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 선생이 <만인보>를 썼듯이 주간함양도 함양판 <만인보>를 연재합니다. 함양 고을에 사는 필부들… 그들의 기막힌 사연. 살아가는 모습을 한 폭의 수채화처럼 글로 옮겨. 여러분에게 들려드립니다. 만인보에 담을 주인공도 찾아주세요. 연락처 055)963-4211      우리 고을 이색인물의 이색적인 삶을 소개합니다새연재/ 함양 萬人譜①최고령 염쟁이 뒷골 늑대  ▲ 팔령고개 모씨 묘터에서 묘를 관(觀)하고 있는 뒷골 늑대. “내 나이 37세 때 월하빙인(月下氷人)으로부터 천생연(天生緣)을 얻어 염을 하게 되었네"  “시신과 대화한다!시신 억울함 대신. 풀어준다!"  ‘식스센스’는 심령(心靈) 미스터리 영화다. 영화 주인공 콜 시어(8세)는 자폐증환자다. 콜 시어 소년은 남과 어울리기를 무척 싫어하고 노상 방에서만 지낸다. 이런 콜 시어에게 날마다 이런저런 귀신들이 출몰. 자신들의 억울한 죽음을 하소연한다. (영화 속) 중년여성 귀신은 마치 남편을 향해 소리를 지르는 듯이 콜 시어에게 자신의 억울함을 낱낱이 털어 놓는가하면 소녀 귀신은 생전 계모가 자신에게 구타한 사실을 토해낸다. 정녕 귀신은 존재하는가?       함양에 시신과 대화를 나누는 염사(염쟁이)가 있다.   “수동 화산리에 뒷골 늑대(본명 강정석)라는 영감이 사네. 20여년간 함양성심병원 영안실에서 염을 했었지. 시신 냉동실로 들어가 오수를 즐기는 괴짜 염사인데. 그 분 취재하면 시신과 관련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거야”-왜. 뒷골 늑대입니까?“생김새가 꼭 늑대처럼 생겼다카이. 코도 아주 크고 눈빛도 매섭고. 우락부락하게 생겼지”수소문 끝에 뒷골 늑대를 만났다. 77세. 노인은 찐빵 비닐봉지를 들고 나타났다. “365일 찐빵만 묵는다 나는. 함양서 찐빵 제일 잘하는 집은 연밭머리 정육식당 길 건너편 할매집이지 흐흐흐. (사이) 아마. 그때가 그러니까. 97년도 여름이었지. 라지오(라디오)에서 방송 멘트가 나오는데 단군이래 최고 더위라 카데. 엣따 모리겠다 시신 냉동실로 들어가 잠이나 자자. 냉동실에서 코를 드릉드릉 골며 자고 있는데 누가 내 어깨를 흔들며 깨워. 누고? 저. 어제 농약 묵고 죽은 총각시신임니더. 제가 말임니더. 돈 2백만원 땜에 자살 항거라요. 내 죽음. 너무나 억울해 염사님헌티 하소연하고자 하오니 제 억울함 좀 풀어주소 할배요. 제가 봉식(가명)이한테 노름빚 2백 빌려준 적이 있소. 4년이 지나도 원금을 안 갚길래 그 놈과 대판 싸우고 홧김에 농약 묵고 죽응거라요. 네 이놈. 그깐 일로 죽어? 염사님. 그 돈 좀 받아 아우들에게 제 장례비에 보태 쓰게 해주소. 하고선 자신의 집안 내력을 소상하게 내 한테 들려주능거라. 잠에서 깨어나 유족들을 불러 집안 내력과 돈 2백 사건을 들려줬지. 봉식이(노름빚쟁이)한테 죽은 이 말. 전하니 아이고야! 혼비백산하능거라. 함양 나이 많은 사람들… 이 이야기. 다 알고있을끼라. 이외. 시신 냉동실에 누버(누워) 자다 보면 별 희한한 귀신들이 다 나타나 자신이 왜 죽었는지 나한테 들려준 사연. 당신한테 이바구할라몬 10박11일은 걸린다 마!”      묘 시신한테 물 괴면후손들 비명횡사한다!    염쟁이 뒷골늑대는 함양군 수동면 화산리 사람. 나이 37세 때 몸 속에 잡신이 들어왔다. 빙의치료차 무당 찾아갔더니. 수동 연화산 경방탑 뒤 당산에 가 100일 치성을 드려야 잡신이 물러간다고 했다. 해서 당산에 가 백일기도를 올렸다. 그때 백발노인이 나타나 “자네를 보자허니 마음속이 온량하야 인정이 저며 있구나. 박수무당할텐가. 이기(利己)를 버리고 남을 위해 적선. 공헌헐텐가. 후자를 택하몬 자네는 복수강령(福壽康寧)할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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