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교통안전 실천은 물론. 기초질서 지키기 교육은 어릴 때부터. 사진은 지난 7월5일 서상초등학교에서 유치원. 1∼2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통안전교육 장면. 문복주 시인의 안녕하세요 함양 - 20편차카게 살자  안녕하세요 함양나는 오늘 고해성사 합니다. “하늘에 계신 하나님. 십자가에 돌아가신 예수님.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님. 열두제자 중에 가장 먼저 예수를 모른다 세 번 부인한 그러나 교회의 반석이 되신 베드로님. 그 이름으로 하여 나는 고해성사를 합니다. 나는 그 동안 차카게 살지 못해 왔습니다. 죄만 짓고 살아 왔습니다. 가라는 학교는 배고파 가지 않았고 수업료 가져오라고 수업 중에 집에 보내면 놀이터에서 담배피고 놀다가 다음 날 학교에 간 죄가 큽니다. 유원지 철책을 타고 넘어 가 관광객들에게 몰래 1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500원에 팔고 김장철 김장배추를 200포기 차에 실어 주면서 몰래 5포기 훔쳐와 식구들과 우거지 국 끓여 먹었고 나라가 뭐 이따위냐 가난한 놈도 편히 살게 해주라고 경찰에게 돌을 던졌고 군대에 가서는 북한군은 보지도 못한 채 3년 동안 밥만 잘 쳐 먹다 왔고 선생하면서 학부모가 슬며시 놓고 간 봉투 속에 얼마의 돈도 모른 척 몇 번은 술집에 전달해 주었고 아내 몰래 월급 봉투 조작하여 큰돈을 빼 돌려 아가씨와 술도 먹었고 정말 나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주연의 ‘용서받지 못할 자’입니다. 차카게 살자 하면서 한번도 차카게 살지 못한 자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부디 죄를 사하소서. 오늘 하나님께 다 고백했으니 마음대로 하소서. 사실 나는 하나님도 세상도 무섭지 않습니다. 어차피 한번 죽는 마당에 한번도 차카게 살지 못한 것만이 후회스럽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아니 기회를 한번 다시 준다면 차카게 살겠습니다. 원래 나도 이런 놈은 아닙니다. 그럼 하나님 댁에 평안이 깃들길 바랍니다. 아멘.” 인산가 회장이며 범피 이사장인(범피는 거창 합천 함양 범죄피해자 지원센터를 줄인 말) 김윤세 회장이 웃자고 농담을 한다. “교도소에서 조폭들이 가슴이나 팔에 제일 많이 그리는 글귀가 뭔지 아세요? 1위가 ‘정의사회 구현’입니다. 2위가 ‘차카게살자’지요” 하하하. 우리는 모두 웃었다. 왜 웃었을까? 글쎄. 가만히 생각해보면 얼토당토 않는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일 게다. 그러나 그 사람들은 정말 정의사회 구현을 꿈꾸고 차카게 살자를 열망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렇다면 나는 정말 정의사회 구현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나는 차카게 살아가고 있는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에 한 중년 부인과 모임 휴식시간에 잠깐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러던 중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요즘은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어요. 이러다간 나까지 돌아버리겠어요.”“아. 무슨 일이 그렇게...” “우선 아이들 말이에요. 버릇없는 아이들이 너무 많아요. 승강기에서 자기들 멋대로 층을 다 누르고 히히덕 거려요. 뭐라고 하니까 아줌마가 뭔데요. 하는 거예요. 음식점에 가도 아랑곳하지 않고 놀이터인양 여기저기 뛰어 다니며 건너뛰고 막 소리 질러대고. 그래서 타이르면 어른을 때리고 가는 거예요. 슈퍼마켓에서는 카터 달리기를 하고 술래잡기를 하고. 이루 다 말할 수 없어요.”“좀 심하군요.” “좀 심한 게 아니라 버릇이 없는 거지요. 잘못 자라는 거예요. 부모가 문제지요. 부모가 분별없이 키운 거예요. 중고학생은 어떤지 아세요? 중 1.2학년 밖에 안 된 여학생 치마를 보세요. 글쎄 낯부끄러울 정도로 치마를 걷어올리고 거리를 활보해요. 남학생과 허리 팔짱까지 끼고. 남학생은 또 골목에서 담배를 빡빡 피어대고 있어요. 요즘 학생은 무서워서 말도 못해요. ‘학생이 길에서 담배 피면 되나요’하고 한번 말해 본 적 있지요. 그랬더니 ‘남 상관말고 아줌마 아이나 잘 키우셔-’ 이럴 수가 있어요?” “좀 심하군요.” ▲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레인보우워리어호. 그린피스는 ‘핵 없는 한국. 월성 1호기 폐쇄’를 위해 해상캠페인을 진행했다.“좀 심한 게 아니라 버릇이 없는 거지요. 잘못 자라는 거예요. 부모가 문제지요. 부모가 분별없이 키운 거예요. 어른들은 어떤 줄 아세요? 밤에 집에 돌아가다 보면 술 먹은 사람이 전신주나 벽에다 대고 무조건 오줌 싸는 거예요. 사람이 오나 안 오나 상관없어요. 버스 칸이든 음식점이든 공공장소든 대합실이든 아니든 구역질나는 담배를 팍팍 피어대는 거예요. 여자들은. 아이들은 정말 견딜 수 없어요. 신호등이 빨간 불이어도 마구 건너요. 자가용을 대로 한가운데 세워 놓고 자기 볼 일을 봐요. 남의 차가 가던 안 가던 상관없지요. 주차도 남의 차가 나가지 못하게 막아 세우고 연락처도 없어요. 어찌어찌 찾아오면 미안해하지도 않아요. 이럴 수가 있어요?”“좀 심하군요.” “좀 심한 게 아니라 버릇이 없는 거지요. 잘못 자란 거예요. 부모가 문제지요. 부모가 분별없이 키운 거예요.” “그렇군요.” 어른도 부모가 있으니까.백번 맞는 이야기다. 세상이 거꾸로 가는 세상이라 그렇다. 나 중심적 사고방식이 팽배해서다. 아직 정의사회 구현이 안되어서다. 도덕적 판단이 마비되어서다. 아직 차카게 사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다. 그러나 나는 다시 생각한다. 정의사회 구현이 그나마 되어서 이만한 것이 아닐까. 차카게 사는 사람이 차카게 살지 않는 사람보다 아직은 더 많아서 이만 한 것이 아닐까.'삶과 꿈'이라는 대중 잡지가 있었다. 손바닥만한 책자였는데 병원에 가도 관공서에 가도 정류장에 가도 구멍가게에 가도 사람 모이는 곳이면 어김없이 그 책자가 놓여 있었다. 지금은 안 보이는데 지금은 그와 같은 작은 책자로서 '좋은 생각'이란 책이 그 책을 대신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발행권수가 상상을 불허한다. 한 달에 15만부가 발행된다. 책의 내용은 간단하다. 유명한 사람이 쓴 것은 얼마 안 되고 일반 전문직업인 교사 의사 간호원 장사하는 사람 회사원 대학생 관공서 직원 주부 판매원 등 각계 각층에서 실질적으로 일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생활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살면서 느끼고 경험하고 바라는 생각들을 한 장 정도의 분량으로 실은 글이라 읽는데 부담이 가지 않는다. 기차에서 버스에서 병실에서 상점에서 공원에서 장소 불문하고 쉽게 읽을 수 있어 좋다. 그런데 이 책이 참 좋은 것은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라 글을 잘 쓰던 못 쓰던 감동을 주는 작은 사실 이야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즉 생활하면서 겪은 시련 극복이야기. 남을 도와 준 이야기. 부모 자식의 끈끈한 희생과 사랑이야기. 직장에서의 이야기다. 부정의 이야기가 아니라 긍정의 이야기. 감사의 이야기. 절망이 아니라 희망의 이야기. 아름다운 삶의 이야기가 전부라는 점이다. 차카게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러니 읽는 사람은 기분이 좋고 감동을 받는다. 좋은 생각을 읽으니 좋은 생각이 들고 좋은 생각을 가지니 좋은 일을 하고 좋은 일을 하니 좋은 일이 일어난다. 보이지 않는 작은 사회가 아주 작게 조금씩 좋게 변화를 이룩한다. 푸른곰팡이. 생명 같지도 않은 작은 곰팡이류의 생명이 몸의 곳곳에서 안티 세균과 열심히 싸워 건강한 몸을 유지 시켜 주는 것이다.이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큰 것이 아니라 작은 것의 힘이다. 큰 정치가가 세상을 움직이는 것 같지만 실제로 세계 곳곳은 보이지 않지만 차카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힘에 의해서 움직여진다. 그들에 의해 세상이 변화해 가는 것이다. 예를 든다면 수많은 세계 기아 아동들을 돕는 유니세프의 자원봉사자들. 후원자들. 아픈 사람이나 재난의 지역에 몸으로 뛰어드는 적십자의 사람들. 세계의 자연환경을 지키는 그린피스 회원들. 불모의 지대를 찾아가 아픈 사람들과 친구가 되는 국경없는 의사회들. 세계의 인권을 위해 앞장서는 국제앰네스티. 야생동물보호에 헌신하는 국제야생동물기금협회. 애니멀 프리덤. 국제연합(UN)에 의견을 제시하는 NGO비정부기구민간단체 등등 세상의 작은 힘들. 그들은 차카게 살려는 사람들이다. 조금이라도 차카게 살아보려는 사람들이다. 아무리 작고 나약하고 보잘 것 없어도 기본을 가지고 나아간다면 세상이 언젠가는 바뀌지 않을 것인가를 꿈꾸는 사람들이다. 비록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해도 서러울 것 없는 사람들이다. 차카게 살았으면 그것으로 족한 것 아닌가 생각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처음의 그 부인이 다시 말한다. “좀 심한 게 아니라 버릇이 없는 거지요. 잘못 자라는 거예요. 부모가 문제지요. 부모가 분별없이 키운 거예요. 기본 질서가. 기초 질서가 확립되어야 해요. 전철에서 일어난 막말 대학생 사건 보세요. 위아래가 없어요. 작은 것이 지켜지지 않으니 어찌 나라가 제대로 서겠어요. 법이 있으면 무엇해요. 나는 외치고 싶어요. 부모가 있으면 무엇해요. 부모가 자기 자식은 자기가 책임지고 가르쳐야지요.” “그렇군요. 각자가 자기 분량만큼 만 잘 책임지면 세상은 훨씬 나아질 텐데. 그러나 어디 세상이 뜻대로 쉽게 되겠습니까? 여럿이 모여 다 같이 사는 세상이라 아무리 모아도 하나로 모으기는 쉽지 않을 것 같네요. 그러나 당신 같은 분이 있으므로 세상에 법도 있고 선도 있고 정의도 있고 사랑도 있고 아름다움도 있다는 것을 느끼지 않을 까요?. ‘정의사회 구현’ ‘차카게 살자’ 그것이 옳은 길이라는 것은 그 사람들도 느끼고 있다는 것이 아직은 이 사회가 괜찮다는 것이죠. 하여튼 나쁘게는 말고 조케 차카게 살아 봅시다. 우리 사는 세상 무엇이 돼도 되겠지요.”나는 그 부인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런 분들이 하나님이 말하는 썩지 않는 천일염 소금인 것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 되라. 썩지 않는 소금이 되라” 예수님이 말씀하신다.“정의사회 구현” “차카게살자” 교도소에 계신 분들이 말씀하신다. 작은 기초 질서를 스스로 지켜나가려는 사람들. 남을 배려하고 사랑하고 생각할 줄 아는 사람들이 세상을 아름답게 꾸며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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