은 장애인 시설이 갖춰져 마음놓고 다닐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군 관계자는 "조만간 장애인 시설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시설보강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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