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갑석 목사(금호교회)어느 듯 5월의 끝자락이 보인다. 봄이 시작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제법 여름의 기운이 느껴지는 날들이다. 5월이 계절의 여왕임을 알리기나 하듯이 장미가 한창 그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있다. 빨간색. 노랑색. 흰색. 분홍색...봄이 시작되면서 눈길을 끄는 것은 계속해서 피고 지는 꽃들이다. 마치 이어달리기를 하는 것처럼 피고 지면서 아름다움을 주고 있다. 그 느낌이 강하게 와 닿는 꽃들도 있고 그렇지 못한 꽃들도 있다. 계속 피고 지는 꽃들을 만나면서 인생의 수많은 만남들을 생각해 보았다.국민일보에서 연재되는 ‘겨자씨’에서 이런 글을 읽었다. “정채봉씨가 쓴 에세이집에 '만남'이란 글이 있다. 그곳에서 작가는 여러 가지 만남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가장 잘못된 만남이 생선 같은 만남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한 만남은 만날수록 비린내가 묻어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장 조심해야 할 만남으로 꽃송이 같은 만남을 든다. 피어있을 때에는 환호하지만 시들게 되면 버리고 말기 때문이다. 가장 시간이 아까운 만남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는데. 그것은 지우개 같은 만남이다. 금방의 만남이 순식간에 지워져 버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만남 중에 가장 아름다운 만남은 어떤 만남일까? 그것은 손수건과 같은 만남이다. 힘이 들 때는 땀을 닦아주고 슬플 때는 눈물을 닦아주기 때문이다. 만남이 인생의 행복과 불행을 결정한다. 우리 인생에 있어 제일 중요한 축복은 만남의 축복이다. 그러므로 자녀를 위해 기도하되 특별히 만남의 축복을 위하여 기도해야 한다.” 손수건과 같은 만남을 지속하는 것은 축복이다. 시간이 지나고 환경이 바뀌고 생각이 바뀜에 따라 만남의 의미도 변질되는 경우들이 많지만 좋은 만남은 세월의 흐름도 환경이 변해도 바뀌지 않는 만남이다. 좋은 만남은 위로를 주고 평안을 주고 힘을 얻게 한다. 그리고 좋은 만남은 결국 서로에게 유익을 준다. 영국의 한 시골에서 부잣집 소년이 연못에 빠져 거의 죽게 됐을 때. 가난한 집의 수영 잘 하는 소년이 그를 구해줬다. 그 후 둘은 친한 친구가 됐다. 어느 날 부잣집 소년이 그 친구에게 말했다. “친구. 소원을 하나만 말해 줄래? 너의 소원을 꼭 듣고 싶어!” 그러자 가난한 집 친구가 대답했다. “내 꿈? 내 꿈은 런던에 가서 의학을 공부하는 거야!” 그 부잣집 소년은 친구의 소원을 자기 아버지에게 얘기했고 마침내 친구 아버지의 도움으로 런던에서 의학공부를 하고 의사가 됐다. 그가 바로 페니실린을 발견한 알렉산더 플레밍이었다.그런데 페니실린을 발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플레밍은 그 부잣집 친구가 폐렴으로 위독한 상태에 빠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플레밍은 페니실린을 들고 급히 달려가 그 친구를 간신히 살려냈다. 그렇게 살아난 친구가 바로 제2차 세계대전의 영웅 윈스턴 처칠이었다.지나온 삶 속에서 수많은 만남을 가지며 살아왔고 만남은 이 세상 살 동안 계속 될 것이다. 어쩌면 오늘의 삶의 결과는 만남의 결과인지도 모른다. 세월이 변해도 환경이 변해도 여건이 달라도 변하지 않는 좋은 만남이 있다는 것은 인생의 값진 보물이다. 그 대상이 부부이던. 친구이던. 형제이던. 동료이던... 벌써 아름다운 5월을 보내야 하는 시기가 되었다. 나뭇잎은 푸르럼이 더해가고 새로운 꽃들은 계속해서 피어난다. 이렇게 변화하는 세월 속에서 변하지 않는 진정한 만남. 아픔과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고 있는 진정한 만남이 있는지 돌아보아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