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예산 부족 내년도 예산 우선 편성 예정"지난해 겨울부터 8개월 동안 물 걱정뿐입니다. 살다가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빨래나 설거지는 제쳐두고라도 먹을 물조차 부족해요"물 맑기로 유명한 서상면 부전계곡. 부전계곡은 고라니. 다람쥐. 물오리 등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산과 계곡이 잘 어우러진 자연생태마을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어 2007년 환경부에서 지정한 '자연생태 우수마을'로 선정되는 등 여름이면 많은 피서객들이 찾는 곳이다. 그러나 현재는 마을 주민들이 떠나야 할 처지에 놓였다. 문제는 물 부족. 부족이 아닌 먹을 물조차 구하기 힘든 실정이다. 노후화 된 상수도관으로 인해 계곡물은 넘쳐 나는데 정작 마을 주민들의 식수는 어디에도 찾아 볼 수 없다. 이미 마을의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온 지는 8개월이 넘어서고 있다. 더욱 큰 문제는 이 같은 식수 부족 현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함양군의 올해 예산 편성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내년도 예산에 넣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 부족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11월부터로 계곡 상류 취수장에서 마을로 연결되는 관이 노후되면서 곳곳에 균열로 인한 누수가 발생하고 상수도관이 막히면서 부터다. 마을 주민들이 나서 상수도관이 매설된 곳을 파고 배관을 일일이 확인했지만 고치고 나면 다른 곳에서 사고가 발생하는 등 지금까지 8개월 동안 제대로 된 급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물 부족 현상은 계곡 쪽에 가까운 상부전마을에서 나타난다. 아래쪽 하부전과는 상수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상부전 마을 20가구 주민들이 8개월 동안 단수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주민들은 어쩔 수 없이 계곡물을 길어다 먹을 수밖에 없다. 화장실 사용은 최소화하고 계곡 등에서 빨래와 설거지를 할 수밖에 없다. 본격적인 휴가철 관광객들이 계곡으로 많이 몰리면서 수질이 나빠져 식수로는 사용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일부 주민들은 옛 우물물을 식수로 사용한다. 그러나 수량이 많지 않아 한참을 기다려야 겨우 식수를 확보할 수 있다. 식수를 많이 필요로 할 경우는 관광객들이 찾지 않는 계곡의 최 상류까지 올라가 물을 길어 와야 한다.특히 대부분이 70대 이상인 홀몸 노인들이 많아 물 확보를 하는 것이 하루 일과로 자리 잡았다. 마을 주민은 "먹는 물만큼 중요한 것이 어디 있느냐. 물 없이 열흘만 살아 봐라. 이 마을을 다 떠났을 것이다. 늙은이들이니깐 버티고 사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최근 군과 농어촌공사에서 공동으로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마을 인근에 지하수 관정을 팠지만 수맥을 찾지 못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마을 지하가 암반으로 이뤄져 지하수 수맥이 없다는 것이다.서상면사무소에서 담당자가 마을을 찾아 시설을 보수하면 하루 이틀 만에 또다시 물이 나오지 않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마을 주민은 "면사무소에서 일부 구간에 대해 작업을 했지만 마을 주민들은 봄내 상수도 작업을 했다. 그러나 그때 뿐으로 물은 여전히 나오지 않는다"라고 말했다.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피서객들이 많이 찾지만 이곳에 있는 화장실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계곡 상류지역에 있는 화장실은 마을 상수도와 연결된 곳으로 물이 나오지 않아 사용이 불가능하다. 하류 화장실만 사용이 가능한 실정이다.마을 주민은 "지금도 관광객들이 화장실에 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항의한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 먹는 물도 부족한데 화장실을 어찌 관리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서상면사무소에서도 부전마을의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관정을 뚫고 민원이 발생할 때마다 해결하려 했지만 근원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면 관계자는 "상수도 배관 전체가 다 낡았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예산을 배정해 상수도관 전체를 교체해야 한다"며 "올해 예산 편성이 끝나 내년도 예산에 우선 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올해 예산편성이 되지 않아 상수도관 교체를 할 수 없어 부전마을 주민들은 앞으로 1년 동안을 더 식수 해결을 위해 싸워야한다. 어르신들이 식수를 위해 계곡에 내려가다 자칫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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