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 TalkTalk 106회 발효의 차이가 맛의 차이?약선식생활연구센터 고은정  짜서 간을 하는 장이므로 간장이라 불리었을 것이다. 처음엔 그냥 간장이라 불렀을 것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요즘 우리는 선조들이 발효시켜 먹어오고 우리에게 전해준 음식의 유산 중 최고인 간장의 이름을 제대로 부르지 못하고 있다. 국간장. 조선간장. 집간장. 진간장. 청장...... 이런 이름들 중 어떤 이름이 맞는 것인지. 맞지 않으면 도대체 어떤 이름으로 불러야 할지 무지하게 많이 고민하다가 문득 생각난 것이 내가 왜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지 하는 것이었다. 그냥 간장이라는 좋은 이름이 있었는데 하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메주에 소금물을 넣고 기다리기를 40일에서 60일 정도. 그것을 건더기와 액체로 분류해 갈라서 따로 담아 간을 하는 간장과 농도가 되기 때문에 된장으로 부른다. 담근 첫해의 맑은 장을 청장이라 하고 주로 국의 간을 하는 용도로 먹어왔으며 3∼4년 이상 숙성시킨 아주 진한 검은 색의 간장을 보고는 진장. 혹은 진간장이라 부르면서 조림이나 검은 빛을 내야 하는 음식에 사용해 왔다. 그런데 요즘 나는 시판용으로 나오는 간장들을 보면서 혼란스러울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어떤 간장병에는 양조간장. 또 어떤 것에는 진간장. 때로 혼합간장. 발효숙성간장 등 다양한 이름의 시판간장이 마트의 진열대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것들의 차이를 분명하게 알지 못하였기 때문이었다. 양조간장은 대두. 탈지대두 등에 밀가루 등 곡류를 이용하여 6개월 이상 발효시킨 것으로 탈지대두는 식용염산을 이용하여 콩에서 지방을 뺀 콩깻묵을 말하며 가성소다를 이용하여 식용염산을 중화시킨 후 간장으로 탈바꿈된다. 된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시 말해 탈지대두는 식용유회사에서 지방을 화학적인 방법으로 빼고 남은 폐식자재를 식용염산이나 가성소다를 이용해 재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탈지대두를 이용하여 장을 만들어 판매하는 업체에서는 건강에 아무런 해가 없다고 말하지만 어쩐지 기분이 개운하지 못하다. 그 개운하지 못한 기분은 실제로 염려가 되는 사실로 드러나 탈지대두에 남아 있는 소량의 지방과 염소가 만나 만드는 물질인 3-MCPD DCP(최기형성물질 혹은 발암물질. 불임물질)의 생성이라는 무서운 결과를 낳는다. 다시 말해 염산으로 분해하고 화학적인 제조공정을 거쳐 만드는 간장을 산분해간장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진간장이나 혼합간장이라고 사먹는 대부분의 간장들이 산분해간장을 80∼90%이상. 혹은 100% 포함하고 있는 간장을 말하며 이는 어느 정도의 숙성기간을 거치는 것이 아니라 단 하루만에 뚝딱하고 만드는 비발효성식품이다. 간장은 세월의 깊이와 자연환경. 만든 이의 정성이 어우러지는 것이다. 천연의 여성호르몬인 이소플라본이 들어있고 각종 암을 예방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며 치매를 예방하고 항산화작용을 하는 등의 제작용의 극대화시킨 것이 바로 우리의 발효식품인 전통장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어느 사이 우리가 잘 알지도 못하는 화학적인 배합물을 발효 간장이라고 착각하면서 그런 간장으로 사랑하는 가족들의 밥상을 차리는 음식에 사용하고 있다. 너무나 잦은 외식으로 변해버린 입맛 때문에 집에서 담근 담백하고 깊은 짠맛의 간장을 외면하고 달고 인위적인 감칠맛을 내는 간장에 열광하고 있으니 답답하다. 태평양전쟁을 치르기 위해 속성으로 하루라는 짧은 시간에 일본인들이 만들어낸 간장을 이제 정작 일본인들은 먹지 않는데도 말이다. 소비자의 현명한 음식철학이 생산자를 바꿀 것이므로 현명한 소비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