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과 즐거움을 찾는 가장 획기적인 방법은 자신에게 맞는 취미를 가져보는 것이다. 주간함양은 관내 체육 및 취미 활동 그룹을 방문하여 종목별 특색 있는 활동을 군민들에게 소개함으로써 건전한 여가생활을 독려하고자 한다.     “나는 아직도 주먹 쥐는 방법을 모르겠다” 동양 최고의 격투가이자, 전 세계 강자들과 맞섰던 극진가라데 창시자 최영의(최배달) 총재가 은퇴 후 남긴 말이다. 수십 년간 수련을 거듭한 그는 격투기의 깊이를 경외했고, 무엇보다 ‘겸손과 예의’를 강조했다.인류는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무술을 발전시켜 왔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태권도, 택견은 물론이고, 권투, 유도, 주짓수 등 수많은 무술이 존재한다. 이처럼 각 무술의 장점을 모은 현대 무술이 바로 ‘종합격투기(MMA)’다.이제는 세계적으로 스포츠 산업으로 자리 잡아, 수많은 단체가 생겨났다. 그중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는 단연 세계 최대 규모다. 한국 선수들의 활약도 종종 뉴스에 등장한다. 하지만 종합격투기라고 하면 여전히 폭력적인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기 쉽다. 그러나 실제 수련 과정은 전혀 다르다. 기술을 익히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건 ‘절제’와 ‘예의’다. 자신이 타인을 위협할 수 있는 무기를 갖고 있기에, 더 큰 자제력과 겸손이 요구된다. 이러한 종합격투기를 함양에서도 배울 수 있다. 정은수 관장이 운영하는 로드FC ‘팀 빡샘’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문을 연 종합격투기 체육관이다. 체육관 안은 숨소리와 땀방울과 한계에 도전하는 열기로 가득하다.“정신력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저희 체육관은 체력 훈련을 가장 우선시합니다. 간혹 겉멋만 들어서 오는 사람도 있지만, 훈련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걸러지죠”정은수 관장은 초등학생 시절 태권도를 시작으로 사회체육학과를 졸업했고, 35세에 본격적으로 입식격투기(킥복싱·무에타이 등)에 도전했다. 그리고 같은 해에 일본과 아시아 챔피언에 올랐다. 그는 격투기를 ‘공격’의 수단이 아니라 ‘자제력’을 기르는 수련의 과정으로 본다.“격투기는 결국 상대를 제압하는 기술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인성이 중요합니다. 싸움을 잘하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격투기를 시작한다면, 오히려 위험한 사람이 될 수 있어요”권투계에는 이런 말이 있다. “복싱을 5년 배운 사람보다, 5개월 배운 사람이 더 위험하다.” 기술을 익히되, 그것을 감정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특히 학생들의 경우, 배우지 않고 싸우면 단순 타박상에 그치지만, 격투기를 익힌 채 싸우면 큰 부상이 발생할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항상 인성을 강조합니다. 강한 무술일수록, 더 큰 책임이 따른다고 생각하거든요”종합격투기는 크게 세 가지 축으로 나뉜다. 복싱처럼 주먹을 활용한 타격, 태권도·가라테 등 발차기를 중심으로 한 공격, 그리고 주짓수·레슬링 같은 그라운드 기술이다. 이 모두를 익히기 위해서는 오랜 수련과 인내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만큼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는 즐거움도 크다.“태권도의 경우, 다리 길이 같은 신체 조건이 경기력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반면, 종합격투기는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이 있어요. 누구든지 자신에게 맞는 ‘무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정 관장은 회원들의 강점을 관찰해 맞춤형으로 지도를 한다. 누군가는 발차기에, 또 다른 누군가는 그라운드 기술에 재능을 보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자기만의 스타일을 찾는 것이 종합격투기의 진정한 재미다.지난 2022년에 벌어진 ‘부산 돌려차기 사건’처럼 흉악 범죄 소식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여성과 아동을 대상으로 한 범죄에 맞서, 과연 격투기가 호신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정 관장은 단호히 말한다.“어설픈 호신술은 오히려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습니다. 특정 기술 몇 가지를 익혔다고 해서, 실전에서 그것을 쓰려다가는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어요. 호신술은 내가 상대방보다 아득히 월등할 때 사용하는 것입니다”그는 위험한 상황에서는 무조건 빠져나오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한다. 호신술은 ‘내가 확실히 이길 수 있을 때’만 의미가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상황 판단력과 침착함이다. 로드FC ‘팀 빡샘’ 체육관은 요일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월·화는 복싱, 수요일은 킥복싱, 목요일은 남성 주짓수와 여성 킥복싱, 금요일은 스파링 수업으로 구성돼 있다. 매 수업 전에는 준비 운동, 근력 운동, 단체 PT, 맨몸 크로스핏 등 체력 훈련이 이어진다.“종합격투기는 모든 운동의 장점을 결합한 훈련입니다. 체력, 근력, 유연성, 정신력까지 다듬을 수 있어요. 겉보기엔 투박하고 거칠어 보일 수 있지만, 실은 가장 매력적인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정은수 관장은 현재 거창과 함양 두 곳에서 체육관을 운영하고 있다. 그의 지도를 받은 수련생들은 종합격투기 아마추어 대회에서 70%가 넘는 높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대부분 생업을 위해 타 지역으로 떠나 아쉽다고.“저희 체육관 회원들은 매년 열리는 종합격투기 아마추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함양에서 운동을 지속하기 어려운 이유는 생업 때문이에요. 실력 있는 인재들이 함양에 남아 격투기로 이름을 알리면 참 좋을 텐데, 그렇게 인재가 유실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이날 체육관을 찾은 정선행(용평리) 회원은 이렇게 말했다. “처음엔 정말 힘들었어요. 하지만 3개월쯤 지나니 종합격투기가 제 삶의 일부가 됐다는 걸 느껴요. 특히 미트를 칠 때 나는 소리에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는 기분이 들어요. 남자들만 하는 운동이라 생각했는데, 유연성도 중요하고 체력도 필요해서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종합격투기는 단순히 치고받는 격한 스포츠가 아닌, 자신을 다스리고, 이해하며, 나에게 맞는 무기를 찾아가는 여정이다. 함양이라는 작은 도시에서도 사람들은 오늘도 땀 흘리며 자신을 단련하고 그 과정 속에서 진짜 강함이란 무엇인지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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