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장 바둑 일인자로 알려진 노석영 국수의 고장 함양군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노사초 바둑공원 준공이 예정된 가운데, 그 중심축 역할을 해온 함양군바둑협회가 지난 3월 김종환 신임 회장을 선출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6대 회장으로 취임한 김 회장은 “회원 간 친목 도모와 바둑회관 건립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삼겠다”며 “임기 4년 동안 바둑과 협회 발전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기자와 마주 앉아 바둑 한판 수담을 나누며 김 회장의 바둑 철학과 비전을 들어봤다.“무엇보다도 회원들의 친목이 우선입니다. 그리고 바둑회관 건립은 반드시 이뤄내야 할 목표입니다. 현재 지곡면 노사초 바둑공원이 30억 원 예산을 들여 조성 예정입니다. 여기에 회관까지 완공되면 함양은 명실상부한 전국 바둑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습니다”함양군바둑협회는 지난해 경남도민체육대회 바둑 부문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했고, 제17회 노사초배 전국바둑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함양의 바둑 저력을 입증했다. 그러나 최근 바둑 인구는 줄어드는 추세다.“요즘은 취미가 다양해지면서 바둑을 즐기는 사람이 많이 줄었습니다. 불과 20여 년 전만 해도 바둑이 취미인 분들이 많았죠. 전무이사로 활동하던 시절에는 지곡초, 함양초, 위성초 등에서 방과 후 바둑교실을 운영했지만, 지금은 회관을 중심으로 교육을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비록 인기는 예전만 못하지만, 여전히 함양의 바둑 실력은 상위권이다. 김 회장은 바둑 인구 확대를 위해 힘쓰겠다는 각오다.“제가 회장으로 있는 동안, 함양에 다시 바둑 열풍을 불러일으켜 보고 싶습니다”현재 협회는 약 120명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부회장 3명, 전무이사, 사무국장이 협회 운영을 함께하고 있다. 김 회장은 회관 건립과 더불어 신규 회원 유치에도 힘쓸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제18회 노사초배 전국바둑대회와 제6회 협회장배 바둑대회를 개최하며, 바둑교실 운영과 지회 활성화(서상, 백전, 안의)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협회 가입은 남녀노소 누구나 가능합니다. 연회비는 10만 원이며, 여성, 노인, 어린이 대상 바둑교실은 무료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활동이 더 활발해지기 위해선 회관 건립이 반드시 필요합니다”AI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는 컴퓨터를 상대로도 바둑을 배울 수 있는 시대다. 그러나 김 회장은 여전히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오가는 수담의 가치를 강조한다.“AI와 두는 바둑은 실력 향상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취미로 삼기엔 금방 흥미를 잃기 쉽습니다. 사람과 마주 앉아 두는 바둑은 상대의 의도와 감정을 느낄 수 있어 훨씬 재미있고 깊이가 있습니다”바둑은 결국 집을 많이 가진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다. 어떤 이는 전투를 즐기고, 어떤 이는 조용히 땅을 넓히며 계가를 준비한다. 김 회장은 바둑판 위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성향과 철학에 주목한다.“과거 노사초 선생의 바둑은 순장 바둑으로, 지금과는 방식이 조금 다릅니다. 싸움을 즐기는 형태였죠. 현대 바둑은 체계적으로 발전했고, 지금도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바둑의 역사 속에서 단 한 번도 같은 대국이 나온 적이 없습니다. 그만큼 수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거죠. 바둑은 인간의 삶 그 자체입니다. 그렇기에 한 번 배워 놓으면 절대 후회하지 않습니다”곽영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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