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고등학교 점심 쉬는 시간, 운동장에서 다 같이 소리 지르며 축구하는 아이들, 운동장을 하하호호 얘기하며 산책하는 아이들, 교실에 모여 떠들면서 게임하고 있는 아이들, 체육관에서 활기차게 배구하는 아이들 사이 반에 홀로 앉아있는 한 학생이 있습니다. 누구도 그 학생을 괴롭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말을 걸지 않습니다. 마치 그 자리에 투명한 사람이 앉아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아이들은 그 모습을 보고도 아무 생각 없이 지나치곤 합니다. 이처럼 학교생활 속에는 눈에 띄지 않지만 늘 혼자 있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냥 혼자 있는 것을 원한 것일수도 있지만 다른 아이들과 같이, 함께 있고 싶지만 용기를 내지 못해 혼자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도 옛날에 함께 있고, 함께 얘기하고, 함께 놀고 싶었던 기억이 있지만, 아이들이 제가 끼면 싫어할까봐 혼자 자는 척 했던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때 이후로 만약 저와 비슷한 학생이 있다면 그때의 저와 같은 기분을 느끼지 않도록 혼자 있는 학생들에게 친절하게 다가가고, 먼저 말을 걸어 같이 이야기해보려고 노력합니다. 저희 학교 친구들은 혼자 있는 친구들에게 말을 잘 걸지 않는 것 같습니다. 혼자 있는 친구들을 향한 제 친구들의 반응은 주로 이렇습니다. ‘딱히 따돌리는 건 아닌데... 그냥 어색해서 말을 못 걸었을 뿐이야’ 물론 저도 매일 말을 걸어보려 노력하지만 친구들과 같은 마음일 때도 있습니다. 다가가기 어려운 분위기의 친구라면 저도 어색해서 말을 잘 걸지 못 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반복된다면, 교실 속의 무관심은 또 다른 소외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가 지금까지 학교생활을 하며 이 무관심을 외롭다고 생각하지 않는 친구들이 있었고 반대로, 자기 자신에게 말을 걸기를 절실히 바라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혼자 있는 학생들을 모두 외로운 학생들로 일반화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건, 교실 안에 다양한 학생들이 있음을 인지하고, 누군가를 섣불리 판단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학생들은 다양하기 때문에 ‘저 친구는 혼자 있는 게 편하겠지’, ‘저 친구는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고 싶지 않을 거야’ 이런 식으로 섣불리 혼자 판단하지 말고 어쩌면 당신의 말 한마디를 기다리고 있을 지도 모르는 그 아이에게 가서 먼저 말을 걸어보는 겁니다. 당신의 그 작은 관심의 한마디가 그 아이에게는 하루를 바꾸게 하는 따뜻한 계기가 될지도 모릅니다. 저도 옛날에 그 작은 한마디로 인해 구원받았었고,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심지어 다른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은 겪어봤거나 충분히 겪을 수 있는 일입니다. 혼자 있는 친구들, 사람들에게 말해주세요. “넌 혼자가 아니야”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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