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함양의 토박이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고장의 여러 명소에 가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 내 고장 알기 문화 체험을 통해 다양한 명소들을 다녀보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첫 번째 목적지는 서암정사와 벽송사였다. 동굴도 통과해 보고 작은 연못도 보고 돌에 새긴 부처님도 봤다. 아직 이런 곳에도 못 왔던 내가 부끄럽게 느껴졌다. 돌에 새긴 부처님이 하나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위로 가니까 더 많이 보였다. 벽송사는 옛날 유명했던 스님들이 공부했던 곳이라고 했다. 그런데 6.25 전쟁 때 빨갱이가 머물렀다고 해서 불로 태워 버려서 다시 복원했다고 하셨다. 위쪽으로 가니까 소나무 두 그루가 있었는데 하나는 도를 닦는 신선 같았다. 나무 근처엔 삼층석탑과 구도라는 것이 있었다. 삼층석탑은 보물 제 474호였다. 내가 보기에도 역시 석탑은 멋있었다.다음 향한 곳은 남계서원이었다. 남계서원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세워진 서원이었고 그 앞 입구에는 홍살문이 서 있었다. 그 문은 벼락을 맞아 다시 복구한 것이라고 하셨다. 그 문에는 화살 같은 모양이 있었는데 귀신을 쫓는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고 하셨다. 서원은 인재를 양성하고 선현들에게 제사를 지내던 곳이어서 그런지 위엄이 느껴졌다. 학생들이 공부하던 곳이어서인지 기숙사도 있었다. 옛날부터 열심히 공부했던 우리나라가 자랑스러웠다. 다음 코스는 정여창 고택이다. 매우 많이 왔던 곳인데 오랜만의 방문이라서 그런지 새로워 보였다. 옛날 사람들이 살던 집을 보면서 구조도 특이하고 전통적 가치관이 집에 배여 있다는 것도 느꼈다. 안채는 깊숙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 가다 보니까 누가 벌써 낙서를 한 것이 보였다. 소중한 문화재에 펜으로 크게 적은 것을 보면서 그건 벌을 받을 거라고 생각되었다.다음 목적지는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농월정이다. 우린 농월정 근처 가게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었다. 비록 농월정을 볼 순 없었지만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다음 목적지는 논개 묘이다. 가다가 한 위인의 업적 등을 적은 비석 앞에 잠시 멈춰 섰다. 그 곳은 옛날 의병장으로 활약하셨던 덕유산 호랑이라고 불린 의재 문태수 장군을 기념한 것이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런 훌륭하신 분에 대해 알게 된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했다. 다시 논개 묘로 향했다.높은 곳에 묘가 있었다. 논개는 양반의 딸이었는데 나중에 아버지가 죽고 최경회 장군의 집에 살다가 결혼을 한다. 최경회 장군이 진주성으로 부임되었을 때 일본군이랑 싸우다가 죽자 논개도 기생으로 변장하여 적장을 품에 안고 뛰어내린 것이었다. 논개의 묘에 갈 때 오르는 계단의 개수가 또 77개였다.그 이유는 논개가 칠월 칠석날 죽었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이런 신기한 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논개 묘에 다녀가면서 논개에 대한 생각을 바로 잡을 수 있었다. 마지막 코스는 거연정 산책로였다. 이 곳 역시 처음 와 본 곳이다. 엄청나게 길어 보였다. 하지만 막상 걸어보니 짧게 느껴졌다.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그런가보다. 함양에서 유명한 명소 중 얼마 되지 않은 곳만 방문했지만 우리 고장에 이렇게 뛰어난 문화재가 많다는 것에 자부심이 생겼다. 교장선생님의 말씀처럼 이번 여행으로 함양을 발전을 위해서는 우선 우리고장 함양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오늘 일을 계기로 커서 함양발전을 위해 힘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