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경찰서에는 ‘끝없이 피는 꽃’이 있다.
나무 한 그루에 한 해 2000∼5000여 송이가 핀다.
왕성한 번식력과 인내, 끈질긴 생명력이 특징이다.
이 꽃의 이름은 무궁화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동양 최고(最古) 지리서 ‘산해경’에 “군자의 나라에 훈화초가 있는데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진다”는 기록이 있다.군자국은 우리나라를 칭하며 훈화초는 무궁화의 옛 이름이다.
신라 효공왕이 당나라에 보낸 국서에 ‘근화향(槿花鄕:무궁화의 나라)’이라는 표현이 있다.
약 2000년 전에 우리나라에 자생했음을 추측할 수 있다.
광복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
광복(光復)은 ‘빼앗긴 땅과 주권을 도로 찾음’의 뜻이다.
또 다른 광복(匡復)은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회복함’을 말한다.
오는 8월 15일은 광복 80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제는 편견과 선입견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
그리스 신화에 ‘프로크루테스의 침대(procrusten bed)’ 이야기가 있다.
프로쿠루테스라는 강도가 행인을 집으로 끌고 와 침대 위에 강제로 눕힌다.
키가 침대보다 큰 사람은 발과 머리를 잘라 죽이고, 작은 사람은 침대 길이만큼 잡아당겨 죽였다.
그리스의 영웅 테세우스는 그를 같은 방법으로 죽였다.
프로쿠루테스 침대는 혼자만의 기준을 정해놓고 모든 것을 판단하고 처리하는 걸 풍자한 이야기다.
편견(偏見)은 ‘한쪽으로 치우친 공정하지 못한 생각이나 견해’, 선입견(先入見)은 ‘어떤 사람이나 사물 또는 주의나 주장에 대하여, 직접 경험하지 않은 상태에서 미리 마음속에 굳어진 견해’라고 국어사전은 정의하고 있다.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과 섣부른 예단은 우리 사회의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무너뜨린다.
그 자리에는 특권과 반칙의 바이러스가 불신과 갈등을 키운다.
그렇게 자라나는 불행의 씨앗이 종국에는 파멸을 초래하는 경우가 있다.
독단적 사고, 반칙에 익숙하면 위기인 줄 모르고 냄비 속에 죽어가는 개구리 신세가 될 수 있다.
상대를 인정하고 겸손한 자세를 갖추면 위태롭지 않다.
우리 사회의 안전과 안녕은 편견과 선입견의 독립에서 시작된다.
광복 80주년, 내 안에 있는 프로쿠루테스의 침대를 치워야 한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