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영순 논설위원16세기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는 슬퍼하는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고 즐거운 사람들을 슬프게 만들고 절망하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자만하는 사람들을 겸손하게 만들고 질투와 증오를 감소시키는 데 있어서 세상에 음악만큼 완전히 적합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오래 전부터 수많은 작가들과 철학자들은 지성보다는 감정을 매만지고 때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음악의 특별한 능력을 지적했다. 프랑스 소설가 발자크 말처럼 음악은 마음에 호소하고 향수처럼 아이디어를 직접 전달한다는 것이 명백하다.작은 동네 함양의 토요일은 밤이 즐겁다. 흥겨운 예술무대가 열리기 때문이다. 음악이 될 수도 있고. 연극이 될 수도 있고. 때론 영화상영이 될 수도 있다.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 날 자연을 배경으로 멋진 공연을 보고 즐긴다는 건 정말이지 행복한 일이다. 물론 맘을 먹고 도시로 나간다면 훌륭한 공연을 취향에 맞게 볼 수가 있지만 문화적 여건이 여의치 않은 함양에서 정성스레 준비한 공연과 마주한다는 것은 문화적 숨통을 트여주는 것과 같다. 지난 토요일 열린 ‘한 여름밤의 콘서트’ 엔 많은 사람들이 즐겼다. 고르지 못한 날씨가 공연 전부터 억수비를 퍼붓긴 했지만 다행히 공연이 시작되자 그쳐 주었다. 잔잔한 기타음악선율은 여름밤 하늘을 아름답게 물들이고 감정이 몰입된 관객은 같이 음을 따라 부르며 박수로 환대하는 멋진 그림까지 만들어 주었다. 한 곡 한 곡 끝나는 것이 아쉬운 순간이었다. 뒤이어 등장한 젊은 락밴드는 접하기 어려운 음악을 선사했다. 높낮이가 급격하게 변하고 직접 전달되는 가사내용은 사람들을 흥분하게 만들고 몸을 움직이게 해 급기야 관객이 의자에서 일어나게 했다. 장르를 떠나 다양한 음악을 소화하는 훌륭한 관객이 바로 함양사람인 것이었다. 2007년부터 토요무대는 시작되었다. 5월에서 9월까지 매년 실시해 오고 있는 토요상설무대는 이젠 정착단계를 벗어나 각 공연단체들이 무대에 오르기 위해 열띤 참가경쟁을 보이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아졌다. 상림에서 열리는 토요상설무대는 유명연예인이 나오거나 화려한 무대연출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공연단체들이 예약을 잡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담당을 하고 있는 부서에서는 예술인 모두를 무대에 올려 주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다.지역의 문화예술단체나 학교. 개인들의 지역 예술인들이 평소 갈고 닦은 장기를 자랑하고 발표하는 토요무대는 함양의 문화예술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는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9월까지 미리 짜여있는 프로그램을 보면 얼마나 다양하고 지속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예술단체들인지 알 수 있다. 초등학생들의 관악연주. 어르신들의 댄스스포츠 공연. 고등학교 보컬그룹 공연. 색소폰동호회 공연. 기타교실 공연 등 평소 꾸준하게 연습을 하고 있는 단체들이 참여를 하고 있다. 토요무대를 담당하고 있는 군청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토요무대는 열린 공간이란 걸 강조한다. 공연을 하는 사람과 관객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문화예술 공간을 제공토록 최선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수준 높은 공연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도록 주선까지도 마다하지 않는 열정을 보이고 있다.곧이어 문화예술회관이 완성되면 상림야외공연장과 어우러져 한층 다양한 공연을 상림에서 즐길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토요무대는 주말을 기다리는 성급한 맘을 가지게 한다. 연밭단지에서 불어오는 살랑이는 바람과 음악소리에 잊고 있던 추억을 노래가사에 맞춰 감성이 살아 움직이는 토요무대는 여름 밤이 끝나가는 걸 아쉬워하게 만든다. 친구나 가족과 함께 주말저녁은 상림 토요무대에서 멋진 여름밤의 추억을 만들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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