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지 당황스러운 일을 겪었습니다. 상품 판매, 그것도 온라인으로 많이 하다 보면 별별 일이 다 일어납니다. 늘 정성 들여 만든 상품을 포장해 보내지만, 그것이 무사히 주문자에게 잘 도착할 때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 특히 곶감이나 인절미 같은 신선식품은 더더욱 그렇습니다.배송된 인절미가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사라졌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배송 사고겠거니 하고, 고객에게 죄송하다며 다시 한번 정성껏 포장해 재발송했습니다. 그런데 또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또 못 받았다는 겁니다. 마음이 덜컥 내려앉더군요.바로 택배사와 고객에게 차례로 전화를 돌렸습니다. 택배기사는 “분명히 현관 앞에 두고 사진까지 찍었다”고 하고, 고객은 “현관을 몇 번이나 확인했지만 없었다”고 하니, 누구 말이 맞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더 기가 막힌 건, 고객과 스토어 톡톡하기로 나눈 메시지와 직접 전화로 나눈 말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방금 전화로는 “떡 잘 받았다”고 하던 고객이 톡톡하기 메시지로는 “떡을 보내지도 않고 거짓말까지 하시냐”며 화를 내시는 겁니다. ‘혹시 감정이 상하신 걸까?’, ‘내가 뭘 놓쳤나?’ 여러 번 생각하게 되더군요.그러던 중, 문득 전날 밤에 “떡이 또 배달되었다”는 문자를 하나 받았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아, 혹시 내가 실수로 송장을 두 번 뽑았나?’ 싶어 고객에게 “착오로 중복 발송된 것 같으니 서비스로 맛있게 드시라”고 전했지요. 그런데 갑자기 느낌이 와서 이름과 배송 주소를 찬찬히 확인해보니 사라진 인절미의 진실이 드러났습니다. 놀랍게도 동명이인 세 명이 거의 비슷한 시기에 각기 다른 주소로 인절미를 주문하셨던 겁니다. 그 중 한 분은 어머니께 보내는 주문이었고, 주문 후 배송 주소를 문자로 변경하기까지 했습니다. 결국, 그 어머니께는 인절미가 두 번이나 도착했고, 정작 떡을 받지 못한 분은 따로 있었던 겁니다. 착오로 떡을 못 받은 고객에게는 진심 사과드리고, 작은 마음을 담아 호두말이 곶감을 서비스로 함께 보내드렸습니다. 늘 새삼 느끼는 건, 우리나라는 같은 이름이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이미자, 이순자 같은 흔한 이름은 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이름만 보고 판단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리고 이름 뒤에 전화번호 뒷자리나 분당, 영덕 같은 지역 표시라도 더해 두면 착오를 줄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작은 메모 하나가 정확한 주인에게 소중한 상품을 제대로 전해지게 하는 열쇠가 되어줄지도 모릅니다.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때로는 사소한 실수가 큰 오해로 번지기도 하지만, 그럴수록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때로는 뜻하지 않은 실수가, 오래 기억될 인연의 씨앗이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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