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영순 논설위원우리나라 웰빙 음식 요리사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윤정진 쉐프가 있다. 한식 전도사라 불리며 각종 매체와 방송을 통해 우리 음식의 진가를 널리 알리고 있는데. 지난해 이 분이 함양 양파로 만든 ‘홍삼양파찜’이 각광을 받았다. 양파수확이 한창인 초여름에 어울리는 보양식을 겸한 요리로 궁중에서 즐겨 먹었던 양파찜과 해삼전을 접목한 요리인데. 바다의 산삼이라는 홍삼을 다져 넣어 꼬들꼬들하게 씹히는 맛과 두부의 담백한 맛 그리고 양파의 단맛이 첨가되어 맛의 어울림이 환상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함양양파는 함양 전역에서 양파재배를 하고 그 수확량과 소득이 월등하게 뛰어나 함양 농·특산물 소득에서 맨 앞줄에 서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도와 강도가 강하기에 저장성이 뛰어나 타 지역인들이 구매를 했을 시에 오랫동안 보관이 수월한 함양양파이다. 이렇듯 함양양파의 명성은 널리 알려져 식재료 연구가의 손길로 로컬 푸드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많은 문화재와 이야기를 따라 함양을 방문한 많은 사람들은 제일 먼저 얘기하길 ‘물맛’이 다르다고 한다. 가장 기본이 되는 물맛이 좋아서일까 함양엔 참으로 다양한 농작물들이 빛을 발하고 있다.우리나라에서 함양은 게르마늄 토질로 모든 농작물이 우수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게르마늄은 1885년 독일 빙클러교수가 물질 원소 중에서 게르마늄을 분석해 내어 붙인 이름으로 지표상의 흙과 식물에도 포함되어 있는데 한약재 특히 인삼과 산삼 등에 함유되어 있고 지하수에도 녹아 있어 광천수와 온천수가 인정받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함양토질은 인삼재배지인 금산보다 게르마늄을 3배나 높게 함유하고 있고 경남의 부산과 울산의 평균보다 6배의 함량으로 평균 1.9mg/kg인데 모든 농산물이 인정받는 학술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최근 들어 ‘함양 8품(八品) 8미(八味)’가 선정되었다.8품은 풍부한 지역여건이 반영된 발전가능성 있고 함양을 대표하는 농특산물을 말하고 8미는 전통성 있고 함양을 대표하는 음식을 지칭한다. 함양 8품엔 함양곶감. 함양양파. 함양산양삼. 함양사과. 함양쌀. 함양오미자. 옻(옻순 옻칯). 함양전통주가 해당된다.함양 8미엔 함양흑돼지. 산채비빔밥. 함양어탕. 함양백숙. 함양연밥. 갈비탕(찜). 함양흑염소. 청국장순두부찌개가 선정되었다.8품 8미를 선정하기 위해 오랜 함양의 음식문화를 통한 기획과 한 달간 대상품목 38품39미를 조사하여 17개 항목 설문대상을 통해 최종 선정되었다. 각 계의 여론을 모으기 위해 20세 이상의 함양군내 거주자. 출향 향우. 유관기관단체. 공무원 등 1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를 토대로 함양군 여러 기관의 자문을 거쳐 최종 선정된 것이 바로 8품 8미이다. 음식은 단순한 먹을거리가 아니라 그 지역의 생활과 문화를 대신한다. 따라서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 특산물로 만들어진 음식은 그 지역 이미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지역의 향토음식은 자연과 역사. 지역인들의 정서가 스며들어 있는 “지역문화의 결정체‘ 라고 할 만큼 지역의 관광자원으로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최근 들어 문화재를 통한 지역 알리기보다 음식을 통한 지역문화 알리기가 확산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함양의 8품 8미는 먹을거리(食). 쉴거리(休). 볼거리(景). 누릴거리(樂). 살거리(安)의 하나로 적극적인 음식문화를 펼쳐나가게 될 것이다.‘함양 8경’과 함께 펼쳐지는 음식문화. ‘함양 8품 8미’는 새로운 먹거리의 품격으로 그 속에 녹아있는 삶의 흔적과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산간오지의 척박한 환경에서 그러나 비옥한 게르마늄 토양에서 생산해내는 함양의 농·특산물은 오랫동안 묻혀있던 보석이 빛을 발하듯 음식문화의 새로운 지평선이 되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