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 서상면에서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는 신중성(58)씨는 올 상반기 토마토 가격 폭락에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부산 도매시장 기준 토마토 5kg 한 박스 가격은 5000원 선에서 형성되고 있지만, 이 가격으로는 판매할수록 손해만 커진다고 하소연했다. “부산 도매시장 가격이 오늘 기준으로 5000원으로 잡혔어요. 그런데 박스값, 운송비, 공판장 수수료만 3000원이에요. 인건비까지 더하면,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상황”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토마토는 ‘일년감’으로 불리며 연중 재배가 가능해 봄에 심어 여름에 수확하거나, 여름에 심어 추석 무렵 수확한다. 이 중 여름철에 출하되는 상반기 토마토는 가격이 낮게 형성되는데, 전국적으로 수확량이 한꺼번에 늘어나 공급이 폭증하기 때문이다. 토마토 재배에는 종자 비용부터 비료, 관리 비용까지 기본적인 경영비가 소요된다. 여기에 박스당 포장비 1000원, 운송비 1000원, 공판장 수수료 1000원 등 5kg 토마토 한박스 출하 시마다 최소 3000원이 추가로 들어간다. 이 비용에 인건비까지 더해지면 박스당 실제 출하 원가는 6000~7000원 선이지만, 현재 시세는 이를 밑돌고 있어 농민들은 수확을 포기하거나 밭에 그대로 버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 씨도 상반기에 생산한 토마토 1톤가량을 밭에 갈아엎었다. 수확해도 손해가 더 크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은 신 씨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함양 지역 토마토 재배 농가들이 공통으로 겪고 있는 현실이다. “토마토 농사는 정말 돈이 안 됩니다. 차 떼고, 포 떼면 남는 게 하나도 없어요. 다른 작목은 직불금이나 군에서 보조금 지원이라도 받는데, 토마토는 그런 게 없습니다. 저희가 받은 지원은 박스 1000장이 전부예요” 생산된 토마토를 무료로 나눠주자니 소비심리가 더 위축돼 시장 가격이 더욱 떨어질까 두렵고, 수확하지 않자니 애써 키운 작물을 버려야 하는 농민들의 마음도 타들어간다. 7월1일 기준 부산 농수산물 도매시장에 따르면 토마토 5kg 한 박스 가격은 4500원에서 7000원 사이로 거래되고 있다.   문제는 하반기다. 보통 하반기에는 가격이 다소 회복되지만 수확량은 상반기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하우스 온도를 유지하기 위한 난방비와 관리 비용도 추가로 들어가고, 이상 기후로 인한 꿀벌 감소로 수분(受粉) 작업을 농민이 직접 해야 해 인력 부담도 커지고 있다. “가격이 조금 오르면 수확량이 떨어집니다. 여름에는 벌들이 더워서 활동량이 떨어지고, 최근에는 꿀벌 집단 폐사로 벌들이 계속 사라져요. 결국 저희가 직접 수분을 해줘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수확량이 확실히 줄어듭니다” 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는 “애써 키운 농산물을 폐기해야 하는 농민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가격 폭락으로 인한 직접적인 지원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 앞으로 이러한 문제가 개선될 수 있도록 대책 마련을 논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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