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혜원 큰스님. “화과원은 용성큰스님께서 선농불교를 옹골차게 수행하셨던 도량이지요” 혜원 큰스님 손을 보라! 연비(소지공양)하셨다.
함양 백운산 華果院 봉유대에 본존불 석가여래·후불탱화 봉안
화과원 원장 혜원스님의 말… “불자들이시어. 꼭 참석하시어 법회도 빛내어 주시고 부처님 정법에 인연을 지으시어 이 공덕으로 원하는 소원을 성취하고. 필경에 성불하시길 간절히 바란다”. 봉불 점안식은 10월3일 오전10시에 거행된다. 본존불 석가여래 존상은 불교조각계의 태두 권정학 옹의 작품이다. 후불탱화(불상 뒤에 모시는 탱화)는 권영관 교수가 제작했다.
3·1 운동 민족대표 33인 용성 큰스님이 창건
▲ 용성큰스님 존영○…중국 괴서 <서유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지구는 네 개의 대륙으로 나뉜다. 그 중 하나가 동승신주. 이 나라는 큰 바다를 끼고 있는데 그 바다 한가운데 섬에 화과원(華果院)이 있다. 온갖 날짐승과 길짐승에 향기로운 풀과 꽃 나무숲이 우거져 일년 내내 시들 때가 없으며 세상의 온갖 과일 열매가 무르익는 화과원 이름 그대로 꽃과 과일의 천국이었다. <서유기> 주인공 손오공은 이 산 꼭대기 신기한 바윗돌 속에서 태어난다”
○…용성(龍城. 1864∼1940) 스님. 한국 근대 불교의 대표적인 선사요 3·1 운동 때 불교계 대표로 민족대표 33인중 한 분이시다. 민족불교를 지키려고 일제에 정면 저항한 승려이며 선농불교를 실천했다. 어느 해 모월모일모시 스님께서 불제자에게 이런 말을 했다.
“고봉아. 화과원(華果院: 용성 스님이 함양 백운산에 세운 농장)의 도리원(桃梨園: 복숭아밭) 소식을 한 마디 일러라”
“화과원에 도리가 만발하니. 그대로가 화장세계(華藏世界)입니다”
용성 스님이 그 말을 듣고. “네. 이 놈. 뭐가 어쩌고. 어째! 이 놈이 공부 깨나 하여 안목이 열렸는가 했더니만. 순전히 밥이나 축내는 밥도둑 놈이 아닌가” 하고 몽둥이로 마구 때렸다. 고봉이 생각하기를. ‘내가 혹 이치에 맞지 않는 소리를 했나?’ 하고 스스로에 대해 의심을 했다. 그리고는 곧 스승께 여쭈었다.
“그렇다면 스님께서 한 말씀 해주십시오”
“화과원에 도리가 만발하니. 그대로 화장세계로구나”
화과원의 도리원 소식. 즉 깨달음의 경지에 대해 스승과 제자가 한 말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같다. 그렇다면 과연 어디에 차이점이 있을까. 불법에 대한 안목(眼目)을 갖춰야만 똑같은 말에서도 천지현격(天地懸隔)의 차이점을 훤하게 볼 수 있다.
이 문답에서 제자는 이미 나름의 안목을 갖춘 공부단계였지만. 스승이 던진 낚시밥을 냉큼 물고는 빠져나오지 못하고. 바둥대는 가련한 물고기 신세가 되고 말았다. 제자는 바로 대답을 했지만. 스승의 시험에 걸려 자신의 견처(見處)에 대해 순간적으로 확신을 잃은 것이다. 이는 고봉 스님의 당시 경계가 체험적 증오(證悟)가 아니라. 이치로만 안. 해오(解悟)에 머물고 있었음을 뜻한다. 물론 용성 스님의 대자대비(大慈大悲)한 몽둥이질로 고봉 스님은 깨달음을 얻게 된다. (불자 김성우 증언)
○…화과원은 화장세계(華藏世界)를 말한다. 화장세계를 풀이하면 연꽃에서 태어났다는 석가모니(釋迦牟尼) 불(佛)의 정토(淨土). 이 세계(世界)는 큰 연꽃으로 되고. 그 가운데 일체(一切) 나라. 일체(一切) 현상(現象)이 간직되어 있다고 한다.
○…함양 백운산(백전년 백운리)에 용성 큰스님이 창건한 화과원이 있다. 이 절은 3·1 운동 거사 직전 33인의 민족대표가 집결. 어떤 방법으로 거사할 것인지 토의한 곳으로 이름 높다. 한편 용성 스님께서 상구보리 화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위로 깨달음을 구하고 아래로 중생을 교화한다)…선지식을 펼쳤으며 몸소 선농일치를 실천한 곳이다.
선농일치란 노동을 하면서 참선을 하는 걸 말한다. 불교사료에 따르면 용성 스님께서는 함양 화과원에 감. 배. 감자. 사과. 산국. 배초향을 심어 이를 팔아 그 돈을 독립군에게 전해 줬다고 한다. 용성 스님 열반하신 후 이 절은 폐허가 된다. 세월이 흘러 그의 불제자 혜원 스님께서 중창. 현재에 이른다. 현재 화과원에 가면 용성 스님이 주석했던 봉유대를 만날 수 있다. 오는 10월3일 개천절 함양 화과원 봉유대에 본존불 석가여래 존상과 후불탱화를 봉안한다. 화과원 원장 혜원 스님의 말… “불자들이시어. 꼭 이 행사에 참석하시어 법회도 빛내어 주시고 부처님 정법에 인연을 지으시어 이 공덕으로 원하는 소원을 성취하고. 필경에 성불하시길 간절히 바란다”
▲ 적멸보궁 화과원 전경봉불 점안식은 10월3일 오전 10시에 거행된다. 주요 순서는 다음과 같다.
삼귀의례. 반야심경봉독. 혜원 스님 인사. 보은회 대표 큰스님. 제방선원 대표 큰스님. 용성문도 대표 큰스님. 동헌문도 대표 큰스님의 인사.
본존불 석가여래 존상은 불교조각계 태두 권정학 옹 작품이다. 후불탱화는 권영관 교수가 제작했다.
○…백운산 화과원에서 혜원스님을 친견. 화과원과 용성 큰스님과 관련된 야화를 전해 들었다.
“도올 김용옥 교수가 쓴 책 가운데 <혜능과 쉐익스피어>가 있잖아. 여기서 말하는 혜능은 달마(澾磨)를 시조로 하는 선불교 역사에서 여섯 번째 스님이시지. 달마 대사의 6번째 제자로서 달마의 사상을 꽃 피우고 중국 선종을 탄생시킨 대선사였다네. 혜능 스님 게송 중 이런 게 있지. “보리는 본래 나무가 없고 (菩提本無樹) 거울 또한 대가 아니라 (明鏡亦非臺) 본래 한 물건도 없거늘 (本來無一物) 어느 곳에 때와 티끌이 끼리오 (何處惹塵埃)
혜능 스님께서는 당신이 머물던 곳의 이름을 꼭 화과원이라고 했다네. 아마 용성 큰스님께서도 혜능 스님께서 화과원에서 선지식을 펼쳤듯이 당신도 이곳 함양 백운산에서 꽃과 과일 만개한 선지식을 펼치고자 이름을 그렇게 지으셨겠지?"
불자들을 위해 어떤 탬플스테이구상하고 계신지요?
- 용성 큰스님께서는 생활불교를 주창하셨더군요.
“생활이 곧 부처의 법이요 부처의 법이 곧 생활이니라고 말씀하셨네. 큰스님의 생활교훈으로는 악을 그치고. 선을 닦는 지악수선의 보통생활…”
- 지악수선(止惡修善)이란 나쁜 일. 그릇 된 일을 하지말고 착하고 바르게 모든 중생들에게 이로운 일을 베풀자는 가르침이죠?
“그렇다네”
이어 혜원스님은 계속 말한다.
“낳고 죽는 괴로움을 여의고 열반의 즐거움을 얻는 이고득락의 신앙생활을 펼쳐라!”
▲ 이번에 봉안될 후불탱화
▲ 이고득락([離苦得樂).
모든 축생이 고통·번뇌·망상 등 온갖 집착에서 벗어나 깨달음(진리)을 통해 해탈의 경지에 이르기를 기원할 때 흔히 쓴다. 고통을 버리고 기쁨을 얻는다는 점에서 불교의 근본 교리를 함축하고 있다. 특히 새벽 종송 때는 항상 지옥도(地獄道)·아귀도(餓鬼道)·축생도(畜生道)·수라방생도(修羅傍生道)에서 고통받는 중생들이 "이 종소리 듣고 고통을 여의어 기쁨을 얻을지어다(聞此鐘聲離苦得樂)"는 이고득락의 후렴 진언으로 끝을 맺는다.
“끝으로 어리석음을 굴려 깨달음을 여는 전미개오의 수행생활을 펼치라고 하셨네”
전미개오(轉迷開悟). 어지러운 번뇌에서 벗어나 열반의 깨달음에 이르는 걸 뜻한다.
- 10월3일. 화과원 봉유대에 본존불 석가여래 존상과 후불탱화를 봉안됩니다. 이후 불자들이 봉유대에 가면 부처님을 뵐 수 있겠네요? 혜원 스님께서는 불자들을 위해 어떤 탬플스테이를 구상하고 계신지요?
“우선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불심을 갖도록 하고 싶네. 불교를 통해 인류 중생들을 성불시킬 수 있는 비책을 전하고 싶구먼”
- 여담입니다만 함양 화과원 풍수가 대단하군요. (화과원에서) 새벽녘 접한 기(氣) 감응은. 봉유대 요사체를 부여잡듯 흐르고 있습니다.
“에끼 이 사람 그건 혹세무민이라네”
=웬걸요. 함양 서상 사람 제산(霽山) 박광태 선생(역리학자)한테 직접 들었습니다. 백운산은 천상의 학이 알을 품고 있는 금학포란형이라 이 산에서 선지식 공부하는 자. 연화장세계의 깊은 의미를 터득할 지라고요. 제산 선생 자신도 이 백운산 속에서 한 소식을 했지요?
“제산이라 오랜만에 듣는 이름이군. 저 세계 가서 뵐 수 있으려나?”
제산 박광태는 이병철 삼성선대회장 박태준 포철회장 정태수 한보회장 역술 자문역을 담당.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역학 풍운아였다. 제산은 백운산에서 불교·도교를 섭렵했다.
유교의 사서삼경과 불교의 ‘금강경’ ‘화엄경’ ‘능엄경’을 비롯한 제반 불경. 도교의 벽곡(酸穀)·도인(導引)을 비롯한 호흡법과 ‘성명규지’(性命圭旨) 같은 비서(秘書)들을 접했다.
- 스님과 어떤 인연이?
“제산 그 양반. 속가 내 부친(숙천 선생)한테 역학공부를 하셨지. 자. 역학 관련 이야기는 이쯤에서 그만 하세”
(동행한 우인섭 주간함양 사장의 말. “혜원 큰스님께서 성철 종정 부도터를 잡아 주셨지요” 또. 뇌졸중에 걸린 제산 선생에게 처방전을 전해 주기도 했다고 한다)
- 인터뷰 마무리하겠습니다. 독자를 위해 화과원 가는 길. 알려 주시죠.
“함양 백전면으로 오면 되지. 백전에서 백운암을 거쳐 이쯤에 이정표가 있네. 길이 참 고녁하야 낙엽 지는 늦가을날. 이 절 길 산보하면 무지랭이도 도인이 되고 시인이 되거든 하하하?”
○…사족: 용성 큰스님의 게송을 독자 여러분에게 전한다. 가을날 화과원 올라갈 때 이 게송(偈頌)을 읊어 보시길.
물과 산은 너의 모습 水水山山爾形
꽃과 풀은 너의 뜻 花花草草爾意
한가로이 오고 가니 等閑來等閑去
밝은 달 비추고 맑은 바람 불어오네 明月照淸風拂
용성 대종사 연보
1864 전북 장수군 출생. 법명 진종 법호 용성.
1877 전북 남원 교룡산성 덕밀암으로 출가.
1882 파주 보광사 도솔암에서 1차 깨달음
1884 보광사에서 2차 깨달음
1901 통도사 동은 강백에게 <선문염송> 수학
1919 3·1 독립운동 민족대표 33인
1922 대각교 창립
1927 함양 백운산 화과원 설립
1940 입적(세수 77세 법랍 61세)
1945 임정요인(김구 이시영 김창숙) 대각교 대각사 방문
1962 정부로부터 독립운동 공로 인정. 건국공로훈장 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