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애걸복걸 기다리겠으니 대기자에 이름만이라도 올려 달라고 했던 한 명은 끝내 오지 않았다. 둘은 첫날만 모습을 보이고 감감무소식이었다. 나머지 열은 날마다 나왔고 최선을 다했다.첫날의 기억은 참으로 오래 가슴에 남아있다. 자기소개를 하며 북받치는 감정을 참지 못해 우는 이도 있었다. 삶에 대한 감사와 행복으로 가득한 이도 있었고 글쓰기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다고 당당하게 포부를 밝히는 이도 있었다. 이미 책을 두 권이나 내고 작가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사람도 있었고 네 권을 내고 여러 곳에 작품을 응모하는 이도 있었다. 모두가 책을 좋아하고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었다.그들은 내가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가슴을 열고 귀를 기울였으며 열정적으로 글쓰기의 세계를 유영했다. 그들은 자료로 내준 텍스트를 읽고 이야기 나누고 또 읽고 이야기 나누며 좋은 글에 동화되었고 끝내는 자기의 이야기를 공책에 적었다. 소재를 정하고 생각을 모으고 정리를 해서 하나의 이야기, 한 편의 자신의 글을 써 내려갔다. 그리고 과정이 끝나는 날까지 몇 편의 글을 완성할 수 있었다. 마지막 날, 그중 가장 임팩트 있는 문장을 찾아 화지에 적으라고 했다. 내용에 맞는 그림도 그리고 캘리그라피나 붓글씨로 멋지게 꾸미는 이도 적잖았다.-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 훗날 내 자식들은 지금 내가 기억하는 나의 엄마만큼 나를 기억해줄까?- 언제쯤 나는 오늘과 같은 인연과 아무렇지도 않게 이별할 수 있을까 기도하며 일상의 일을 한다.- 서로 도우며 함께 살면서 근본을 잊지 않는다.- 경청과 공감: 잘 전달하고 잘 전달받기. 잘 말하고 잘 들어주기- 좋은 추억과 자연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물려주고파 나는 오늘도 꿈을 꾼다.- 자갈돌 네 개를 주웠다. 맨 밑바닥부터 세 개를 차례차례 조심스레 깔았다. 맨 위에 가장 아픈 손가락처럼 아들돌 하나를 살포시 얹었다.- 장날, 시골의 미용실은 뽀글이 할매들의 사랑방. 파마값은 이바구값이다.- 내일이라도 다시 길 위에 서면 내 가슴은 그날들처럼 두근거리고, 저릿한 두 다리의 아픔조차 행복한 걸음이라 기꺼워할 수 있을까? 내게 다시 묻는다.시화로 재탄생된 이 문장들은 달포 동안 도서관 1층, 사람들의 시선이 가장 많이 가는 곳에 화사하게 버티고 서서 도서관을 찾는 이들에게 한껏 부러움을 선물로 안겨주었다. 이제 그동안 써 내려간 몇 편의 글들은 문집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표지 샘플을 선택해 보라고 했을 때 열정적인 열의 감동과 뿌듯함이 카톡 답장 속에 그대로 녹아있어 가슴이 뜨거웠다.평생을 살아오면서 묻어두었던 이야기, 힘들고 아팠던 이야기며 행복하고 즐거웠던 이야기들에 서로 귀 기울이며 들어주고 마음을 달래고 위로했던 시간, 공유의 시간이 서산으로 넘어가는 해처럼 이제 우리의 기억 저편으로 넘어가고 있다. 하지만 아쉬움이 채 끝나기도 전에 두 번째 무대가 기다리고 있다. 9월 첫 주부터 다시 시작되는 글쓰기 강의, 몇 명이나 다시 모일까? 열정의 용사 열 명은 다 오겠지? 나를 만나고 치유가 되고 즐거웠던 이들은 올 것이고 또 새로운 꿈을 꾸는 누군가는 올 것이다. 글쓰기는 계속된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150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