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일기6편 청소년! 정신건강 어떠한지!!! ▲ 손현숙(함양제일고 교사) 1학기에 전국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 정서·행동 선별검사”를 실시했습니다. 결과를 보면 학교마다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대략 20∼30% 학생들이 불안. 우울. ADHD. 자살 등에서 고 위험군이라는 통계가 나왔습니다. 학교교칙이나 질서를 지키지 않는 기본 생활질서 위반 학생은 빼고 처리한 결과이니 그 항목을 넣으면 숫자가 더 늘어 날 것입니다.‘재물을 잃으면 조금 잃은 것이요.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은 것이며.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다 잃은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세상 어떤 가치보다 소중한 것이 건강이며 건강을 잃고서는 재물이고 명예가 아무 필요가 없다는 말이기도 하지요. 인생을 좀 살고 난 40대 이후라면 건강관리에 소홀했던 사람이나 이런 저런 스트레스로 또 그럴 수도 있겠다고 수긍이 가지만 한창 시기인 10대 청소년들의 건강에 적신호의 조짐이 보인다는 것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입니다. 과도한 입시경쟁에 시달리는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이 시력저하. 비만. 척추측만. 위장병 등 신체에 이상이 있을 것이라고 대충 짐작은 하지만 더 심각한 것은 정신건강 부분입니다.정신과 질환의 급증에 대한 실태를 살펴보면 청소년 자살. 우울증(자살로 진행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함). 은둔형 외톨이. 품행장애 및 반사회성 인격장애 기타 원인 모를 각종 정신 질환 등이 유의미한 통계로 수치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통계수치에서 다소 차이들이 있지만 청소년 사망원인 1위가 자살(2위 사고)이고. OECD 국가 중 청소년 자살률 1위가 대한민국인 건 사실인 듯 합니다.자살의 원인으로는 성적하락(진학고민). 가정불화(부모이혼. 가정폭력). 학교폭력. 교우관계(친구와의 불화. 단절) 우울증 등이 외형적인 원인으로 나타납니다. 좀 더 심도 있는 요인들을 짚어보면 ① 환경호르몬에 의한 신경계 이상 ② 학업 등의 과도한 스트레스 ③ 미네랄이 부족한 가공식품 과다섭취 ④ 과도한 인터넷 게임 ⑤ 미래에 대한 불안 ⑥ 각종 약물 오남용 ⑦ 인간관계가 취약한 사회구조 ⑧ 도시화로 인해 자연과 격리되는 문화를 들 수 있겠습니다. 사회심리적 요인으로는 가정불화와 폭력으로 인한 폭력의 학습화. 가족구성원의 대화 단절 및 관계약화. 가정의 붕괴를 가속화시키는 사회양극화를 첫 번째로 들 수 있겠고 두 번째는 비만 등 신체적 조건. 외모지상주의 문화. 자녀수의 감소로 인해 교우관계가 원만하지 못하고 서투름. 비난. 비교 중심의 가정에서의 대화문화. 경쟁중심의 학교문화에서 자존감이 약하고 상처를 입는 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우리청소년들에게 요구되는 과도한 학습과 경쟁으로. 영어를 중심으로 한 왜곡된 조기교육. 입시중심의 양육문화. 과도한 학습량. 무엇보다 근본적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경쟁중심의 교육문화라 할 수 있으며 또 과도한 학습. 지나친 인터넷 게임으로 인한 수면부족을 들 수 있고 놀이와 운동의 부족을 들 수 있습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운동은 스트레스해소와 교우관계를 원만히 해주며 협동. 팀웍. 리더십 등 다양한 연계를 통해 정신건강을 증진시켜주는 필수적인 활동입니다. 우리나라 IT문화를 발전시키는 주요한 계층이 청소년들이라지만 그 폐해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온라인에 몰입함으로서 체력저하. 게임중독은 물론 인터넷과 미디어에 과도하게 의지하게 만들어 오프라인 선상에서의 사회적 관계가 축소되고 대인관계 맺기에 문제가 발생하며 인간의 개별화는 사회적 관계를 약화시켜 은둔형 외톨이. 반사회적 인격장애 등 인간소외 현상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옵니다.또 저 출산 초고령화에 따른 자녀의 과보호 문화가 아이들을 나약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입시교육의 강화가 신지식 기반사회로 가는 길이라고 믿는 경쟁중심의 양육문화는 아이들 건강이라는 기본문제조차 양육과 교육과정에서 소홀하게 되었는데 그 밑바탕에는 인간에 대한 이해부족. 미래에 대한 불안. 생명에 대한 경시 풍조가 깔려 있다 할 것입니다.‘온 마을이 나서야 아이 한 명을 키운다’고 했는데 출산률이 극히 감소하고 있는 시점에서 청소년의 건강은 ‘한 개인의 삶의 질’ 이라는 부분 또 ‘한 국가의 미래 성장동력’ 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위에서 나온 건전한 정신을 위협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꼼꼼히 점검하여 미리 예방함으로써 청소년들이 건전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좋은 여건을 만들려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겠습니다. 또 한편으로 정서·행동선별검사가 검사로만 끝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 학생들의 문제가 더 이상 고착화되기 전에 학부모. 교사. 전문상담가를 중심으로 하여 사회전체가 관심을 가지고 대상 학생들이 지닌 미해결과제를 다루어 문제의 소지를 가볍게 해 두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해 집니다.세계보건기구(WHO)의 건강에 대한 정의를 보면 “다만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다는 것만이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것” 으로 영적인 안녕(spritual wellbeing)까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거기서 더 확대된 건강의 개념은 대기. 수질. 토양오염과 환경호르몬.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포함하여 인간이 자연생태계와 합일(合一)하는 입장까지를 포함합니다.속도와 효율. 경쟁을 중심 가치로 한 지식정보의 네트워크사회가 창조와 동시에 변형을 추구해 왔다면 이제는 생명의 상호연관성을 강조하는 느림과 상생의 자연 질서를 중심에 둔 생명 네트워크를 통해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사회로 나가야 할 시점입니다. 이즈음 시대의 화두는 ‘정신이 건강해야 산다.’ 혹은 ‘ 정신이 건강해야 최소한 살아남는다’고 해도 크게 과장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