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개월간 이어온 함양FC-U18과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동거가 6월 29일로 끝이 났다. 우리 군 체육계에 변곡점으로 기록될 수 있는 축구부의 창단에 일부분 기여를 할 수 있었다는 뿌듯함은 이내 어른 세대로서 아이들에게 미안함으로 바뀌었다.많은 사람들이 축구부의 창단에 진심 어린 협력을 하고 지금도 후원을 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 없이는 우리 선수들이 세계적인 선수로 도약하는 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어 보이기에 안타까움이 크다. 아니, 우리 선수들이 충분한 자질들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과 같은 시스템으로 운영된다면 국내에서 커녕 경남에서도 제대로 자리매김하기가 어려워 보인다.오늘 필자는 함양FC-U18의 급식, 즉 먹는 것에 대한 문제를 감히 언급해보고자 한다. 보통의 사람들에게도 먹거리에 대한 문제는 생존에 있어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그런데 특히 운동선수들에게 있어서 급식은 생존의 문제를 넘어 경기력의 출발점이기에 더욱더 중요하다. 최근 들어 고등학교 운동부, 특히 축구선수들의 급식은 경기력과 직결된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고 이는 과학적으로도 증명되고 있다.다른 종목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축구는 최소 90분에서 120분까지의 경기를 소화해 내야 하기 때문에 단순한 체력 소모를 넘어서는 고도의 집중력과 순발력, 전략 수행 능력을 요구하는 스포츠다. 그만큼 성장기 선수들의 영양 섭취는 단순한 끼니 해결이 아니라, 곧 훈련과 경기의 질, 선수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은 물론 더 나아가 미래 진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하지만 필자가 지켜본 함양FC-U18은 아침은 자율 간편식에 점심은 학교 급식, 저녁은 관내 식당에서의 밥이다. 다행히 식당 측에서 많은 배려로 선수들의 만족도는 높지만, 제대로 된 식사가 하루 한 끼에 그쳐서는 축구선수로서의 체력적 과제를 수행해내기에는 중과부적이다. 또한 훈련이 있는 주말을 제외하고는 선수 개개인이 먹거리를 해결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선수들은 훈련 후 체력 고갈과 허기짐 등으로 편의점 음식이나 인스턴트로 끼니를 보충하는 일이 허다하다. 이는 단순한 피로 누적뿐 아니라, 부상 위험 증가와 회복력 저하, 장기적인 성장 발달 저해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우리 함양FC-U18은 아직까지는 타지에서 축구를 위해 함양으로 온 학생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주말이라고 각자의 집에서 밥을 먹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운동선수들에게 있어서 급식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다. 체력을 만드는 기반이고, 경기력을 뒷받침하는 전략이다. 제대로 된 식단은 근육 형성과 회복에 필요한 단백질, 에너지를 공급하는 탄수화물, 몸의 기능을 조절하는 미네랄과 비타민 등 모든 요소를 고르게 포함해야 한다. 특히 고등학생은 성장과 훈련이 동시에 진행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일반 학생보다 더 세심한 영양 관리가 필요하다.선수들의 식단을 경기력 향상을 위한 중요한 요소로 바라보는 선진국 사례도 눈여겨볼 만하다. 유럽이나 일본의 고교 스포츠 현장에서는 이미 영양사와 트레이너가 함께 선수의 몸 상태와 식단을 관리하고, 운영 주체 차원에서 균형 잡힌 급식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단지 성적 향상을 위한 투자가 아니라, 학생선수의 건강권 보장이라는 교육적 가치에서도 출발한 것이다.우리나라 역시도 일부 프로 구단의 유스팀들을 중심으로 이제는 ‘많이 먹이기’에서 ‘제대로 먹이기’로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그리고 그 효과는 이미 그 팀들의 성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함양FC-U18은 이제 단순한 한 개의 축구팀이 아니라 소멸 고위험 지구인 우리 함양군의 체육뿐만 아니라 지역 교육과 인구 증가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 따라서 지역사회는 선수들의 급식에 대한 예산과 운영에 관심과 지원을 확대해야 하고, 운영 주체는 세계적인 기준에 부합하도록 운영 방안을 마련하고 지속적인 관리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또한, 학부모와 지역사회도 선수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운동선수들의 경기력은 훈련장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식탁 위에서 시작된다. 건강한 급식이 건강한 몸을 만들고, 건강한 몸이 최고의 경기력을 만든다. 고교 축구 선수들의 오늘의 식판이 곧 내일의 그라운드를 지배할 발판임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 함양FC-U18이 세계의 축구장을 지배하는 시기와 함양군의 부흥 발전은 동시대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필자는 생각한다.특별히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현재 우리 선수들이 일주일 이상의 간격으로 벌어지고 있는 리그전에서는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이틀 간격으로 벌어지는 대회에서는 예선은 쉽게 통과하는데 본선 토너먼트에서는 체력적 문제로 번번이 짐을 싸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미 시작했고 하고 있으니 지금부터라도 머리를 맞대고 최선의 방안을 마련하여 함양FC-U18이 세계의 모든 축구장에서 군림할 수 있도록 어른들이 방법을 찾아야 한다. 아직까지 그 아이들은 선택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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