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가 급진전하면서 경계의 벽이 희미해지고 있다. 교통수단. 인터넷의 발달은 더 저 멀리 있는 사람과도 친근하게 만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 되어주고 있다. 우리가 매체를 통해 듣는 국제적인 금융자본은 이런 인터넷의 발달에 힘입어 국경을 넘나들며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에서만 이루어지는 교류가 이제는 실제 삶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현상은 우리 삶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문화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던 것들이 매체나. 인터넷을 통해 영상으로 볼 수 있고. 여유만 되면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체험도 할 수 있다. 다양한 문화가 우리 삶과 만나고 있으며 그것을 통해 지혜를 배우거나 쉼을 얻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노동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아시아나 아프리카 등의 국가에서 사람들을 들여오고 있다. 금융자본과 노동 시장의 국경의 넘나듦은 이미 보편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좋아서 귀화하거나. 사업으로 들어왔다 눌러 사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우리나라 안에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함양만 해도 농촌 총각과 결혼해서 들어 온 이주여성들이 있다. 그들은 모국의 문화. 언어. 풍습을 가지고 우리나라에 들어 와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키운다. 우리에게 익숙한 것이 그들에게는 생소한 것들이다. 반대로 우리가 외국에 살 때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다름. 차이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한 나라. 민족. 부족이 오랫동안 살아오면서 내면화되고. 관습화되어 구성원들의 정체성을 형성한다. 이질적인 문화가 다소 우리를 당황하게 하거나 힘들게 해도 어울려 살아야 한다면 인내심을 갖고 포용과 배움의 자세로 접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이런 다양성은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하고 평화롭게 만들 수 있다. 시인 안도현은 ‘간격’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 나무와 나무 사이/ 넓거나 좁은 간격이 있다는 걸/ 생각하지 못했다/ 벌어질 대로 최대한 벌어진./ 한데 붙으면 도저히 안 되는./ 기어이 떨어져 서 있어야 하는./ 나무와 나무 사이/ 그 간격과 간격이 모여/ 울울창창鬱鬱蒼蒼 숲을 이룬다는 것을/ 산불이 휩쓸고 지나간/ 숲에 들어가 보고서야 알았다.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라는 숲은 여러 나무들로. 떨어져 있는 나무와 나무들로. 그들의 사이로 이루어졌다. 다양성에서 오는 이 간격은 우리 삶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풍요롭게 만든다. <목사칼럼/산들교회 노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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