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가 함양에서도 운영을 시작했다.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는 방과 후 돌봄이 필요한 청소년(초등 4학년 ~ 중등 1학년)을 대상으로 체험학습 및 역량강화 활동, 학습지원, 생활지원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정책 지원사업이다. 청소년기본법에 근거해 청소년들이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가 지역의 여건상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었다. 인구가 줄고 고령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지역의 청소년들은 더욱 소외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가 운영되면서 지역 청소년들이 누릴 수 있는 경험이 보다 폭넓어졌다.함양읍 용평리 한들거점센터에 위치한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에는 현재 31명의 청소년이 이곳을 이용하고 있다. 맞벌이가정, 2명 이상의 다자녀가정, 취약계층이 우선 선발 대상이지만, 별도의 추천이 있다면 해당 연령대의 청소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관계자는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에는 다양한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학생도, 학부모도, 지역주민들도 편견이나 선입견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지역 청소년들이 이곳에서 공부도 하고, 다양한 체험도 하면서 건강한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변화하는 아이들 보면 뿌듯" 이곳에서는 국어·영어·수학 등 기초 학력 향상을 중심에 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도 코딩, 신체놀이, 미술, 음악 등 체험 중심의 활동도 진행한다. 그중 음악 프로그램인 핸드차임 수업은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함께하는 시간이다. 연말 발표회를 목표로 합주를 완성해 가는 과정은 아이들에게 성취감과 사회성을 동시에 키워준다. 또한 연극과 댄스스포츠, 댄스동아리 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표현력을 높이고, 지역 행사 무대에 오르기도 하면서 자신감을 키우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고. 뿐만 아니라 김장을 담가 취약계층에 전달하는 활동을 통해 나눔과 봉사를 실천하고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성장하도록 돕고 있다.함양군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는 자체적인 프로그램 외에도 외부 공모사업을 통해 다양한 체험 기회를 갖기도 했다. 강원랜드 산림힐링재단 하이힐링원에서 하는 미디어중독 예방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한국관광공사 공모에 선정돼 여수로 체험학습을 다녀왔다. 또한 법무부가 진행하는 로티즌아카데미에 선정돼 하브루타(질문과 답을 통해 주체적·비판적 사고를 키우는 토론식 학습법) 수업을 진행, 전국대회에 나가 최우수상 등 무려 9명이 수상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팽현혜 청소년지도사는 “이 모든 사업을 단 3명의 지도사가 하고 있어 업무량이 상당히 많지만, 아이들이 방과후아카데미에 참여하면서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만족도 조사 90점 이상, 제2의 가정 역할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에서는 저녁 식사와 차량 2대를 활용해 귀가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덕분에 휴천, 병곡, 지곡 등 면 지역 청소년도 이용하고 있다. 단순한 청소년 기관이 아닌 ‘제2의 가정’ 역할을 하며 학부모와도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정기적인 간담회와 상담, 김장 체험이나 주말 캠프 등에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면서 공동 양육의 토대를 만들어가고 있다.운영 결과는 수치로 드러났다. 지난해 프로그램 만족도 조사에서 학부모와 학생 설문 모두 만족도 90점 이상을 기록했다. 학부모들은 “아이 표정이 달라졌다”, “성격이 밝아졌고 학습 성취도도 상당히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요즘처럼 스마트폰이 일상화되며 청소년들의 관계가 파편화되는 시대에, 이곳에서 아이들은 다양한 관계를 통해 사회화 과정을 겪는다. 때때로 아이들 간에 갈등이 생기기도 하지만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또 한 뼘 자라나는 것이다.관계자는 “이 시기 아이들은 사회적 관계를 맺으면서 성장합니다. 학부모들께서도 청소년지도사들을 믿고 아이들이 프로그램에 잘 참여할 수 있도록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시면 좋겠습니다. 어떻게 지역사회가 우리 아이들을 함께 키워나갈지 고민하면서 건강한 성장을 위해 힘을 모아주시길 바랍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