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병영 군수가 민선 8기 함양군수로 취임한 지 3년이 지났다. 이제 그의 임기는 마지막 1년을 남기고 있다. 최근 지역언론을 통해 군정 운영에 대한 평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제는 성찰을 넘어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글은 지난 3년의 함양군정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남은 1년 동안 실현 가능한 전략과 성찰을 제시해보고자 한다.3년의 성과와 한계, 그리고 교훈1. 공정·청렴·기틀 구축 : 좋은 시도, 아쉬운 체감이라고 할까?진 군수는 취임 직후부터 ‘공정’과 ‘청렴’을 핵심 키워드로 내세웠다. 실제로 종합청렴도는 최하위에서 3등급으로 상승했고, 내부 신고센터, 군민 소통 강화, 교육강화 등 구조적 개선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군민 다수에게 피부로 와 닿는 변화로는 연결되지 못했다.2. 중장기 전략에 집중 : 방향은 옳지만, 속도는 더뎠다.단기 치적보다 중장기적 도시기반 마련을 강조하며 청년 정책, 정주 인프라, 교육문화 시설 유치 등 장기 프로젝트에 집중해왔다. 도서관 건립, 함양형 창업지원, 농업 경쟁력 기반 조성 등은 장기성과의 성격을 가진다. 그러나 군민 입장에선 ‘볼거리’, ‘느낄 거리’, ‘살 거리’의 변화가 부족했다.3. 투자 유치와 성장 모멘텀 : 쿠팡 유치 실패, 모두에게 교훈이 되길...쿠팡 물류센터 유치 무산은 많은 논란을 불러왔다. 이는 행정의 허점만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 정책적 환경, 지역의 준비 부족이 함께 작용한 결과다. 하지만 이 실패를 통해 ‘투자 유치 매뉴얼’ 정비, ‘사업 적합성 평가 시스템’ 도입 등 미래를 위한 제도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군민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전임 군수들과는 다른 변화를 추진하였지만 생활 속 변화가 체감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그리고 투자유치와 성과 창출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남은 1년, 어떻게 채울 것인가?
지금 시점에서 진 군수가 집중해야 할 것은 바로 ‘체감 성과’와 ‘완결의 리더십’이다. 즉, 중장기 기반은 이어가되 주민이 실질적으로 느낄 수 있는 변화,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성과를 주 단위로 만들어내야 한다.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이중 전략’이 요구된다.1. 체감형 소규모 성과 집중 : 에어컨이 있는 쉼터, 정비된 주차장, 마을 청년창업 지원, 도로 보수 등 군민 일상과 밀접한 분야부터 성과를 보여야 한다.2. ‘함양 변화 1년 플랜’ 공개 : 남은 1년 동안 무엇을 할지 계획을 분기별로 공개하고, 군민과 함께 이행률을 점검해야 한다. ‘말’보다 ‘실행’이 중요한 시기다.다른 지자체장들은 마지막 1년을 어떻게 보냈을까? 국내외 벤치마킹 사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시드니 시장 클로버 무어는 후계자 육성과 조직 안정에 집중하며 리더십의 연속성을 확보했다.마닐라 시장 이스코 모레노는 도시환경 개선, 방역, 소규모 기반사업을 단기간 내 폭발적으로 추진해 높은 지지를 이끌어냈다.충북 옥천군수 김재종은 고령자 지원과 청년 마을 프로젝트를 결합해 지역 내 세대 통합형 성과를 거두었다.이들 모두의 공통점은 ‘임기보다 사람’, ‘철학보다 실행’, ‘계획보다 완결’에 집중했다는 점이다.진병영 군수가 새겨야 할 몇 가지
1. 4년은 짧다.중장기 기획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공무원 조직은 정치적 리더십에 따라 성과를 측정한다. 중기 전략은 후임자가 갈아엎으면 무의미해질 수 있다. 행정의 속성과 지역정치는 단기성과에 민감하다. 임기 내 마무리 가능한 모델을 최소 5건 이상 완성해야 한다.2. ‘군수의 철학’은 결국 ‘군민의 체감’으로 완성된다.철학은 체감될 때 비로소 힘을 가진다. 지금까지의 기틀 다지기가 잘못된 건 아니지만, 그것만으로는 지도자로서의 정치적 평가를 피할 수 없다.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철학도 설득력을 가진다.3. 지금 필요한 건 ‘리더십의 마무리’다.리더십의 매듭을 잘 지어야 한다. 지역 인프라, 조직 시스템, 행정 공정성 등 이제 다졌다. 이제부터는 ‘리더십의 매듭’을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 정치적 미래뿐 아니라 함양의 향방이 갈릴 것이다.맺으며
이제 진병영 군수가 남은 1년을 평가의 시간이 아니라, 완결과 변화의 시간으로 만들 수 있다면 함양군은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이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구상보다 실행으로, 군수 중심이 아닌 군민 중심으로 전환할 수 있다면, 함양은 ‘과거형’ 도시에서 ‘미래형’ 군정의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지금 필요한 것은 ‘다시 시작하는 마음’이다. ‘함양 변화 1년 플랜’을 통해 진 군수가 주민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간다면, 지난 3년간의 시도들은 의미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이제 남은 시간은 결산이 아니라 변화의 시간이며, 옛날과는 ‘다른 군수, 다른 함양’이 완성되는 진짜 시간이다. 그 출발은 오늘부터, 한 건의 작지만 분명한 성과로 시작돼야 한다.말보다 행동, 설계보다 실행, 내일보단 오늘이 중요한 이 시점에서, 진 군수가 남긴 1년이 군민에게 기억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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