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갑의 지리산 여행기137편지구상에서 가장 작고 아름다운 시골교회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휴천면 남호리 엄천교회“이곳은 치매노인들의 오아시스!”함양군 휴천면 남호리는 엄천강 하류에 위치해 있다. 예수가 그렇게 했듯이 엄천교회 김재철 목사는 낮은 데로 임(臨)한 채 시골 치매 노인들을 지극 정성으로 돌보고 있다. 교회 청지기는 명예권사 정차순. 문순분. 강복순. 사무권사 김미조. 양영자. 제1.2 여전도회장 허승주. 김판순 씨 등.   "몽실언니 권정생 선생 같이 살고 있습니다"함양군 휴천면 남호리는 엄천강 하류에 위치해 있다. 남호리 아스팔트 길가에 점필재 김종직 선생 관영차밭이 있고 그 길 건너 허름한 시골예배당이 있다. 엄천교회. 예배당 앞에 몇 백년 호두나무. 큰 그늘을 이루고 있다. 이곳은 함양하고도 오지. 예배당 주변엔 집이 몇 채 밖에 없다. 하늘에 떠있는 구름이나. 교회뒷산 종달새 정도. 주일이면 예배당에 출석하겠다싶다. 엄천교회 김재철 목사를 만났다. 목사와 악수를 했다. 목사 손은. 마치 소의 등같이 투박하고 까무잡잡했다. 외모? 순복음교회 조용기. MB(이명박 대통령) 소망교회 김지철 목사처럼 귀족풍 분위기?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마치 시골 머슴처럼 생겼다. 이런 목사와 첫 대면을 했을 때. 나는 잠시 착각했다. 권정생 선생께서 왜 여기 계실까? 권정생 선생은 날품팔이 비렁뱅이 생활을 하다 말년에 고향 경북 안동시 일직면 조탑리 한 가난한 교회 종지기로 살았다. 선생은 교회 언덕 밑에 조그마한 흙집을 짓고 여기서 주옥같은 동화를 창작한다. 수백만 독자 심금을 울렸던 동화 ‘몽실언니’. ‘무명 저고리와 엄마’. ‘점득이네’.권정생 선생이 시골예배당에서 주옥같은 동화를 썼다면. 함양 엄천교회 김재철 목사는 사랑으로 치매 할머니들을 돌본다. “보시다시피 휴천면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참 목가적이지요. 그러나 번듯한 논밭이 없어 허허. 생산성이 다른데 비해서 낙후된 마을이지요. 그래서 젊은이들은 돈 벌러 도회지로 나가고 마을엔 80% 이상 노인들만 살고 있지요. 이 집과 저 집 거리가 물경 500m이상 되는 곳이 허다합니다. 어떤 이가 사경을 헤맨다 칩시다. 옆집과 거리가 멀어 옆집 사람 도움 청하기가 참 거시기합니다. 해서 저는 예배당에 가 아침기도 하는 것보다 아침매일 마을을 돌아보는 것을 우선으로 합니다”엄천교회 교육관 내에 노부부가 산다. 김 목사와 이야기를 나누며 할아버지를 힐끗 쳐다봤더니 동공에 힘이 없다. “마천 땅벌 사는 김판석 할아버지(85)입니다. 옆 사모는 허행자. 부부는 노환인지라 거동을 잘 못합니다. 지병 때문에. 오랜 간 함양성심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요즘 우리 교회가 모시고 있습니다. 여기서 모시지 않으면 (저 노부부를) 모실 데가 없습니다”이런 정황으로 보건데 엄천교회는 예배당이라기 보다 도무지 치유할 수 없는 노인들의 안식처인 듯 싶다. “그렇게 규정하는 게 낫겠습니다 하하하. 사실 노인들을 돌보는 게 기독교의 첫째 사명이지요. 엄천교회는 결코. 교회의 권위에 집착하질 않습니다. 노인들이 우리 교회를 통해 잠시나마 평온해졌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으로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 김재철 목사와 사모. 신동미 목사가 기도하고 있다초기 기독교가 그랬다. 누가복음 6장 20절.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하나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다” 예수는 농토 빼앗기고 오갈 때 없는 부랑인. 경제적으로 곤궁한 자. 의지할 데 없는 자. 돈이 없어 마음까지 가난해 진 자들을 위해 따뜻한 손을 내밀었다. 예수가 그렇게 했듯이 엄천교회 김재철 목사는 낮은 데로 임(臨)한 채 시골 치매 노인들을 지극 정성으로 돌보고 있는 것이다.  김재철 목사는 경기도 의정부 사람이다. 그곳에서 중학교 졸업하고 자동차 수리공. 책 외판원을 전전하다 어느 날 죽음의 문턱에 서게 된다. 쓸개에 큰돌이 박혔던 것이다. 김 목사는 밤낮없이 하나님에게 기도했다. 그 결과 하나님께서 응답하셨다. 성령을 받게 된 김 목사는 남은 여생. 하나님의 역사 하심을 알리기 위해. 목회의 길을 걷게 된다. 한일장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 이때쯤 반려자 곽한나 사모를 만났다. 부부는 경북 의성 안사교회 안사 공동체에서 오랜 간 치매노인들을 돌봤다. 그러다 2002년 이곳 엄천교회에 부임하게 된다.   신동미 협동목사기(氣) 치료로 환우 돌본다-특별한 치매 치료법이 있나요?“하하하 전혀 없습니다. 있다면 노벨의학상 타게? 그냥 치매 노인들 말벗 노릇하는 게 전부랍니다. 아참. 성경(聖經)에 치매 치료법이 나옵니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치료할까? 이런 생각으로 눈멀지 말라. 부질없는 염려를 끊어라. 심령과 영혼을 결한 자들만이 이런 것들을 구하나니. 오직 너희는 그의 나라(하나님의 역사)만을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이 너희에게 주어지리라>  누가 복음 12장 29절에서 31절에 나오는 말입니다. (옆자리에 있는 한 분을 가리키며) 우리 교회에 명의(名醫)가 계십니다. 신동미 목사님. 경락의 대가이지요. 신 목사님이 치매 노인 목과 팔 자리를 지압해 줍니다. 저도 한번 받아 봤는데 가히 신의 손(手)이더이다”이때 목사 사모님이 입을 삐죽! “어이쿠. 큰일 날 뻔했네. 제 처는 유기농으로 채소를 기릅니다. 이 영양덩어리를 노인 반찬 만들어 십리길 마다하지 않고 휴천면 각 마을 노인들에게 제공하고 있지요”-따님도 교회서 봉사한다면서요.“제 딸 이름은 김은선. 지금 진주 경남예고 다닙니다. 주일날 예배당에서 피아노 연주를 합니다. 일손이 없어. 우리 가족들이 총 투입. 하하하 그렇게 소박하게 교회를 운영하고 있지요”  ▲ 제목을 넣으세요2012년 7월 22일 엄천교회 주보 한 장을 입수했다. 지난주 낮 예배 출석수 53명. 오후엔 39명. 매일 새벽기도 7명. 지난 주일 대예배 설교제목은 <내 인생 전체를 고침받자>. 예배 후 교육관에서 식사교제가 있었다. 교회 청지기는 명예권사 정차순. 문순분. 강복순. 사무권사 김미조. 양영자. 제1.2 여전도회장 허승주. 김판순. 부회장 박정희. 제1 남선교회장 박용수. 총무 허상진. 2 남선교회장 정대영. 총무 박갑상.   -주보를 보니 부산 경성대학교 약대에서 엄천교회를 찾아 봉사를 했네요.“그곳말고도 많은 곳에서 우리 교회를 찾아옵니다. 우리 교회가 보시다시피 전원풍 아닙니까. 여담입니다만 우리 교회같은 곳에 와 봉사활동하고 돌아가면 엔돌핀이 쑥쑥 쏟게 됩니다”아무렴!이곳에서 지리산 정기 마실 수 있겠다. 잘 하면(?) 엄천교회 지척에 있는 피라미 조림의 명가 동강식당 가서 민물고기 맛도 보겠다. 얼마나 좋은가?“다음주엔 서울 엠마누엘 교회 청년회에서 우리 교회를 찾아옵니다. 와서 인근마을 노인 가옥을 찾아 도배도 해주고 청소도 하고 그럽니다. 이런 모습 참 보기 좋지요”   엄천교회의 지표는 참으로 소박하다.1. 온유함과 겸손함으로 살자.2. 힘없고 가난한 이웃을 섬기며 살자.3. 예배 시간 늦지 말자. 깨어 기도하자.4. 교회를 위해 봉사하고 교회를 잘 섬기자.(하략)   -목사님의 꿈은?“이 아름다운 곳에서 노인병원을 운용하고 싶네요. 굳이 큰돈 안들이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 재능기부운동이 활발하잖습니까. 노인 도우미들께서 주말 함양에 내려와 노인치유에 힘을 보태겠다는 사람. 많습니다. 이들과 함께 지구상에서 가장 평안한 노인쉼터를…”엄천교회가 있는 함양군 휴천면 남호리 풍경은 참 아름답다. 지척에 지리산 천왕봉이 보여 호연지기를 체험할 수 있다. 엄천강이 있어 각종 물고기와 조우할 수 있다. 또 비운(悲運)의 한남군 유배지 새우섬이 있다. 한남군은 세종 열두번째 아들. 그는 휴천면 남호리에 유배와. 흘러가는 저 구름 바라보며. 인생은 공(空). 그걸 터득했다 하네!   구본갑|본지칼럼니스트busan7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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