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외삼촌이 늦깎이 신랑이 되었다. 외할머니. 우리 엄마의 속을 무진장 태우고 드디어 장가를 간 것이다. 우리 막내 외숙모는 키도 크고 날씬하며 얼굴도 참 예쁘다. 이렇게 예쁜 숙모와 결혼을 하려고 그렇게도 선을 봐도 싫다고 하면서 장가를 일찍 가지 못하고 39세에 장가를 간 것이다. 막내 외삼촌이 장가가고 몇 달 지나지 않았는데 아. 글쎄 쌍둥이 여동생이 태어났다. 속도위반을 했다고 한다. 우리 외갓집엔 경사가 생긴 것이다. 늦게 장가간 외삼촌이 쌍둥이를 낳았으니 큰 반가움이었다. 모든 식구들이 반가움에 병원으로 달려갔다. 간호사 이모들이 쌍둥이를 안고 오는데 너무 조그마해서 신기했다. 쌍둥이로 태어나다 보니 몸무게가 적었다. 하지만 숙모가 임신 때 잘 먹어서인지 인큐베이터 속에 들어가지는 않았다. 손과 발이 너무 조그마했다. 눈도 못 뜨고 입만 꼬물꼬물하고 있었다. 그래도 동생이 생겨서 나는 너무 좋았다. 근데 큰일이 생겼다. 간호사 이모가 막내 외삼촌을 불러 안으로 들어갔다. 한참을 기다리니 삼촌이 나오는데 얼굴이 심각하고 눈물까지 글썽거렸다.엄마가 왜 그러냐고 묻자 쌍둥이 중 언니의 손가락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 여섯 손가락인데 가운데 손가락이 두 개로 나눠져 있었다. 그러니까 일곱 손가락인 셈이다. 어린 쌍둥이가 너무 불쌍해 보였다. 모두들 쌍둥이를 보러 갔다가 너무 마음이 아파서 서로들 얼굴만 쳐다보고 말을 하지 못했다. 그래도 쌍둥이들은 무럭무럭 예쁘게 잘 자랐다. 일년이 되어 돌잔치도 하고. 숙모 뱃속에는 또 쌍둥이의 동생도 생겨서 숙모는 또 배가 불룩했다. 이번에는 쌍둥이는 아니라고 한다. 쌍둥이가 3살이 되자 손가락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한다. 아참! 이제 이름을 불러야겠다. 언니는 원희. 동생은 원정이라고 예쁜 이름도 가지게 되었다. 원희는 대구의 한 병원에서 가서 손가락 수술을 하게 되었다. 이 병원은 손가락. 발가락 전문 병원이라고 한다. 원희가 수술을 했다. 삼촌에게서 연락이 왔는데 수술은 잘 되었다고 한다. 우리 가족은 모두 대구 병원으로 찾아갔다. 병원에 들어가니 손. 발 수술 환자들의 손과 발 모양을 석고로 본떠서 진열장에 진열이 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아픈 사람들이 무지 많은 것 같았다. 손. 발이 이상하게 생긴 사람. 피아니스트 이희아 누나의 모양도 있어서 처음 볼 땐 징그럽게 느꼈지만 저런 손으로도 열심히 사는 사람도 많다는 것을 느꼈다. 나는 건강하게 태어나서 얼마나 고맙고. 행복한지 모른다. 쌍둥이 원희는 수술하고 퇴원했는데 나만 보면 너무 좋아한다. ‘주현오빠’ 하면서 졸졸 따라다니기도 한다. 또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니 수술이 잘 되어 건강하고 예쁜 손이 생겼으면 좋겠다. 원희야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