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학교 남원·함양. 지붕 없는 학교 개강오는 9월3일 지리산학교 남원·함양이 문을 연다. (관련기사 3면으로 이어짐)‘약이 되는 음식이야기’. ‘자연 속에서 쉬고 놀기’. ‘나무 다루기’. ‘사진’. ‘생활 글쓰기’. ‘우리 음식’. ‘우리밀로 만드는 빵’ 등의 반이 운영된다. 강사로 일하게 될 사람들은 대단한 경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면서 작지만 소중한 이야기를 서로 나누는데 그 목적을 두는 일종의 생활학교라고 할 수 있다. 어찌 보면 누구나 모두의 선생님이고 학생인 학교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아니다. 아니다. 작은 인간의 언어로는 다 담을 수 없으니 별들이 모두 선생님이고. 나무도 흙도 바람도 모두 선생님이라 그 속에서 배움을 나누는 학교가 되고자 하는 학교가 지리산학교 남원·함양이다. 강의실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강의가 진행되는 것이면 그것이 어디이든 다 강의실이고 학교이니 지리산학교 남원·함양은 학교지만 학교가 없는 학교이다. 항간에 지리산에 가서는 지식 자랑을 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이름에서조차 지혜를 담고 있는 지리산이라는 거대한 자연 앞에서 일개 인간이 가진 지식의 폭이란 것이 너무 하찮은 것임을 일깨우는 말이기도 하고. 넓은 지리산의 품안에 스며들어 살고 있는 수많은 강호의 지식인들이 있음을 의미하는 말이기도 할 것이다. 또한 지리산에 깃들어 살다보면 어느 사이 지리산의 넉넉함과 지혜로움을 닮아 누구라도 자연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사는 일에 저마다 일가를 이루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지리산의 이름을 빌어 학교를 여는 일은 여간 조심스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애써 학교를 여는 이유는 지리산 속 수많은 생명들이 서로 등 기대고 살아가는 것처럼 우리도 우리가 가진 작은 것들이나마 서로가 서로에게 나누며 살고자 함이니 탓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녹색대 고은정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