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갑의 지리산 여행기 90편지리산둘레길 최고 화제 2選톱스타 홍여진 유방암 치유해 준 창원 생태마을VS 둘레길 마니아들의 우상 지리산 롯지 하 여사 ▶ 톱스타 홍여진의 나레이션 “제가 지금 걸어가고 있는 곳은 함양 창원마을입니다. 제 어깨 너머로 노을이 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아무런 생각 없이 걷다 보니…제 몸을 그토록 괴롭혔던 병이 사라지더군요”▶맛의 지존 하 여사 가라사대 “그냥 우리 집에서 해묵는 것 그대로 상에 올릴 뿐이지 비법은 무신 얼어죽을 비법이 있겠노” 그런데 왜 나그네들은 하 여사 음식 맛에 열광하지? 창원마을 서구풍 펜션 산촌 생태마을# 영화배우 홍여진.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미스코리아 선 출신. 영화 <추억의 이름으로> <어느 중년부인의 위기> 주연. 한때 박지만(박정희 전대통령 아들)씨와 핑크빛 염문설이 나돌아 뉴스메이커가 됐다. 그는 1990년대 후반 은막의 신데렐라였다. 그런데 나이 40도 되기 전 덜컥 유방암에 걸리고 말았다. 2002년께. 홍여진은 충무로 영화판에서 사라졌다. 3년전인가. 우연히 TV를 보다 그녀의 최근 모습을 보았다. 프로그램 명은 MBC-TV 다큐멘터리 <지리산을 걷다>. TV 속에서 그녀. 지리산 창원마을을 걸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나레이션을 했다. “그냥 아무런 생각 없이 지리산길 걸어갑니다.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들판. 씨 뿌리는 촌로들을 그냥…하염없이 바라보며 걸어갑니다. 제가 지금 걸어가고 있는 곳은 함양 창원마을입니다. 제 어깨 너머로 노을이 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아무런 생각 없이 걷다 보니…제 몸을 그토록 괴롭혔던 병이 사라지더군요”TV 속 홍여진의 증언을 듣노라니 문득 이창우 양평 한의원장의 말이 생각난다 “말기암 환자들이여. 깊은 산 속에 들어가 산 속 맨 땅에 배를 깔고 잠을 자라. 그러면 몸 속 병 쑥 빠져나갈 것이다”이걸 가리켜 산기요법(山氣療法)이라 한다. 그렇다면 홍여진은 창원마을 산기(山氣)에 의해 치유되었단 말인가? (이로써 창원마을은 필자의 뇌리 속에 치유의 장소로 각인된다. 기회가 되면 그 곳으로 가 필자도 홍여진처럼 그냥. 아무런 생각 없이 산길을 걸어가 봐야지. 해서 내 몸 속 아픔도 치유해 보리라 그런 마음을 먹었다)# 창원마을은 함양 마천면 의탄리에서 등구재를 넘어 가는 길에 있다.세상을 밀치고 돌아앉은 옹골찬 모습이 찾는 이들로 하여금 깊고 맑은 기운을 절로 느끼게 한다. 창원마을 초입에 들어서면 오래된 예배당이 있고 곳곳에 칼라 감자밭이 있다. 칼라감자는 문자 그대로 색깔 있는 감자를 말하는데 홍영. 자영. 하령 등 3개의 품종이 있다. 일반 감자와는 달리 생식으로 사용시 (날로 먹었을 때) 거부감이 들지 않으며. 일반 감자보다 병충해에 강하여 친환경적 재배가 가능한 신품종이다. 피부 잔주름을 없애준다 해서 주부들로부터 인기절정이다. 또. 남성들 전립선암 억제 효능이 대단하다 한다. 감자밭 뒤편에 산촌생태마을이 있다. 산골 나그네들의 숙박지이자 마을 친환경 작물 판매소이다. 필자는 이 곳에서 1박하면서 창원마을의 이모저모와 생태마을 이용법 등을 알아보았다. 창원 산촌 생태마을 매니저 김원상 농부의 말이다.“창원마을 사람들은 극히 원시적 방법으로 호두 곶감 고사리 오미자 수수 등을 키우며 삽니다. 우리 마을의 자랑 딱하나만 들려달라고요? 야생화 천국이지요. 사철에 걸쳐 조릿대 벌매취 맥문동 돌단풍 매발톱 능소화가 피고 집니다”모두다 영약이다. 특히 조릿대는 약초의 블루칩. 약초연구가 강명권에 따르면 “희귀암 다스리는 약초”란다. 매발톱은 미나리 아재비 목으로써 4∼7월에 핀다.꽃잎 뒤쪽에 꽃뿔이라는 꿀주머니가 있는데. 매의 발톱처럼 안으로 굽은 모양이어서 매발톱꽃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여성의 생리불순에 달여 마시면 효과가 있다고 한다. ▲창원산골생태마을 지킴이 김원상 농부. -생태마을 숙소를 이용하려면?“창원산촌 생태마을은 식당. 전통찻집. 가족형 숙박동. 원룸형 숙박동. 세미나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식사메뉴는 산채비빔밥. 유황오리 지리산 흑돼지 옻닭 등이며 여름 장마 쏟아질 땐 호박 부침개에 마천 솔 막걸리 마련해 놓겠습니다. 입실료는 비수기때 5∼12만원이며 성수기땐 6∼15만원입니다”문의는 011-883-9677. 산촌생태마을 센터장창원산촌 생태마을은 산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한지제작. 오미자농장에서의 울력. 각종 작물 재배체험 등이 그 것이다. 창원마을엔 한지제작 명인 이상옥 선생이 살고 있다. -창원 생태마을 주변 가볼만 한 곳은?“마을을 감싸고 있는 삼봉산이 있습니다. 비올 때 흰구름이 피는 이색 풍경을 연출합니다.창원마을 당산 쉼터 오른쪽으로는 등구재 오르는 길과 그 아래로 다랭이 논이 펼쳐져 있고. 건너편에는 칠선계곡 골짜기와 천왕봉을 비롯한 지리산 4개 봉우리가 우뚝 솟아 있습니다. 무속신앙도 비교적 잘 보전되어 있습니다. 2월 초하룻날 저녁에 부엌에 밥 지어놓고 살강에 물 떠놓고 대나무 가지에 무색 헝겊 3개 달고 소지하는 의식이 펼쳐집니다”창원마을 가구수는 110호. 경작면적은 전 59ha. 답 52ha. 한편 이 마을은 지리산둘레길 하이라이트 구간으로써 등구재·창원마을 약 1.8km. 창원마을·금계 2.9km로 구성되어 있다. 지리산을 알고 싶거든‘사랑 그리고 그리움’을 찾아라 #지리산 둘레길 마니아 들 사이에 ‘하 여사’ 신드롬이 일고 있다. 하 여사란? 창원마을에 사는 촌부로서 나그네들 밥해 주는 주막 아줌마 하말순씨를 말한다. “콩깍지와 메밀대를 군불아궁이에 때어 밥을 짓는 거라. 그런 밥이 어찌 안 맛있겠느냐? 그뿐이랴. 깊은 산에서 채취한 산나물. 토속 집간장으로 버무린 맛깔스런 반찬. 지리산에 가서 하 여사 밥 한 그릇 못 먹고 오면 그 놈의 여행 헛한 거라”오늘. 창원마을에 온 김에 지리산 둘레길 전설 하 여사 밥 한 그릇 먹어 보리라. 그 주막을 찾았더니 어렵쇼? 아무런 기척이 없다. 마을사람이 말씀하길 “그 아지매. 쩌기 지리산 롯지. 그 곳으로 그 뭐시기냐 스카웃되어 가 부렸어.”지리산 롯지는 마천면 의탄리에서 오도재 가는 길목 양전마을에 있다. 인산가 김윤세 회장이 경영한다. 롯지란 등산객을 위한 산장. 산막(山幕)을 뜻한다. 필자는 산골음식 지존(?) 하 여사와 조우하기 위해 국도를 따라 터벅터벅 지리산 롯지를 향한다. 지리산 롯지는 옛 등구초등학교 터에 자리잡고 있다. 해서 오래된 나무들이 즐비하다. 뜨락에는 창포가 활짝 피어 있다. 이것 참 택일 한번 잘했구나. 며칠 후면 단오가 아닌가. 단오철에 창포를 바라보니 더욱 운취가 나는구려.창포는 우리나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다년생 초본식물로 우물이나 논. 냇가 같이 물이 있는 곳에서 잘 자란다. 창포를 베어다 뿌리와 함께 삶은 물에 머리를 감으면 머리털이 잘 희어지지 않으며. 잡귀를 쫓을 수 있는 벽사력을 갖추고 있다고 믿어왔다. 창포뿌리에는 방향성 물질이 함유되어 있어 이를 삶은 물에 머리를 감으면 시원할 뿐만 아니라 은은한 향기까지도 내게 된다. 창포를 한참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리니 어디선가 본 듯한 낯익은 여인이 잡초를 뜯고 있다. 누구시더라? 백무동 초입 카페 ‘사랑 그리고 그리움’ 여주인 김명지씨 아닌가? 하 여사가 약선음식의 태두라면 이 여인은 지리산 자타공인 프로 산악인이다. 필자가 물었다. “왜 마천 백무동 초입에 있지 않고 여기 계세요?”그녀는 그냥. 미소만 짓는다. 이때. 박해룡 인산가 상무 코멘트.“저 분은 앞으로 지리산 롯지 큐레이터 겸 산악대장으로 일합니다”“그럼. 카페 사랑 그리고 그리움은 안 하고?”“그렇죠. 혁명(참된 레저문화 창출)을 위해 이 곳으로 집결한 것이죠”우와? 조각 한번 화려하구먼. 지리산 좌청룡에 하 여사(음식담당). 우백호에 사랑 그리고 그리움 여주인(산악담당)이라. 지리산 롯지는 이렇듯 막강 진용을 갖추고 이번 여름 산골 나그네를 맞이할 채비를 차리고 있었다. 하 여사. 한사코 인터뷰 사진 촬영을 고사한다. 그런 하 여사를 어렵게 카메라에 담았다. 촬영에 응한 산골 아줌마 순박한 넉살 좀 들어보자. “어젯밤엔 달이 손금을 보게 밝더니 오늘 구름 한 점 없네 그려. 이거? 고사리. 오늘 저녁 반찬 만들라고 좀 전에 산에서 가져 온거라. 그냥 우리 집에서 해묵는 것 그대로 상에 올릴 뿐이지 비법은 무신 얼어죽을 비법이 있겠노. 메뉴? 뭐 집 된장국. 산초 넣고 버무린 김치 연뿌리조림. 깻잎 장아찌 뭐 그런 거지. 별스런 게 뭐 있나”산초는 운향과의 초피나무 또는 동속 식물의 과피로서 씨를 최대한 제거하여 만든 약재이다. 산초는 복부의 찬 기운으로 인한 복통. 설사와 치통. 천식. 요통에 쓰며 살충작용이 있어 옴. 버짐. 음부가려움증. 음낭습진 등에도 사용한다.▲ 이곳 주요작물로는 고사리. 곶감. 칼라감자.별미로는 옻닭. 유황오리탕이다. 비로 이 분이지리산의 전설 하 여사! 산초 김치의 명인이다.-카더라통신(풍문)에 따르면 하 여사님. 수박 장아찌의 명인이라던데요?"아하 그것. 여름에 오소. 내가 해 주께요. 우째 만드느냐? 수박 속을 다 먹고 겉껍질의 하얀 속살을 연한 소금물에 2시간쯤 절인 뒤 물기를 빼고 햇볕에 꾸덕꾸덕 말리지. 그라고 물에 진간장. 집간장. 물엿. 설탕을 끓여 식힌 후 고추장과 된장을 같은 양을 섞는 거라. 말린 수박 속살을 항아리에 담고 다린 간장을 수박이 잠기도록 붓제. 속살이간이 배어 맛이 들면 갖은 양념을 해 먹는 기라"수박 장아찌는 이뇨작용이 뛰어나 신장병뿐만 아니라 심장병. 고혈압. 임신 등으로 인한 부종에 좋다고 한다.# 지리산 롯지(055-963-9788)는 최근 많은 돈을 들여 리모델링했다. 방마다 지리산과 관련된 이색 이름을 붙었다. 명선 연하 제석 촛대 칠선 형제 세석실 등. 이들 방 가격은 4만원 정도. 야외 바베큐 시설은 물론 축구장. 족구장도 갖추고있다. 지리산 롯지에 들어서면 인산가에서 제조한 명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죽염간장 무엿 죽염수 엄동설한 황태진액 등이 눈에 띈다. 죽염된장의 첫 맛은 짜지만 많이 먹어도 갈증이 나지 않고 특유의 향미가 느껴진다.잘 변질되지 않는 특성이 있다 미네랄이 풍부한 죽염수에 의해 우러난 간장은 다리지 않고 그대로 1년 이상 숙성한다. 보통 3년 된 죽염간장을 시판한다.무엿은 서리맞은 무. 살구씨. 멧대추의 씨. 갓의 씨앗. 마늘. 생강. 대추. 대나무 등으로 만든다. 잠을 푹 자고 싶은 사람. 속이 불편한 사람. 담배를 끊지 못하는 사람에게 좋다.엄동설한 황태진액은 강원도 덕장에서 겨우내 말린 황태를 아주 진하게 푹 달여 만든 제품이다. 이외 지리산 롯지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박성원 교수(동국대학교 문예창작과)가 쓴 <생각이 깊은 아이로 키우는 걷기여행>을 참조하시길. 구본갑|본지칼럼니스트busan70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