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은 총 인구 약 3만6000명이다.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전체 40%, 법에서 정하는 청년인구는 전체 9.5%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소멸 위협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히가시카와는 일본 홋카이도 중앙부에 위치한 작은 마을로 홋카이도 내에서도 인구가 적은 편에 속하는 지역이지만, 일본의 전반적인 지방 인구 감소와 달리 최근 몇 년간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지역이다. 히가시카와의 인구 증가 요인을 히가시카와의 자원, 그리고 도시문화, 청년 유입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함양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한다. 또한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국내 다양한 로컬문화 사례를 분석하고 도시계획과 관계인구 유입 전략을 통해 함양의 발전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글 싣는 순서>1. 함양은 인구가 늘어날 수 있을까?2. 함양을 거점으로 새로운 대안 연구3. 히가시카와(1) 지역 자원4. 히가시카와(2) 도시 문화5. 히가시카와(3) 청년6. 다양한 로컬문화 사례와 관계인구 형성7. 지역을 살리는 시스템       "작은학교 살리기 성공의 전제는 복제가 아니라 다양성, 그리고 그 다양성을 지켜 줄 투명한 거버넌스다"   이번 편에서는 서하초등학교가 폐교 위기를 딛고 마을 전체를 되살린 5년의 과정을 추적한다. 자연을 교실로 바꾸는 서하초 특성화 교육, 학부모가 주도한 마을교육공동체 그리고 1억 원 넘게 모인 서하초 발전기금까지. 작은 학교 한 곳에서 출발한 실험은 어떻게 교육을 넘어 공동체·경제·거버넌스로 확장됐을까. 서하초의 사례를 통해 작은 학교가 학생 수 지키기를 넘어 지방소멸 해법의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살펴본다.   대표적인 선민후관 우수사례 서하초등학교 살리기 서하초의 사례는 ‘선민후관(先民後官)’이다. 주민이 먼저 기획하고 행정이 재정·제도를 뒤따라 지원하는 원칙을 핵심 성공 요인으로 꼽는다. 서하초는 지역민 중심으로 1년 만에 동문회 관련 발전기금 6,015만 원과 학교발전기금계좌 5,235만 원 기금을 종잣돈으로 자체 마련했다. 이를 이용해 전입 가구 빈집 수리와 학생 장학 사업을 시작했다.추가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서하초와 연계하며 학교 맞은편에 12가구 임대주택을 짓게 됐고 학교 살리기에 주거 패키지를 확장시켰다. 추가로 지역 내 일자리를 확보해서 학부모들이 지역에서 구직할 수 있도록 하면서 인구가 지역에 밀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그러나 장 소장은 “지속 가능성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그는 자신이 관여한 20여 개 농촌 초등학교 가운데 “절반은 지금도 살아 있지만, 절반은 교장 교체나 내부 갈등으로 흔적조차 희미해졌다”며 “작은 학교 살리기는 사례를 넘어 지역에 지속할 때 의미 있다”고 말했다.그럼에도 서하초 사례가 지방소멸 논의에서 특별한 이유는 분명하다. 작은 학교를 살리는 일이 단순한 학생 모집이 아니라, 학부모의 생활 기반을 확보하고 학교를 마을의 중심 시설로 전환하며 주민·학교·행정이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을 통해 지역은 새로운 공동체를 맞이하고 지역 내 다양성을 확보하며 활력을 되찾는다.이번 기사에서는 서하초가 보여 준 ‘작은 학교 살리기’가 과연 지방소멸 속에서 어떤 힘이 될 수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학부모를 움직인 두 개의 열쇠 ‘일자리’와 ‘주거’ 2019년 11월부터 12월까지 기획한 전국 설명회는 불과 70일의 짧은 기간 안에 기획·홍보·운영을 성공시킨 사례다. 「함양 서하초 학생 모심 전국 설명회 결과와 성과 분석」에 따르면 설명회를 통해 전국에서 75가구 144명이 지원했고, 다자녀 및 1,3,6학년 우선 등 기준으로 심사를 거친 후 서하초등학교에는 최종 32명의 학생이 다니게 됐다.장원 농촌유토피아연구소장은 “부모가 생활을 해결할 수 있어야 학교가 산다”고 강조했다. 학생 모심 위원회는 설명회 직후 면 소재지 빈집 8채를 조사해 수리했고, 동시에 한국토지공사(LH)와 협의를 시작했다. 2021년 4월, 서하 임대주택 12가구가 추가 완공되며 안정적인 주거 플랫폼이 마련됐다.일자리는 맞춤형 연결로 풀었다. 전입 가구 학부모의 이력서를 받아 인근 농가·기업 등과 매칭했고, 모두 원하는 일자리를 가질 수 있었다. “학부모가 수입 걱정 없이 머물면 아이들은 학교에 뿌리를 내린다”는 장 소장의 설명이다.주거·일자리 패키지는 곧바로 학생 증가로 이어졌다. 인구 소멸이 심화되던 서하면은 2년 동안 18가구가 전입했다. LH 임대주택 단지와 청년 레지던스 건설 계획까지 연결해 많은 가구를 확보했다.일자리와 주거를 한꺼번에 해결한 전략이야말로 ‘작은 학교 살리기’를 교육 문제가 아닌 생활 문제 해결로 전환시킨 결정적 열쇠였다.   학교가 마을을 견인하다 ‘마을학교공동체’의 탄생 서하면의 ‘공동체 빈칸’을 채운 것은 바로 학교를 품은 새 얼굴들이었다. 폐교 위기의 서하초를 살리려 모인 학부모 중심의 ‘작은 학교 학부모 공동체’와 학교 공간을 열어 돌봄·문화 프로그램을 꾸린 ‘마을교육공동체’가 자연스레 지역에 생겨나면서, 마을은 한 번에 두 개의 새 커뮤니티를 얻었다. 경남도와 LH가 참여한 협약식에서 관계자들은 “학교를 중심으로 한 교육·문화공동체가 농촌을 재생하는 모델이 됐다”고 평가했고 지역 주민은 “전국에서 전입한 가족 덕분에 서하면이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고 전했다.선주민과 학부모 중심의 이주민.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두 공동체가 공존하면서 지역 안에 ‘다양성의 생태계’가 생겼고, 그 다양성이야말로 서하면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원동력이 됐다.장원 농촌유토피아연구소장은 서하초 사례를 설명하며 “마을교육공동체는 마을이 학교를 돌보던 모델이었지만 지금은 학교가 마을을 끌고 가야 한다”며 “학교가 마을을 활력으로 이끄는 마을학교공동체를 강조하고 있다”고 학교가 중심이 되는 마을 공동체성 회복을 강조했다.전국 확산의 두 얼굴, ‘물꼬를 텄다’와 ‘다 똑같이 하면 망한다’변화는 교육계를 넘어 정치와 행정을 움직였다. 장 소장은 “학교 한 곳이 움직이니 총리와 중앙부처 장관이 찾아왔고, LH는 함양군을 ‘농촌 유토피아 시범 사업 1호 대상지’로 선정하고 폐교 위기 초등학교 중심 소규모 주택단지 조성 사업을 확대해 갔다.”경남도교육청은 서하초 사례를 참고해 매년 세 곳 초등학교를 선정해 작은 학교 살리기 사업을 진행했다. 또한 전북교육청·제주교육청·전남 해남군 등 다양한 기관이 버스를 대절해 서하초를 방문하며 다양한 곳에서 서하초의 사례를 배우러 왔다.하지만 확산이 모두 호재는 아니다. 장 소장은 “가서 보고 그대로 하려 하니까 다 같이 하면 망하는 거다. 생태계에서 제일 중요한 건 종 다양성”이라며 “산이 다르고 강이 다른데 학교 살리기도 달라야 한다”고 못 박았다.장 소장은 “작은 학교 살리기 지원을 받아 똑같이 LH 임대주택까지 들인 모 학교의 경우 거버넌스를 만들고도 내분으로 무너지고 교사가 고발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반면 거창군 신원초는 공동체 구성을 처음부터 제대로 해 살아남은 학교”라며 두 학교의 엇갈린 운명을 통해 주민들이 함께 공동체에 몰입할 수 있는 맞춤 설계가 필요한 이유를 강조했다.결국 서하초가 연 물꼬는 ‘어떻게’보다 ‘왜’를 묻는다. 작은 학교 살리기의 핵심인 주거·일자리·교육 패키지를 주민이 진심으로 설계하고 행정이 뒤따르는 구조를 가지면서 각 지역은 자신만의 자연·문화·산업 자원을 기반으로 고유 모델을 짜야 한다. 성공의 전제는 복제가 아니라 다양성, 그리고 그 다양성을 지켜 줄 투명한 거버넌스다. 서하초 사례가 주는 세 가지 교훈서하초가 지난 5년 동안 증명해 온 세 가지 교훈을 압축할 수 있다.첫째, 주민의 주거·일자리부터 해결해야 학교가 산다. 전국 설명회장에서 장 소장은 “아이보다 부모를 먼저 움직이면 학교가, 학교가 움직이면 마을이 산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빈집 수리와 LH 임대주택 12가구 완공은 2년 만에 학생 수를 세 배 가까이 끌어올렸다.둘째, 공간은 마을의 허브가 되어야 한다. 장 소장은 “행정복지센터가 하던 공동체 활성화 역할을 학교가 대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하초의 경우도 서하에 이주한 학부모 세대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는 ‘서하다움 청년 레지던스 플랫폼’이 지역 내 커뮤니티의 역할을 수행하며 학교에서 출발한 공동체의 활성화를 도왔다. 장 소장은 “초등학교 중심으로 지역 공동체를 활성화 시킨다면 지역 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셋째,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것은 거버넌스와 다양성이다. 장 소장은 “지자체장이나 학교장, 이장이 바뀌기만 해도 금방 거버넌스가 휘청거린다”며 “누가 오더라도 안정적인 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동일 모델을 그저 시스템만 복제한 다른 지역 학교는 내분으로 흔들렸다. 결국 구성하는 사람들이 건강하게 참여하는 토양이 중요하다.서하초 사례가 함양에 던지는 과제도 분명하다. 주거·일자리·교육 패키지를 지역 고유 자원에 맞게 설계하고, 투명한 거버넌스로 오래 버틸 구조를 짜야 한다.“학교가 살아야 마을이 살고, 마을이 살아야 학교가 산다”는 장 소장의 이야기는 지방 소멸을 앞둔 함양이 작은 학교 살리기를 넘어 학교를 둘러싼 공동체, 공동체를 구성하는 우리네 삶의 방식까지 고민하게 한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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