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56열이 나고 쉽게 잠들 수 없다면 죽순을 ▲ 죽순어제 저녁 아랫동네 지인네서 죽순을 좀 따놨으니 가져가라는 전화가 왔다. 저녁 준비도 아랑곳 않고 단숨에 달려가 한 박스를 얻어왔는데 대나무 한 그루 없는 동네에 살고 있는 나로서는 여간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아침에는 얻어온 죽순의 껍질을 벗겨 쌀뜨물에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무쳐 먹었다. 점심에는 다른 야채와 함께 볶아 먹어 볼 예정인데 내일쯤은 전으로 부쳐 먹어보고 남은 것은 일부 냉동실에 저장을 해두고 모두 간장을 달여 장아찌를 만들 것이다. ▲ 죽순들깨무침죽순은 4월 중순에서 6월 하순 사이에 나는 것을 식용하는데 티로신. 아스파라긴. 발린. 글루타민산 등의 아미노산과 베타인이나 콜린. 비타민 A. B. B2와 무기질 등 다양한 영양분을 가지고 있다. 특히 죽순에 많이 들어있는 칼륨은 몸 안의 염분을 배출시켜 주므로 혈압이 높은 사람에게도 권하는 식품이다. 섬유질이 풍부하여 유산균과 같은 유익한 균이 번식하는 것을 도와 장을 튼튼하게 해주며 변비와 대장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으며 콜레스테롤의 감소 효과도 있으므로 동맥경화나 고혈압 환자에게도 긍정적인 식품이다. ▲ 죽순장아찌죽순을 따다 보면 겉껍질에 잔털이 많아 맨살에 닿으면 가려워서 괴로움을 겪는다. 그래서 그런지 한방에서는 죽순을 모순(毛筍)이라 불린다. 모순은 맛이 달며 성질은 약간 차다. 그러므로 이유 없이 열이 나고 울화가 치밀 때 먹으면 도움이 된다. 평소와는 달리 가슴이 두근거리고 쓸데없이 걱정이 많아지며 잠을 잘 이루지 못할 때에 먹으면 신경을 안정시키고 잠을 잘 자게 해준다. 또한 폐의 열로 인해 나오는 기침에도 좋고 당뇨에도 효과가 있다. 하지만 죽순은 성질이 약간 차므로 몸이 차거나 혈압이 낮은 사람들은 많이 먹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섬유질이 많아 소화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평소에 소화력이 약한 사람도 많이 먹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 죽순초무침그리고 죽순에는 시금치보다 훨씬 더 많은 수산을 함유하고 있다. 그러므로 반드시 쌀뜨물에 충분히 담가 수산을 빼내야 한다. 쌀뜨물을 이용해 음식을 하면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은 불순물을 제거해주는 것은 물론 식재료를 부드럽게 만들어 먹는 맛을 더해주게 되므로 자주 이용하면 좋다. 모든 음식의 재료들이 그렇지만 죽순도 오래 보관하면 수분이 증발하고 신선도가 떨어져서 좋지 않다. 그러므로 가능하면 채취해서 바로 먹는 것이 좋으나 혹시 바로 먹고도 남을 만큼 넉넉한 양의 죽순이 있다면 간장을 달여 만드는 장아찌를 권하고 싶다. 간장. 물. 설탕. 식초 등을 적당한 비율로 달여 부었다가 2∼3일 간격으로 다시 달여 부은 후 한 달 정도 지나 죽순이 삭은 다음 먹으면 맛나다. 견디기 힘들만큼 더운 여름날에 찬물에 밥 말아 죽순 장아찌를 반찬으로 먹는다면 입에서만 시원한 밥상이 아니라 죽순의 서늘한 성질이 더위에 지친 우리 몸을 시원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죽순의 어머니격인 대나무에도 신경을 안정시키는 작용과 열을 내려주면서 담을 제거하는 작용. 전신에 퍼져 있는 담을 제거하는 작용 등이 있으므로 죽순이 없는 계절에는 대나무 잎을 차로 음용해도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녹색대학 생명살림학과 고 은 정 ggum234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